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nogari9/100039685060

"나는 원래 '제이'라는 것은 모른다."

 

허생전에 나온 대사중 하나이다

허생이 정말 제이(二)의 방책을 몰라서 저렇게 말한건 아니지만

이 세상에는 다들 제이의 길은 찾지 않고 한가지 길로 곧게 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영어학원에 sue라는 주부님이 한분 계시는데

자기 아들이 포항공대를 가고싶다고 진로 상담을 좀 부탁하더라

그래서 언제 날잡아서 이야기 하자고 했는데 그 전에 아들이

요즘 경시공부에 푹 빠져서 경시공부만 한다고 했다

 

나는 고1이나 고2이겠거니 했는데

들어보니 내신이 끝났다고 하더라 흠 그러면 고3인데

고3이 경시붙잡고 앉아있냐고 수능공부 시키라고 했더니

아들왈 경시공부 열심히해서 상타면 가산점받고 대학 갈수 있다고

자기는 경시공부에 매진하겠다고 했단다

 

우리학교 오는데 경시 상 있으면 물론 좋다

하지만 경시 상타는게 하늘의 별따기이고

그거 공부한다고 구술시험 공부가 되는거도 아니고

이 중요한 방학기간에 수학문제 붙잡고 있는거 보다

정석 풀면서 구술공부 하고, 수능문제 열심히 풀어 점수 올리는게

우리 대학 오는데에 더 좋은 방법일텐데

 

만약 내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 학생은 경시를 못통과 했을 경우 그 좌절감이 얼마나 엄청날 것이며

동상이나 은상정도 수상했다 하더라도 방학기간동안 구술공부, 수능공부 못해

나중에 대학에 떨어졌을때 대책이 없어 재수생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요즘같은 세상 한가지에 올인하고 한가지에 집중해서 오로지 그길만 가는게 미덕이 되고 있다

전문가를 외치고, 로또를 외치고, 복받을때까지 죽어라 하는것만을 강요받고 있다

공무원 시험이며, 고시며, 자격증이며 되면 무조건 성공이라는 생각에

물불 안가리고 앞만보고 달리는 사람이 전국에만 수백만이다

 

과연 제대로 된 일일까?

 

사실 나도 포항공대를 입학하게 된건

포항공대 말고 갈 곳이 없을꺼라는 생각 하에

난 저기 꼭 가야지 하고 한우물만 파서 나온 결과이다

 

하지만 난 대학 떨어지면 수능공부 할 생각이 없던건 아니다

 

앞으로 한길만 곧게 보고 움직이면 주변의 다른 길들을 보지를 못한다

어느 길이 더 좋고 나쁜지는 길을 가 보고 나서야 알 수 있는것인데도

앞에 밝은 불이 있다고 무작정 한길만 보고 가는것은

그 길에 낭떠러지가 있는지, 그 불이 언제 꺼질지, 가다가 길이 험해 더이상 못나가게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보장받을 수 없는 위험성을 안고 가는것이다

인생이 안정성을 보장받으려고 사는것 만은 아니지만

언제나 성공만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지 않는가

인생외길 주욱 가다가 성공하지 못하면 그만큼 큰 상실이 어디있겠는가

 

제이의 계책을 만들어 놓는것이 필요하다

소위 빠져나갈 뒷구멍이라도 좀 알아놓자는 말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더라도 공무원 시험이 안되면 포장마차라도 하겠다는 마음을 먹던가

포항공대를 죽어라 가고 싶더라도 떨어지면 수능칠 생각을 한다던가

내가 생각했던 직장의 모습이 아니면 자신의 업종을 바꾸어 볼 생각을 한다던가

 

생각을 하는것 만큼은 아무 힘 쓸일이 아니다

자신의 목표가 있다면 그에 맞는 노력을 언제나 깃들이되

안될경우를 항상 고민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실패해도 내 노력이 헛되지 않고 전화위복위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집중하고 절실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무언가를 이룰 가능성이 좀 더 높은건 사실이다

그 마음만큼은 절대 잃지 않는것이 중요하다. 그건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실패할껄 염두한다고 해서 그 간절함이 훼손되지만은 않는다.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을 보고 간절한 제일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되

제이의 계책을 언제나 꼼꼼히 챙겨두는 것이 인생 성공횟수를 좀 더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by 태방 2007. 7. 1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