글
일상은 빠르고 급박하다
아침에 우유한잔 하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면
어느새 9시 뉴스가 끝나가있곤 한다
이런 일상들
바쁘건 안바쁘건 상관이 없다
아무리 하는거 없이 지내도
요즘같은 세상 하루종일 돌아가는 바퀴속에 치이다 보면
하루종일 집에 있어도 자기전쯤에는
내가 무슨 생각하고 하루를 보냈는지
대체 알수가 없을 나날들의 연속이다
불편하다
뭔가 불편하다
현대인들의 삶은 어지간히 불편하다
마냥 편하게 지내면 인생이 불편해지기 마련이고
불편하게 지내면 그것대로 인생이 불편하니
뭘 어떻게 하든 죽지 않으면 불편하기 마련이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편한 사이? 몇쯤 될까?
아무리 편한 친구라 할지라도
같이 살고 같이 지내고 할 정도가 아닌 이상
100만명당 한명쯤 나와 완전히 일체되는 그런 사람이 아닌이상
과연 편한 사이가 몇쯤 될까?
요즘 대학다닐 시절보다 사람을 몇갑절은 만나고 다니지만
불편하디 불편하다
애초에 편하게 시작하기도 너무 힘들고
편해지기도 너무 힘들고
편하게 말하기도 편하게 행동하기도
그 모든것들이 너무나 힘들다
어짜피 사람이라는거
불완전하고 나약한 동물인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홀딱 벗어놓고도 불편하지 않는
그런 사이 하나쯤 있어야 나약함을 감추고 살텐데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공상들
아니 그냥 나 자신에게 진솔해질 수 있는 순간들
그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싶은
그런 편한 사이
마음만 먹으면
서로 어렵지 않는 일일텐데도 불구하고
요즘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편하지가 않다
말 한마디 하면 생기는 그 어색함
술한잔은 먹어야 내 맘대로 주절주절 떠들어 대기 시작하곤 하는데
그렇게 되고 나면 결국 다시 불편한 대화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일상에 대한 단편적인 대화
너무 불편하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 그냥 하는거 같다
'잘 지냈어?' '지금 뭐해?'
궁금한가? 진짜로?
가식적이란 생각은 안들고?
물어볼꺼 없으니 뭐하고 있는지나 물어보려고 하는건 아니고?
뭐 하는지 관심이 생겨서 물을수도 있는거고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서 물을수도 있는거겠지만
거기서 끝이다 진짜 궁금했으면 그 이야기를 좀 하곤 할텐데
귀찮은지 관심없는지
아니면 불편한지
수박 겉핥기 대화는 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뭘 먹었고
오늘 인터넷에서 어떤 기사를 봤고
내 친구가 뭘 했고 TV에서 뭘 했고
이런 대화들
전혀 편하지 않아
뜬금없이 전화걸고
갑자기 내이야기 주절주절 두시간쯤 떠들고
내 이야기 2시간쯤 주절주절 떠들어줄
그런 편한사이가
그렇게 어렵나?
싶다
다들 필요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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