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직도 기억난다 2003년 겨울
죽을만큼 힘들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구체적으로
자살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담아 아른거렸던 그때
내 머릿속의 우울증의 기억는 죽지 못해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버텨나가야
그나마 살만한 세상을 겨우 맞닥드릴 수 있다는 정도만 남아있다
그 이후 세상은 날 가만두지 않고
우울한 일들을 하루하루 던져주며 괴롭히고 있다
누구나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겠건만은 그렇다고 내 힘듦이 줄어드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난 죽지않고 살아가기에 누구말따라 신은 이겨낼만한 시련만 주신다고 하는데
그 신이 있다면 내 한도가 어디까지인지 정확하게 알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신이 잠시 정신줄을 놓았던 것일까
세상이 점점 각박하게 변한건지 아님 내가 점점 나약하게 변한건지
아니면 신이 정신줄을 놓을랑 말랑 하는것인지
2007년 저물어가는 지금의 나날들은 날 죽이지 못해 살아가는
저승사자와 함께 살아가는 기분뿐이다
죽을듯이 맞으면 아픔이 사라지겠지만
다친곳만 계속 때리면 죽을듯이 아프다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것이 인생의 크나큰 기쁨이라면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이겨내도 새로운 내가 아닌 더러운 현실만 눈앞에 들이닥친다면
그 기쁨에 반작용만큼이나 절망과 좌절이 넘쳐흐르는 인생일 것이다
건방진 생각
이쯤하면 내가 이길꺼라는 건방진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이렇게 지치고 나약하게 하는것일까에 대한 물음
그러면서도 나는 조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성장통이 아닌 그냥 만성통증이 되어버리는것은 아닌가에 대한 걱정
그 걱정이 만들어내는 현실로부터의 도피
도피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나를 다시 현실로 되돌려 놓지 않고
하루하루를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채 우울하게 죽지못해 살아가는 날들의 연속으로
나를 조용히 이끌어 낸다
더러운 자존심이 나를 타락의 늪으로 보내지 않고
더러운 현실이 나를 이상의 바다로 보내지 않고
그렇게 담벼락의 꼭대기에 올라가 좌로우로 비틀비틀하며
넘지말라는 선을 넘은 탈옥수처럼 하루하루를 불안해 하며
빨리 내려가라고 찌르는 꼬챙이와 넘지말로고 만들어놓은 철조망에 찔려가며
눈물과 피눈물이 범벅이 되 내 인생의 살점들이 하나하나 떨어져가면
여느 공포영화 못지않는 죽도록 무시무시한 공포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곤 한다
눈물나도록 절실한 인생에 눈물나도록 절실한 나의 모습은
세상속에서 모래알만큼이나 의미없게 나락으로 사라져 가게 되는 것인가
에 대한 죽음보다 무서운 공포
이겨내기 위한 충분조건이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는다
따뜻한 누군가의 품안에 안겨 방안을 가득 채울만큼만큼 울고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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