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nogari9/100042439256

지금도 기억한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

지금으로부터 4년전쯤이다

2003년 겨울쯤 주체할 수 없는 감정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해일처럼 밀려 오면서

나는 무한한 수면에 빠져들었다


몇시간을 자도 잠이 몰려든다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나는 계속계속 잠이든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나는 계속 이불을 먹는다

땅속으로 한없이 들어가고 싶은 몸의 상태

완전한 무념 무상의 상태

지금의 나를 온전히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하루에 몇시간이고 나는 수면에 빠져들었다


내 영혼이 완전히 넋이 나갔을 부렵

창밖에서 허물어져가는 태양빛을 느끼면서

문득 밥을 먹어야 겠다는 허무한 생각이 들 때까지

거의 24시간정도를 깨어있다가 24시간정도를 잠이 들었었다

하루를 48시간으로 생각해야할 만큼

내 이성과 감정은 주체할 수 없는 폭풍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었다


원인은 있었지만 이유는 없었다

그냥 눈이 감겨오고 슬픔이 밀려왔다

슬퍼서 오는 슬픔은 아니었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되찾기 위한 무던한 노력을 했던것 같다

죽어가는 내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나는 나에게 힘을 주었던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할때까지

스무시간이 넘는동안 한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나의 영혼에게 나른한 휴식을 주기 위해 잠이 들었다


거의 4년만에 나는 다시 나의 영혼에 휴식을 주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가치관의 변화가 다가오면

자기자신도 그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면

영혼은 브레이크가 망가진 자동차처럼 주체할 수 없이 날뛰게 된다.

거부하고 멀어지려 하면 할수록 스스로에게 칼질을 하고 상처를 내게 된다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오랫만에 나 스스로의 격정을 그동안 풀리지 않던 고민의 숙제를

조용히 내 침대위에서 몇시간의 수면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다시한번 사용했다

아직도 내 심장은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몇시간의 수면으로 조금은 나아진듯 하다

아직도 두렵고 어려운 일들은 산재해 있다 여전히 조급해한다

나의 머리를 차분히 잠재워주는 책속의 글자들과 스피커속의 음악들이 나를 응원해준다


몇일 몇달간이나 나를 압박해왔던 고민들 언젠가 해결이 될것이라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 압박 자체는 두려움 자체는 그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악령과 같다

겉으로 웃고 넘겨버리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 까지 나를 자극하여

최근에는 그 스트레스들이 내 감정의 방에서 조금씩 새나와

욕구를 자제할 수 없는 나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예전에도 이러한적은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제력을 잃고 쉽게 화내고 쉽게 욕망한다

그러다 내 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기 전에 나는 이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다행이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그 매개체로 부터 두려움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던 감정의 문을 한번 열어볼것을 제의받았다

어항속의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뚜껑을 막아버리면 언젠가 물고기는 숨막혀 죽을 것이다

나는 내 영혼이 숨막혀 죽기를 원치는 않았다

몇년간이고 막아놨던 내 영혼의 문을 조금씩은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었다 느꼈다 내 감정이 스스로 흘러가기를 기다렸다

방해하는 자는 여전히 건재했다 나는 그를 스스로 치워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흘러갈 수 있는 물길을 찾아 흘러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영혼은 피로해져왔다 이유는 전혀 모른다 원인만 있을뿐

나는 오늘 몇년만에 내 영혼에 잠을 재웠다

그리고 지금쯤 눈을 부시시 뜨고있는 영혼을 다시한번 맞닥들이게 되었다


태양같이 눈부신 구름같이 자유로운 빗방울처럼 경쾌한 달처럼 고요한

내 영혼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by 태방 2007. 9. 27.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