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인간은 태어나서 교육을 받는다
부모에게서, 친구에게서, 종교에게서
최종적으로는 학교에게서 교육을 받는다
교육은 당대의 시대가 쌓아놓은 지식을 유산으로 물려받아
교육 받은 사람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는 소중한 사회화의 과정이다
성인이 되기 전의 교육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 가치는 전혀 시들이 않는다
인생은 죽을때까지 배우고 사는 것이니
교육이라는건 인생 전체를 대변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주로 학교 교육을 받는다
선생님으로 부터, 교과서로 부터, 학원으로 부터, 시험지로 부터
그 수많은 글자들을 우리의 글자로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나
학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학자들이 연구해놓은 그 문자들
그 문자들의 집합, 책들
그 책들의 집합, 학문
그 학문이 집대성 되어 있는 도서관에서는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학문을 뒤집으면 공교롭게도 문학이다
요즘 문학을 읽는데 푹 빠졌다
매일 소설을 끼고 산다
읽는 속도는 그닥 빠르지는 않지만
소설을 볼때마다 빨려들어가듯이 본다
어렸을적 책읽기를 무지하게 좋아했다
하지만 문학은 전혀 보지 않았다
계몽사, 금성출판사, 웅진출판사에서 나온 학생용 도서들
다들 좋은 도서들이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한 수학, 과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학습전집 60권짜리도 기억나고
마이컴과 관련된, 전자나 컴퓨터와 관련된 10권짜리 책도 기억난다
동화책, 위인전 이런것들은 물론이거니와
역사, 인물과 관련된 수많은 학습만화들
백과사전, 교과서, 문제집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책으로 둘러쌓여 살았었다
고등학교때까지 유일하게 읽어본 문학은 '삼국지' 단 하나뿐이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10번도 더 읽은것 같다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받아오면서
난 나름 우등생이라는 칭호를 듣고 살아왔다
우등생? 무엇이 우등하다는 걸까?
분명 난 남들보다 시험을 잘보기도 하고 문제를 잘풀기도 했다
하지만 사춘기 이후 나는 내가 무엇이 잘났기에 '우등생' 칭호를 받게 되었는 지 생각해 보았다
도저히 내가 바라본 나의 모습은 맘에 안드는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사교성도 없고, 말하기도 서투르고, 책읽기도 싫어하고, 집중력도 부족하고, 의욕도 없고
고등학교 2학년 졸업할때의 나의 모습은 애송이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내가 성인이 되었다고 느꼈을때는 대학교 2학년때 여자에게 처음 차여봤을때였다
여자에게 차여서 성인이 되었다는게 아니라, 그 이후부터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냥 뭐 내 느낌이니.. 아무튼 난 불완전하지만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되고 내 교육을 생각해 보았다
성인 이전에는 환경에 의한 교육이 더 중요시 된다
성인이 되었다면 교육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나를 만든 나의 환경들이 어땠냐는
지금의 나를 판단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나는 '우등생'이라는 칭호를 받을 만한 교육을 받아왔지만
그 모든것은 단순한 '학문'의 학습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나에게 어떠한 재능이 있는지, 아니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나에게 어떠한 흥미가 있는지, 아니 그래 그것도 중요하지 않고
나는 어떠한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 그 고민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채
학자들이 만들어놓은 수학, 과학, 그 외의 여러 과목들로부터
그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데에만 학창시절을 쏟아 부었다
내 인생을 만드는 교육인데
내 인생에 필요한 무엇인가보다는
유산을 받는데만 집중했던 것이다
그 허무감이 대학 들어와서 가장 컸고
서울 올라와서 극대화가 되었다
그래서 학문의 반대인 문학을 읽는데 집중적으로 신경을 쏟고 있다
이외수의 진솔함과 김영하의 강렬함 하루키의 상실감을 느끼고
지금은 파울로 코엘료가 논하는 미쳐버린 인간의 미학을 느끼고 있다
인간의 인생이 이성만으로 이루어졌다면
희노애락애오욕은 인간의 유산이 아닌 것인가
감정코드는 몇몇 깨달은 소수자들의 특권이 되야만 하는 것인가
보는대로 듣는대로 말하는대로 느끼고 생각하지 못하는 감정 결격자들
나 조차 그렇게 살아왔었고, 그런 사람들 속에서 살아론 나로서는
아직까지 제대로된 사랑조차 하지 못하며 세월을 하루하루 낭비하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잃어버린 20년이 아쉽기만 하지만은
결국 그 감정이란것도 스스로 교육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문학책을 읽는데 내 마음을 쏟는데 집중하고 있다면
지금의 나 역시 교육에 대한 집착의 모습을 가진 것을까?
아직도 나는 사회의 유산만을 받고싶어 하는 것일까?
그보다는 단지 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서 뿐인데
그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면
나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
대한민국 교육이 불쌍하고
과학이 세상의 진리라 생각하는 내 친구들이 불쌍하고
지금까지 불쌍하게 살아온 나 역시도 불쌍하다
엄청나게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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