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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다

달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추석의 기분은 가득하다


풍요로움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 같으라는 덕담

내일은 친척들이 놀러오고 차례를 지내고 다같이 젯밥에 송편을 먹을것이다

튀김, 부침개, 탕국, 갈비탕, 나물, 겉절이 한상이 차려지고

모두가 맛있게 음식을 먹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돌아가겠지


풍요로움

시끌시끌 북적북적

아주 어렸을적부터 나는 넘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살 집이 없지도 않고 돈없어 밥굶지도 않고

하고싶은 공부 하고싶은 일을 돈벌면서 하고 산다

그 모든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제나 차선은 하고 산다

평범하게 살려면 미친듯이 노력하라고 했던가

미친듯이 노력하지 않고도 이정도 살았으면 풍요로운 삶이다


요즘 매일 무언가 부족하다

심적으로 너무나 부족하다

내 인생은 풍요로왔지만 너무나 부족하다

한가위 거하게 차려진 차례상은 있지만

모인 친척들이 모두 맘편하게 둘러앉아있지만은 않는것 처럼

다들 웃으면서 인사나누지만

추석날 그리 행복하지 만은 않은 사람들처럼

그렇게 풍요로운 인생속에서 무언가 부족해한다


스트레스가 쌓여서

비정상적인 리액션들로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전에도 이런적이 한번 있었다 주변사람들이 많이 피곤했었지

정상적인 사고가 멈춰버린지는 오래이다

해결할 수 없는 숙제들 아니 그보다 해결하기 싫은 숙제들

그속에서 꾸역꾸역 반쯤 나간정신으로 하루 버티다보면

생각나는대로 툭툭 말을 내뱉고 행동하다보면

갈수록 정신은 고갈되거 간다 피폐해져 간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풍요로운 삶을 영유하고 있다

누구나 보더라도 행복한 삶


내 삶이 어떤지는 전혀 관심없다

어쨌든 그 풍요로움이 내 고뇌를 감추고 있다

고뇌가 드러난다고 상황이 바뀌는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행복한 상황에 얼빠진 고민에 빠져있는걸 보면서

스스로 그냥 조용히 인생이나 잘 살라고 밀고 있는것 같다


한가위 보름달이 안보이듯

이 풍요로운날 그 마음은 느껴지지 않는다

by 태방 2007. 9. 25. 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