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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왜 하는 것일까?

나는 왜이리 사랑에 목말라 하는 것일까?

나는 왜이리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하는것을 열망하는가?


누구나 가슴에 상처하나쯤 있는 법이지만

그 상처만큼 크나큰 고통도 함께했었다는 것도 당연한 법이기에

그 상처의 흔적은 누구에게나, 혹은 나에게

그냥 상처 하나쯤이라고 치부해 버리이게는 너무나 무거운 존재이지 않을까


내 상처가 크고 네 상처가 작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 상처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상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처는 아픔을 담고 있고, 아픔은 인내를 동반한다

인내의 끝은 달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달기위해 인내를 얻지는 않는다

독감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이 다시는 독감에 걸리지 않게 하지만

독감은 인간을 병들게 하고 피폐하게 하고 체력을 소진케 한다


피폐한 몸을 이끌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일 것인가

인간은 혼자 살아가기 힘든 존재이기에 함께 살아간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은 인간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기에

나와 남이 함께 그 모든것들을 감당해가며 살아간다

인간도 결국 나약한 동물인 것을

까마귀가 저녁 노을을 날려버릴듯 서럽게 우는것도

사슴이 늠름한 뿔을 지니고도 맹수들을 두려움에 떨며 경계하는 것도

죽음의 문턱에서 갈기가 넘치는 숫사자가 한없이 약해보이는 것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없이 죽을듯이 힘들어 본적이 있는가는 질문에

당당히 '그렇다'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어떠한 눈빛을 짓는가

'니까짓께'가 절반이요 '나보다야'가 남은 절반이지 않을까 싶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남의 상처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고를 떠나서

기쁜일 만큼은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인간이

슬픈일 만큼은 가치기준을 자기 자신의 속에 가두어 버리곤 한다

힘들어 힘들어 내가 젤 힘들어 죽을만큼 힘들어

우리는 대다수가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질문조차도 부정하면서

그렇게 슬픔을 가둬두며 살아가고 있다


상처받은 자는 아름답다

상처받은 자는 인내를 아는 자이다

상처받은 자는 상처속에서 자신을 씻어낼 수 있는 자이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자는

상처받은 자의 아픔을 아는 자이다

그 아픔을 아는 자는 남의 상처역시 씻어낼 수 있다

그 상처속에서 자라나는 수많은 합병증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그 아픔을 슬픔속에 가두어두지 않고 자신의 넓디 넓은 마음에 풀어

온화한 따뜻함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내가 받은 상처가 그 누구의 상처보다 더 크다고는 확언할 수 없다

내 인내가 다른 사람의 인내보다 더 크고 위대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인내가 무엇인지 아픔이 무엇인지는 항상 알려고 노력한다

하루하루 슬픔속에서 살아가면서도 슬픔을 내지 않으며 인내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든 슬픔 아픔 고통들을 유의미하게 되새기고 가슴속에 담아두려고 노력한다

그속에서 상처의 기억들을 남기고, 흉터들을 새기고, 인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상처를 아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but..


이제 스물넷이 되었다

내가 받은 상처가 그 누구의 상처보다 더 크다고는 확언할 수 없지만

그렇지만

지금의 상처 하나하나가 나의 자아를 파멸시키기 직전까지 이끌고 있다

인내의 소중함을 상처의 소중함을 하루하루 알아가고 있음에도

온몸에 흉진 자리를 조금씩 벌려 나가며 결국 나조차 알아볼 수 없는 내가 되어가고 있다

인내의 끝은 달지만, 더이상 단맛을 보고싶지 않을 정도로 내 인내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온갖것들로도 승화되지 않는 나의 슬픔과 아픔은 나를 현실세계에서 한발자국씩 뒤로 물러나게만 한다


나의 아픔은 내가 보듬어 줄 수 없다

나의 아픔이 나을때까지 나에게 기댈 수는 없다

내가 곧 고통이요, 그렇기에 내가 다시 약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고통은 병원에서 돈내고 진료받는 따위의 것은 절대 아니다

돈으로 고칠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약으로 사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모든 인간의 고통은 소중하기에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여야만 이 고통을 벗어날 수 있다


스스로에게서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만은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삶에게는

그 고통을 이해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함께한다면

견디어가며 조금은 쉬어가며 살아갈 수 있다


그래도 그래도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서럽고 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절망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 내더라도

절대 내 삶이 즐겁기 위해 사랑을 하고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절대 내 삶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그것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랑을 아는, 인내를 아는, 고통을 아는, 나를 아는 아름다운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나 역시 그 사람의 사랑, 인내, 고통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아름다움 자체를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사랑의 유의미함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

미칠듯한 감정의 요동과 자아의 박탈감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택하기 위해

머리도, 가슴도 움직이기 전에 내 몸이 먼저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의 가슴에 안겨 함부로 눈물흘리기가 두렵다

내 슬픔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져 연민마져 사라져 버릴까봐

사랑을 진심으로 원하지만 사랑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것도 결국은 나의 고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견딜 수 없는 혼란속에서 한줄기 빛이 될 새로운 변화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사랑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두며

눈물이 마를때까지 또 슬프고 슬퍼하고 있을 따름이다

by 태방 2008. 1. 5. 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