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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친목 모임에서 새로 알게 된 친구

말주변이 참 좋은 친구다

나름 입 한번 터지면 다물기 힘든 나조차도 넋놓고 듣고 있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친구다


여대를 나오고 이과를 다니다 지금은 여성학을 전공중이다

남동생이 하나 있는 친구다

조금 성격이 활달하긴 하지만

그 친구가 술자리에서(술도 별로 안취한 상태였음에도)

남동생이 컴퓨터에서 야동을 본 이야기를 시작했다


뭐 그정도야 농담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야동을 보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남동생이 자위를 한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늘어놓는다

야동을 어떻게 보고, 컴터한 뒤에 의자가 뜨뜻하고, 컴퓨터에는 야동을 본 흔적들이 남아있다

짜증난다, 자위하는건 좋지만 제발 흔적은 남기지 않았음 좋겠다

등의 이야기들


짜증이 나기 보다는 유쾌했다

사실 누나가 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이야기 들이고

나 역시 누나가 있는 동생이기에 그 이야기를 들으며 호쾌하게 웃었다

대부분의 남성들 역시 그렇게 웃어 넘겼다


나는 Sex and the City라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혹자에게 된장녀 드라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을 담고있는

미드 명작중의 명작이라 할만한 드라마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성행위 장면이 평균 1편당 1회꼴로 나오고

그들의 성과 관련된 대화의 수위는 평균적인 성인들도 쉽게 소화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라

그 자체에 민망함을 품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남자들은 이해못하는 부분이나 꺼림칙한 부분들도 많고

(야동으로 보이게는 수위가 낮으니 그런거로는 별 쓸모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남성을 찾는다는건 하늘의 별따기이다


'상실의 시대'를 읽었다

혹자에게 '야한소설'로 알려져 있는 소설이다

내가봐도 참 야햐다.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다분히 많다

하지만 야한건 전혀 핵심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성적 쾌락을 즐길 수 있다는것은 엄청난 행복이다

사랑하는 이의 아름다움이 스킨십, 키스, 정사등으로 승화된다는거는

그 어떤 욕구를 상상에서 현실로 옮긴것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이의 그 어떠한 성행위도 아름답게 묘사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그 소설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행위 자체가 한국인에게는 반감이 가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것은 이해가 간다

(나도 가끔 모양이 잘 그려지지 않는 장면들이 있곤 한다)


성을 쾌락으로 승화시키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한다

생식이 아닌 이유로 성행위를 하는 동물이 인간밖에 없다는 말이다

사랑을 느끼고, 그것을 에로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플라토닉과 아가페는 줄 수 없는 새로운 사랑의 가치이다

에로스 관점의 성 담론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존중받아 마땅한 가치임에도

이 사회는 아직도 성담론을 꺼내는것 자체에 대해 부담감이 있는것 같다

남성이 자위를 하는 것은 성적 쾌락이 본능이기에 자연스러운 것이고

Sex and the City의 이야기들은 주인공들이 성생활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기에 존재할 수 있는 드라마이고

'상실의 시대'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정체적에 대한 고민을 담았기에 명작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자연스러움을 인간이 만든 사회에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 사회사 인간의 본성 하나를 잃고 살아가는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는건 아는대로 모르는건 자연스럽게

성 담론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성적 쾌락과 배고프면 밥먹는것과의 차이를 없애고

난 삼겹살을 좋아한다 난 파스타를 좋아한다 난 우유에 밥을 말아먹어봤다

이런식으로 성 담론도 자연스럽게 끌어갔음 좋겠다

그래야 사회의 성 인식이 발전하고 인간의 성적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다

by 태방 2007. 9. 17.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