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http://blog.naver.com/nogari9/100040120927
하늘이 이틀째 꾸물꾸물이다. 어제 한바가지 먹은 술의 여파는 지금도 정신을 얼떨떨하게 만들고 2시간이나 낮잠을 퍼질러 자게 만들었다. 머리는 깨질것 같지만 물을 마시러 냉장고로 가기도 귀찮은 지금, 무슨 정신으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있나 나도 참 신기하다. 글쓰기를 정말 좋아하기는 좋아하나보다.
데자뷰와 같은 지금의 장면. 아주 맑던, 조금 흐리던, 아니면 비가오던, 눈이오던 내방에서 바라보는 바깥의 우리 마을의 모습은 언제나 무언가 살짝 눈부신 모습으로 나에게 햇살을 내리쬐어 준다. 어느날 문득, 문득 드는 이런 기분, 나를 다시한번 기지개키게 만다는 기분. 열세살 소년같은 내 모습. 나는 몇년째 나와 함께 살면서도 아직도 내가 어떤 놈인지 제대로 알지를 못한다. 열세살 소년같은 내 모습. 누군가 나에게 말해주었다. 나는 열세살 같은 스물세살이라고. 엄청 아는척 잘난척 있는척 없는척 다 하고 다니면서도 나는 열세살의 순진한 모습을 절대 숨기지를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얼굴에 '너 이십대 맞냐?' 라고 써있지만서도 무의식속에서 묻어나오는 소년의 모습. 그게 내 진정한 모습인걸 아직도 난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살아간다.
바보같다. 눈물겹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울고싶어 죽겠다. 매일밤이고 이 기분속에서 나를 억누르며 살아간다. 너, 너때문만은 아닐것이다. 내 과거가 그랬고, 항상 그랬고, 언제나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아픈 과거, 그들이 나를 짓누르는것은 아닐것이다. 아픈 과거가 만든 현실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 끝나지 않을것 같은 이 바보같은 현실이, 바보같은 내 모습이 짓누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원인도, 이유도, 핑계도 들을 수 없는 이 현실에서, 그 수많았던 내 과거 속에서 나는 아직도 벌거벗은채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기분이다. 새로운 시작이 어려운것도, 슬픈 과거를 힘겹게 짊어지고 있는것도, 벌거벗겨진 내 모습에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을 미래를 전혀 찾지 못해, 그냥 방안에 나와 지금 이모습 그대로 가만히 있는게 편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하루하루가 기쁜 나날들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희망이 넘친다. 사람들이 나에게 모두 웃음을 준다. 나도 그들에게 웃음을 주기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사람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좋은 사람들끼리 좋은 일을 하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서울에 올라와 친구도 없고 혼자인 날도 많았는데, 요즘은 이렇게 사람과 만나고,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웃음을 나누고 있자니 이렇게 기쁠수가 없다. 그들이 나에게 희망을 준다. 화이팅! 잘하자고 나에게 되려 힘을 준다. 나는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내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일까? 걱정도 하고 고민도 많이 했지만, 어쨌든 지금 사람들의 이 희망에 나도 어느정도 역할을 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 그들이 내 말에 귀 기울여 주고, 내 말에서 희망을 찾고, 다들 그 희망을 얻기 위해 너무나도 열심히 뛰고 있다. 나 잘하는거지? 몇번이고 걱정했지만 그 걱정이 무안할 정도로 다들 힘을 내주고 있다. 고맙다. 사랑한다. 사랑합니다. 사랑합시다. 어제 사람들과 술먹으면서 몇번이고 외친 한마디. 사랑합시다. 사랑한다. 이 사람들. 나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고 있는 이 사람들 나는 정말 사랑한다.
사랑합시다. 그래도 그들을 사랑하는, 그들에게 사랑받는 나 모두 우리는 지금 이 상황을 사랑하고 있다. 그래. 내 아픈 사랑의 과거들만이 사랑은 아니다.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들 모두도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간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 사랑은 아직도 문제가 많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지금 너무나 잘 되어가고 있다. 사람이 언제나 하고싶은 대로 다 하면서 살 수 는 없는거 아닌가? 아직도 욕심은 많지만, 아직도 눈물은 나지만, 아직도 너를 너무너무 보고싶지만, 언제나 희망만을 노래하고 싶다. 우리의 사랑은 언젠가 희망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 사랑속에서 나는 행복하게 헤엄치고 있다. 그 사랑도 소중하다. 잊지말자. 기뻐하고 싶다. 행복해 하고 싶다. 웃고 있으면 그냥 계속 웃으면 되는 것이다. 슬픈 이야기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고, 나 역시 지금도 절망적인, 바보같은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다. 그 사랑은, 나의 사랑은, 언젠가, 우리 언젠가 좋은날 만나서,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나도 모르게 꿈처럼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내가 하고있는 일을 함께하게 된 사람들도, 뜻하지도 않은 시도 끝에 같이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나도 그럴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랑을 할 날이 있을 것이다. 난 지금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 이 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하자. 슬픈 일은 잠시 숨겨두고, 조용히 기다리며 다시 나 자신의 사랑을 다듬어 가고 있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밝게 방으로 내리쬐는 햇살이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조용히 주곤 했다. 어느날 문득, 창밖의 햇살이, 언젠가 우리, 다시 희망을 노래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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