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그렇게 다가가야 한다
고 말하곤 한다
다가간다의
의미가 무엇일까
다가가면 멀어진다
그것도 조용히 알수 없도록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한발씩 멀어지면
영영 닿을 수 없는 곳까지 어느샌가 사라져 있다
아주 조용하다
그런식으로 사라진다
그냥 다가간것 뿐인데
그것뿐인데
아주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생겨
다시는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그렇게 다들 도망가 버린다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어떤거든 아무리 조심스럽게 해도
결국은 아주 멀리 멀어져 버린다
그런식으로
좋으면 친해지고 싶고
친해지면 다가가고 싶고
다가가면 함께하고 싶고
함께하는 시간이 오래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가간다
단지 그뿐
복잡한 과정도 아니고
그냥 마음 가는대로
단지 그뿐인데
언제나 살짝만 흐트러져도
그 길에서 잠시만 어긋나도
그 끈은 순식간에 끊어져
다시는 연결할 수 없는 나락으로 사라져 버린다
어딘가 알 수 없지만 그런식으로 사라져 버린다
친해지는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짓고 싶지는 않다
친한게 좋은거고 좋은게 친한거다
딱 그수준의 관계들이 있다
그 이상의 관계를 얻는것은
이상하리만큼 다들 거부감을 느끼고
그 선을 넘는순간 잡을 수 없는 속도로
현실속에서, 기억속에서, 마음속에서
사라져버린다
계속 그렇게 하나씩 버려나가야
최후의 하나를 잡을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인간은 소모품이 아니기에
그런식의 사고는 버려야 겠다는 마음을 먹는 순간
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은
잡을 수 없는 무한의 거리의 관계
그 관계를 넘어설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내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래도 아직 아니라도 다독여 본다
다들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희망을 준다
그래도
결국
너도 아니게 될꺼면서
진리를 얻지 못했다
죽었다
사랑은 죽었다
난 서서히 죽어간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