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구름이에게
■ <검은 세력>의 형성
구름아
낼 모레면 쉰 줄로 접어드는 내가 왜 굳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뒤에 숨은 아주 악랄한 집단과 싸워야 한다니까
넌 이명박 정권 뒤에 숨은 그 사악한 세력의 실체를 알고 싶다고 그랬지.
왜 촛불시위대와 경찰이 티격태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넌 알고 싶다고 그랬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그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하도록 하자.
긴 이야기가 될 거란다.
하지만 마음을 충분히 가다듬고 쓴 사람도 좀 생각해서 부디 끝까지 읽어주렴.
이들을 편의상 <검은 세력>이라 부르기로 하자.
이들의 뿌리를 찾자면 저 1910년 우리가 왜놈한테 주권을 빼앗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단다.
■ <검은 세력>의 성장
안중근 의사가 주권 침탈 원흉 이등박문 가슴에 총알을 박아 꺼꾸러뜨리고,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한 원수를 갚는다고 일본군 장교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여고생이던 유관순 열사가 끝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지가 갈가리 토막나 죽어가는가 하면,
이름 없는 독립군 병사가 광야에서 까마귀 늑대 밥으로 무수히 널브러져 죽어갈 때란다.
구름아
이때부터 이네 <검은 세력>은 우리나라를 강점한 왜놈들한테 빌붙기 시작한단다.
처음엔 구멍가게 수준이었지.
하지만 이 구멍가게가 성장해 오늘의 삼성이 되고 현대가 되는 거란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냐고? 아직 21살이라 잘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럴 테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건 학교에서도 배운 적이 없을 테니깐.
오늘날 글로벌 그룹을 지향하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재벌인 삼성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구멍가게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니.
하지만 거대한 몸집인 격투기 선수 최홍만도 갓 태어났을 무렵에 그저 주먹만한 한 줌 어린애에 불과했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게다.
구름아
자 그럼 네가 이 구멍가게 쥔장이라고 하자.
또 당시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전체를 <민족세력 + 어중간한 세력 + 반민족세력>이란 도식으로 나누어 보기로 하자.
자 너라면 구멍가게를 커다랗게 키우기 위해 누구를 주력 소비자로 택할 테냐?
물론 가장 많은 개체수를 가진 두 번 째 <어중간한 세력>이어야 할 테지.
자 그럼 다음 이네 <어중간한 세력>에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 해야 유리할까?
■ <검은 세력>의 자본력과 권력의 결탁
구름아
나도 작긴 하지만 10년이 넘어라 사업을 하는 사람인 건 너도 익히 알지?
그 무렵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의 관리를 받을 때였단다.
정부에서 10여년 넘게 가격을 묶어 놓고 그 가격만 받아라 하는 상품이 있었거든.
근데 그 가격만 받아서는 건물 임대료 관리비는 물론 직원 월급도 못 주는 형편이었어.
어쩔 수 없이 그 이상의 가격을 받고 상품을 팔밖에 방법이 없었어.
그래 때마다 나오는 감사에 때마다 걸리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지.
뭐 그래야 일 년에 한번 맞는 소나기니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넘어가곤 했으니깐.
구름아 이 정도라면 이제 얼핏 눈치 챘을까?
한번은 감사 받은 지 얼마 안 지나 또 감사반이 닥쳤길래 버럭 소리를 쳤단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 놈의 감사는 맨마다 나오냐? 너들 맘대로 해라.
욱한 마음에 이러고 장부를 감사반 앞에 툭 던져놓고 밖으로 나와 버렸단다.
그래서 결과가 어땠냐구?
하하하 영업정지 45일이었단다. 영업장 폐쇄 아닌 것에 위안을 삼으라고 하더구나.
그래 결김에 다시 대들었지. 차라리 속 시원하게 영업장을 폐쇄하라고.
그러면 영업장 신고 다시 내서 내일부터라도 다시 영업하겠다고. 그랬더니 왈,
―그냥 영업은 해라. 다만 하루 정도 우리가 연락하고 확인 나올 테니 그 날 사진 찍을 한 몇 분 동안만 문 닫고 영업정지 처분장 현관에 붙여두라. 그리고 계속 영업해도 모른 척 할테니.
지들도 미안했던지 이러더구나.
구름아 이제 완전히 눈치를 챘겠지?
구멍가게 쥔장인 네가 네 사업을 키우려면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매번 오는 소나기를 가랑비나 이슬비로 바꾸는 힘은 또 무얼까?
이걸 세상에서는 정경유착이라고 부른단다.
정치 권력과 상업 자본의 결탁이라 할 수 있겠지.
너도 이제 돈을 만져보면 익히 알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돈을 벌고자 할 때는 소비자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거고
그렇게 번 돈을 쓸 때는 돈 받을 사람 앞에서 목에 한사코 힘주고 당당히 쓰는 법이란다.
■ <검은 세력>의 강고한 고착화
구름아
이렇듯 구멍가게 쥔장의 돈을 받아는 관리는 한없이 작아지고
돈을 주는 구멍가게 쥔장의 목소리는 날로 커질밖에 없는 거란다.
오간 돈의 액수가 크면 클수록 준 사람이 설령 무리한 요구를 할지라도,
받은 사람은 요구대로 들어줄밖에 딴 도리가 없는 거란다,
이렇듯 상황의 역전이 일어날 때 온갖 검은 이권과 부정을 저지를 수 있고
이래야 빠른 속도로 가게가 회사로, 회사가 그룹으로 또 커가는 거란다.
이네의 이런 학습 효과는 향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50여년을 이어이어 간단다.
이 이야기는 뒤에 또다시 언급하기로 하자.
물론 모든 사업자가 이랬다는 건 아니다.
게중에는 민족주의에 기대 정직과 품질로 빼어난 성과를 이룬 사람도 적지 않지만,
이 이야기 또한 오늘의 주제에서는 벗어나는 거니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자.
■ <검은 세력>의 몸집 불리기 1
구름아
앞서 3·1 독립만세에 대해 잠깐 말한 거 기억 나냐?
어린 여학생부터 호호 백발까지 철철 피 뿌려 이 강토를 빨갛게 빨갛게 온통 적시고 나자
비로소 이 땅에 민주의 여린 싹이 아직 꽁꽁 언 땅을 뚫고 돋기를 시작한단다.
그 피의 대가 중 하나만 들자. 그게 무엇일까?
바로 왜놈총독부가 지레 뜨끔할 탓 비로소 우리겨레말글로 만든 신문의 창간을 허용한단다.
이 때 구멍가게 쥔장 출신 <미스터 방>이 등장한단다.
이 <미스터 방>은 작가 채만식의 동명 소설이기도 한단다.
상황이나 내용은 좀 다르지만 시대 풍자란 점에서
또 이런 부류 인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구나.
이 미스터 방께서 그거 돈 좀 되겠다 싶어 창간한 신문에 바로 <조선일보>란다.
이런 신문이니 차후 어떤 길을 걸었을지 충분히 짐작할 테니 그 이야기는 생략하자꾸나.
또 하나 구름아
이참에 민족 진영에서도 신문 창간을 요청해서 왜놈 총독의 윤허(?)를 받아 낸단다.
그렇건만 신문사 하나를 만든다는 게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아니란다.
무엇보다도 돈이 없으니 문제였단다. 하지만 우리 겨레가 어떤 사람들이냐?
이런 일에 눈에 불 켜고 달려들어 너나없이 지갑 여는 순박한 인정의 겨레
심지어 저 멀리 남의 나라 불행에도 차마 외면 못하고 지갑 여는 겨레가 아니겠냐?
이렇게 십시일반 창간한 신문이 <동아일보>고 설립자는 인촌 김성수란 분(?)이었다.
고려대학교까지 설립한 이 분은 나중에 이승만 정권에서 초대 부통령까지 지낸 아주 훌륭한 분(?)이셨지만,
근데 구름아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글쎄다 이분께서 이런 일을 손수 하셨단다.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가 통쾌하게 우승을 거두었을 때
우리 겨레는 모두가 환호를 했다는 거쯤 너두 알겠지.
근데 이분 신문사 몇몇 기자분이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단 일장기를 단번에 지워버리는
그런 불경(?)을 서슴없이 저질러 온 겨레의 가슴을 아주 그렇게 시원하게 해 주고,
별 저항도 없이 스스로 잡혀가는 일이 벌어진단다
근데 글쎄 이분께서 그 용감무쌍 동아일보 기자분들을 단박 깡그리 해고해 버린단다
역시나 구멍가게 쥔장은 누구의 눈치를 보고 어떤 행동거지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너무도 똑똑하게 보여주신 이분께서
후닥닥 날름 먹어치운 이후 동아일보의 행보도 이쯤 짐작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 때 삼성을 일군 구멍가게 쥔장 출신 미스터리도 이 두 분을 본받아 신문업에 진출한단다.
이 신문이 중앙일보니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 <검은 세력>의 몸집 불리기 2
구름아
근데 이만 구멍가게 쥔장 정도로야 아직 <검은 세력>이라고 부르기엔 좀 거창한 감이 있구나.
그럼 또 누가 있을까?
지난 총선을 한번 되돌아보자꾸나.
국회의원 선거에 어울리지도 않고 될 수도 없는 뉴타운 공약이 한나라당에 싹쓸이 의석을 준거 기억나지?
이렇듯 나 지금 배고픈데 무언가 먹을 콩이나 좀 없을까 왜놈 주위를 알찐거리는
쓸개 빠진 인간이 서서히 나대기 시작을 했더란다.
그래 왜놈들은 이 인간들 중 쓸모 엔간한 자들을 뽑아 앞잡이로 쓰기 시작했더란다.
왜놈 순사 헌병 밀정으로 활약하며 독립운동가를 눈에 불을 키고 잡아들이면서
또 면사무소 읍사무소로 들어가 왜놈 배불리기에 앞장을 서면서 이만해도 여봐라 뻐기고 다니더란다.
사실 이네야말로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란다.
정작 떡은 <검은 세력>이 다 먹는 건데 떡은커녕 떨어지는 콩고물 몇 부스러기에 눈멀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시키는 대로 앞잡이 방패 노릇을 하며 짖어대고 물라면 물고
하지만 사실 이네는 별 무서울 게 없는 세력이어서 무시하여도 별 상관은 없단다.
이들을 완전히 <검은 세력>은 아니고 왜놈 도구 정도니 그냥 검은 <점박이> 정도라 부르기로 하자.
■ <검은 세력>의 몸집 불리기 3
구름아 그럼 정작 무서운 자들은 누굴까 궁금하겠구나.
이제까지 말한 <검은 세력>이야 그 실체가 확연히 보이는 편이란다.
그럼 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그들은 누군지 이 궁금증을 좀 풀어보자꾸나.
우선 구멍가게 쥔장으로 돈깨나 만지기 시작한 분들께서 제일 신경을 써서 한 일이 무얼까?
그래 맞다. 바로 자식 교육이란다. 부에 걸맞는 명예는 곧 출세가 아니겠냐?
이네는 자식이 아직 어리건 말건 아랑곳없이 어려서부터 일본어몰빵교육 시키고
앞다퉈 왜놈 나라로 유학을 보내기 시작하더란다.
예고 지금이고 돈의 힘은 막강해서 마침내 이네 자제 중 판검사도 나오고
고위 경찰이나 공무원 고위 간부는 물론 고급 군인도 나오게 된단다.
그리고 자진해서 왜놈총독부 앞잡이가 되어 왜놈 이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단다.
왜?
왜놈의 이익이 곧 자기의 이익으로 직접 이어지니까지.
이래 이런 자들이 민족주의 독립운동가에게는 <비적(匪賊―도적만도 못한 도적이란 뜻)> 딱지 붙이고
또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엔 <빨갱이> 딱지를 붙여
패고 죽이고 패고 죽이고 이러면 곧잘 그 공으로 승진에 승진을 이룩하면서
원숭이 주제에 지가 치타인줄 모르고 타잔이나 된 양
부에 명예마저 차근차근 쌓아가더란 이야기지.
구름아 아직 끝이 아니란다.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이네는 일껏 사재를 털어 선뜻 학교를 세우기도 한단다.
물론 모든 학교가 다 이런 것은 아니란다. 게중에는 양심 세력이 세운 학교도 많다만.
근데 이 학교 이사장에 이사 비롯한 재단 거개가 족벌 체제라
혈연 지연 학연으로 교장 교사를 뽑고 일체 외부 간섭을 차단하는 담을 두른단다.
그리고 왜놈 천황을 한없이 떠받드는 황국신민 교육에 앞장을 선단다.
단군을 역사가 아닌 신화로 깎아내리고, 우리말 대신 왜놈 말을 상용하고
우리 젊은이가 징용 정신대로가 봉사를 해야 옳다고 가르쳤단다.
■ <검은 세력>의 생존 전략
구름아
이 보이지 않게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 숨은 거대한(?) 이네를 우리는 <검은 세력>이라 부르는 거란다.
헌데 구름아
꽃은 피어 십일 넘게 붉지 못 한다는 말이 있는거 알지?
덜컥 해방이 닥치니 이네는 쩔쩔 매고 두려워할 밖에 없었단다.
그런데 이때 미국박사 구세주 <미스터 리>가 나타나더란다.
독립군 총지휘관으로 임시정부 주석으로 이봉창 윤봉길 의사를 보내 폭탄테러(?)는 물론 오사마 빈 라덴 뺨치는 활약을 보이신 김구 선생이 대통령 되면 앞날이 없다고 여겼단다.
그래서 이네 모두는 수단과 방법을 다해 이승만 구워삶기에 여념이 없었단다.
구름아
매 이기는 장사 없듯 돈 이기는 장사도 흔치 않은 법이거든.
이렇듯 돈 이기는 장사를 흔히 <대쪽>이라 부른단다.
하면 오늘날 진정한 <대쪽>이 있는 건지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 아닐까?
어떻든 이 냄새 구린 돈의 끝없는 지원에 힘입어 이승만은 대통령이 되고
왜놈 앞잡이 대청소는 이냥 물건너 가고 만단다.
헌데 권력을 잡긴 했지만 이네 여기서 <검은 세력>은 잠시 고민에 빠지고 만단다.
<검은 세력>의 존재 이유가 빨갱이 비적 소탕인데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으로 빨갱이는 죄 3·8 선 이북 땅으로 가버렸으니.
그러자 이네는 <비적> 출신이자 이승만에 반대하는 자들을 싸잡아
반 민주주의자로 몰고 곧 <빨갱이>로 규정해 때려 잡기 시작한단다.
머리 속에 빨간 물 쬐끔 들었다고 싸잡아 <빨갱이>로 몰다니
북한에 있는 진짜 빨갱이(?)가 보면 배를 잡고 웃을 일이지만 어쩌겠냐 구름아.
1990년대까지도 백주 대낮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졌던 일이니.
■ <검은 세력>의 기득권
구름아
이런 자들을 우리는 앞서 이른 대로 이명박 뒤에 숨은 <검은 세력>이라고 부르는 거란다.
조중동이라고도 부르는 거다.(뒤에 붙는 짜잘한 찌꺼기는 키워주는 감이 있으니 생략하자.)
뉴라이트라고도 부르는 거다.
사립학교 족벌이라고도 부르는 거다.
재벌 권력이라고도 부르는 거다.
박정희의 강남 택지 개발로 이들은 이미 단맛을 짭짤하게 보았다.
평당 30원에 사들인 땅을 300만원에 그것도 한 1만평을 팔았을 때 그들이 느낄 희열을,
사흘 굶어 동네 구멍가게에서 우유 하나 훔쳐도 감옥을 가는데
아무리 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몰래 만들어도 감옥조차 안 갈 때 그들이 느낄 희열을
생각해 보렴, 구름아.
난 퍽이나 끔찍하구나.
일 년이면 십여 차례씩 교수와 교사라는 직책을 주는 대가로 몰래 수천씩 돈을 받을 때
교복 업자 급식 업자 참고서 업자 건설 업자 교구 업자 수학여행 업자한테 수백 수천씩을 리베이트로 받을 때,
수업료 빼돌리고, 보충수업비 착복하고, 학무모한테 학교발전기금 걷어 쓱싹할 때,
어떤 누구 눈치도 살필 필요 없이 이네는 당당하게 받아 챙겼다.
이런 저런 리베이트 대가로 보유 자산을 훨씬 초과하는 은행 돈을 내 돈인 양 대출 받아
문어발 확장하면서도 큰소리만 땅땅쳤다.
구름아
사립학교법이라는 무언지 아냐?
사립학교 이사회를 구성할 때 학교 바깥 인사를 일정수 이상을 채워야만 하는 법이란다.
눈치 빠른 너니깐 이러면 사학 재벌은 무지하게 불편할 거라는 건 안 봐도 알겠지.
노무현 정부 시절 한나라당은 내내 이 사립학교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자마자 <학교 자율화>란 선물을 덥썩 안긴다.
이네가 얼마나 펄쩍 뛰면서 좋아했을지 알겠냐 구름아?
금산분리법이 무언지 알겠냐 구름아?
일정 자본금 이상을 가진 기업의 은행 설립을 막는 법이란다.
이미 우리나라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삼성이 만약 은행에 진출한다면 그 폐해가 얼마나 클지
그래서 그걸 막자는 법인데 역시나 이명박 정부 출범하자마자 금산분리 완화라는 선물을 안기더구나.
출자총액 제한이 뭔지도 말하고 넘어가야겠구나 구름아!
<갑>이란 회사가 <을>이란 회사에 출자를 해서 자본금을 늘린 다음 다시 <병>이란 회사에 출자를 하고
그러면 갑에 지배 자본을 투자한 재벌 총수가 나머지 회사에 투자를 안했음에도
나머지 <을>이나 <병>까지 지배를 할 수 있는 거란다.
근데 이걸 못하게 막는 게 출자 총액 제한이란다.
헌데 이명박 정부 출범하자마자 이를 완화하겠다고 아주 보란 듯이 선언을 하더구나.
■ <검은 세력>이 잃어버린 10년
구름아, 이네가 말한 잃어버린 10년이 바로 이런 거란다.
구름아
이제 가난한 사람이 어째서 늘 가난한지 알겠니?
노력하지 않아서 게을러서 생각이 불건전해서 그렇다고 왜놈 총독부는 우리를 그렇게 닦달했단다.
그러니 문명국인 지네가 야만국인 우리 겨레를 가르쳐야 한다고.
이네 또한 이 논리를 그대로 이어받아 입버릇처럼 말하는구나.
그래서 새마을 운동이 필요하다고, 삼청교육대가 필요하다고 입에 게거품을 무는구나 아주.
과연 그 시절 우리가 게을러서 못 살았을까?
또는 생각에 빨간 물이 들어서 못 살았을까?
돈이 돈을 벌기 때문 아닐까?
그렇지 않니, 구름아? 땀과 노력이 돈을 버는 세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란다.
구름아
그렇다고 이네가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란다.
4·19 혁명이 와 또 위기를 맞건만 이네는 박정희란 구원투수를 등판시킨다.
80년 서울의 봄이 와 또 위기를 맞건만 이네는 광주를 피로 짓밟고 전두환을 투입한다.
87년 6월 항쟁으로 또한번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자 이네는 당시 민주화 진영을 김대중 김영삼 진영으로 분열을 유도한다.
이 작전이 주효해 노태우가 대통령 당선을 먹자 이네는 안도한다.
이어 수십년 민주화 운동가였던 김영삼마저 포섭해 변절하도록해 5년을 연장한다.
하지만 구름아
이어 들어선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이네는 좌절한다.
이에 작심하고 재산 불리기에 나서는 거란다.
농민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농지를 농민으로 위장 전입해서 사들이고
권력의 단맛을 아쉬워하며 몫 좋은 건물 아파트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그럴 때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 보유세를 만드는 거란다.
일정액 이상 고액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법이지.
또 과다한 토지 보유, 과다한 건물 보유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까지.
게다가 일제 잔재까지 대청소하겠다고 진상조사위를 만들었지.
여기에 일제 앞잡이 인명사전까지 만들었을 정도니 어마 뜨거울밖에.
제 조상의 부끄러운 죄악이 만천하에 드러날세라
그러니 뉴라이트가 나서서 역사책을 새로 쓴답시고 일제시대가 문화혜택을 듬뿍 입은 축복의 시대라는 궤변에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 매도하면서까지 자기 변명에 급급했지.
그러면서 이 모두 문제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란 권력 탈환뿐이란데 인식을 함께 했고 반드시 권력을 되찾아야겠다는 마음이 굴뚝같을밖에
이런 까닭에 이네가 똘똘 뭉치게 되는 거란다.
조중동을 동원에 여론을 조작 선동하고, 경제 살리기로 현혹하고
뉴타운 개발로 눈속임하고 아주 총력을 기울여 되찾은 권력이 이 정권이란다.
■ 내가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
구름아
이제 내가 왜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 알겠니?
50여년 넘게 끌어온 이 싸움을 이제는 아주 끝장을 내고 싶은 거란다.
다시는 이네가 준동할 수 없도록 박멸을 해 버려야 너희가 또 내 후손이 길이 평안하지 않겠냐?
구름아
좋은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지?
그것도 알려 주마.
지난 촛불 시위 때 경찰이 방패로 찍고 군홧발로 까대고 곤봉으로 갈기고 물대포를 쏘고 그랬더니
매 맞은 전경도 있다며 맞불을 놓은 기억나지?
폭력 시위대(?)한테 맞았다고 동영상도 여럿 올라왔지?
봐라 시위대도 나쁘다. 경찰만 욕하지 마라. 아주 이렇게 대놓고 말하더구나.
하지만 구름아
여기서 만약 경찰이 방패도 군홧발도 곤봉도 물대포도 사용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
촛불 든 시위대에 힘없이 밀려서 미는 대로 애매하게 엎어지고 다치고 그랬다면
또 일부 사람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경찰이 일방으로 맞기만 했다면
그러고도 물대포 한방 안 쏘고 평화 시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만 했더라면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그렇게 많은 촛불이 어찌 모일 수 있었겠니?
87년 6월 항쟁도 그랬고 80년 광주에서도
경찰이 시위대가 휘두른 폭력에 그저 막고 버티기만 했다면
과연 우리가 그 무렵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이게 네가 말한 좋은 경찰에 대한 나의 답이란다.
21살 구름아
긴 글 읽느라 수고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은 너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기껏 촛불을 드는 일이라니 무척 부끄럽구나.
제발 부탁한다 구름아,
투표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운 이번 일 절대로 잊지 말아 다오.
너희 세대에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널 굳게 믿는다, 구름아.
<끝>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