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너의 단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오늘 하루 나를 그 한마디에 가둬두고 나를 어지럽게 한다
있을 수 없던 일, 처음으로 가능했던 일
말은 사람을 흔들리게 하고 흔들리는 사람은 말로 확신을 받으려 한다
다시한번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이런 한마디는 처음이었다
꿈같은 시간들을 돌아보며 나는 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꿈을 상상한다
믿음은 조금씩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작아진 나는 작은 믿음으로 작은 가능성을 열어둔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그 믿음보다 큰 꿈들이 나를 선악과로 유혹하면
나는 어김없이 선악과를 물고 거울의 내모습에 부끄러워 동굴로 숨어든다
그렇게 나는 다시한번 작아진다
커질대로 커진 덩치와 안어울리게
작아질대로 작아진 나의 믿음은
세상에 적응했다는 구차한 변명과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는 구질한 핑계와 함께
뒤를 돌아볼것도 없이 나의 인생을 책상 밑으로 가둬버린다
가둬버린 인생은 종종 놀러오는 바퀴벌레들과 가까워지게 하고
쌓여가는 먼지속에서 뒹굴다 영영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나를 숨어들게 한다
너의 단 한마디
그 한마디가 어디서 날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상속에 구겨두었던 나의 믿음을 다시한번 살아나게 한다
어김없이 이러한 믿음은 나를 다시한번 죽음 직전의 절망으로 밀어넣지만
포기 직전의 혼란함 속에서 그 한마디는 나를 다시 일어나게 했다
나를 다시 살아나게 했다
보이지 않지만
들리지 않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닐 그 한마디가
나를 다시한번 지겹게 다녀온 지옥의 구렁텅이로 보낼지도 모르겠지만
저기 저 멀리 찬란한 인생의 종착역을 위해
하루하루 기찻길을 만들어 가고 싶은 나에게
다시한번 일어날 기회를 주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너무나 행복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감사함을 보답할 수 있도록
나를 지옥으로 보내지 마세요
내 믿음을 지켜주세요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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