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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인생의 고역이다

건강하지 못한 정신은 건강하지 못한 육체를 만들어 내어

일평생 이렇게 오랜기간동안 무기력하게 지내온 적도 없을것이다


삶의 마약같은 유희들만이 눈에 들어온다

그속에서 무엇을 찾으려 하지도 않은채

오로지 중독 중독 중독

스스로를 이겨내지도 못하는 자존심이 나를 끝까지 억누르지만

터져나오는 스트레스는 나를 또다시 중독의 샘으로 이끌어들인다

먹고 마시고 토해내는 인생의 마약들은

죽음까지도 몰고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쓸데없는 망상까지

나를 끌어들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제는 거짓이 되어버린 머릿속의 진실은

나를 마지막 끝순간까지 착한(척하는)인간으로 몰아세운다

백날 천날 이야기해봤자 현실은 현실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 공간은 거짓뿐인 현실이다

알면서도 모르는척 구세군의 자선남비를 바라보는 나는

어김없이 머릿속으로 만원을 지갑에서 꺼내 모금함에 집어넣는 상상을 하며

현실로 돌아와 지하철에 몸을 맞기곤 한다


썩어버린세상이라고 욕할 자격은 없다

이게 현실이다 이게 세상이다

그것도 모르고 살아온 내가 바보다

아는놈이 천재인건 아니다만

모르는놈이 바보인것만은 확실하다

어렴풋이 그럴꺼라고 예상만 하고 살기에는

세상에는 버려야할 쓸데없는 진실들이 너무나 많다

그것을 과감히 버린 사람들이 진실을 비난하며 살아간다

그러면 버려진 진실들은 쓰레기통해서 똥덩어리들과 함께 부비적대며 살아간다

그것이 인생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라고 누구나 당당하게 세상속에서 이야기하고 다닌다


영혼이 죽었다

메피스토에게 내 영혼을 팔기도 전에

영혼이 죽어버렸다

그 어떤 응급조치들도 시행되지 않은채

영혼은 지금 사실상 뇌사상태에 들어가 있다

전혀 신나지 않는다 전혀 흥겹지 않다

인생의 살아갈 이유를 짧은 기간동안에 모조리 잃어버린 영혼은

간신히 심장박동을 유지할 신경계만 남겨놓은채

모든 기능을 중지해 버렸다


살아갈 이유를 어디서 만들어야 할 것인가

수십억의 인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이유를 왜 나만 찾지 못하는 것일까

영혼을 찾지 못해 육체를 버리는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눈앞에 조용히 아른거린다

짧았지만 강력했던 나의 우울증의 시기

그 시기가 조금은 더 깊고 천천히 내 인생을 엄습해 올수록

무의식적으로 기계적으로 행하는 나의 행동으로 내 우울증을 가리려는 처절한 발악이 계속될수록

방안 침대는 한없이 작아보이고 내 근심은 한없이 커져 보인다


영혼이 죽었다

죽어버렸다

뇌사 상태로 내 눈앞에 버젓이 누워있다

조용한 심장박동소리는 나를 지하철 소리를 따라 몸을 맡기지 않도록

마지막 이성의 끈이 되어 잡아두고 있다

나는 나를 안다 다행히 그 심장은 영원히 뛰어줄 것이다

하지만 영혼이 죽은것은 사실이다

협상을 하기도 전에

아니면 다시 일어나기도 전에

희망을 찾건 절망을 찾건

그 어떠한 행동을 하기도 전에

내 영혼은 죽어버렸다


언제 살아날지 전혀 알 수 없음에도

아직 남은 인생이 수십년이라는걸 뻔히 알고있음에

오늘도 주변의 잡다한 마약들에 나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다

의욕도 의지도 희망도 없는 하루하루의 순간들

언제쯤 마약을 끊고 다시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가슴속의 무언가는 나를 이 역경을 이겨내라고 조용히 무언의 압박을 넣고 있기에

내 죽은 시체라도 메피스토와는 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리라


죽어버린 영혼

스스로 감당하기 너무 어려운 마지막 심장의 끈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가며 살아가야 할까

근심이 가득한 하루하루

by 태방 2007. 12. 22.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