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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성장하고 있는 나를 보면 뿌듯하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을수록 예전보다 대견해지기도 더 멍청해지기도 하지만

어쨌건 세상을 알아가고 나를 알아가고 아는만큼 성숙해져 가는것도 변화해 가는것도

뿌듯하다


삶의 실수는 용납된다

모르는것이 죄는 아니다

모르면 배우면 되는거고

까먹으면 다시 배우면 되는거고

인생이 그러하게 지나간다

모르는데 아는척하는게 죄가되는거고

까먹었는데 다시 배우지 않는게 죄가 될뿐


한살 두살 먹어가는게 무섭지는 않다

매년 나이를 하나씩 먹을때 마다 나도 이제 어엿한 ??살

이런 마음을 먹다가도 1년이 지나고나면 다시 나는 아직 충분히 어렸음을 인지하고

1년간 다시한번 성장한 나에게 토닥거리며 등을 두드려 준다


한살 두살 먹어가는게 답답하지는 않다

남들보다 빠를필요도, 남들보다 느릴 필요도 없다

내가 그러하게 살아가는 것일뿐, 내가 그러하게 행동할 뿐

내가 그러하게 지내왔던 내 인생은 참으로 그러하게 반듯한 나를 만들고 있을뿐

나를 옭아매지도, 그렇다고 나를 완전히 방치해두지도 않고

나는 그러하게 한살한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이제 완전체 사회인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치열한 사회속에서 나는 여전히 우유속을 뛰어다니는 개구리처럼 미친듯이 발악중이다

내 인생이 크림이 되어서 우유잔 속을 나올 수 있다 할지라도

다시 나는 구정물속에 뛰어들어 1급수로 만들어야 할 현실에 직면해 있다

나라는 개구리는 1급수에서밖에 살 수 없으니까


한살한살 나이 먹는게 무섭지도 답답하지도 않다

단지 하나 걱정되는건 있다

시계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미 사회인이 되어버린

나는 이제서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진정 어떠한 방향으로 나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나는 이제서야

내가 만들어 왔던 과거들의 무지함과

내가 만들어 왔던 기억들의 부질없음과

내가 추구했던 것들의 어수룩함들을

내가 행했던 모든것들의 이질감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느껴가게 되었다


그러는 도중

나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어른이 되어 있었다


시계가 돌아오지를 않는다

이제서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서야 무엇이 실체인지를 조금씩 깨닫고

이제서야 내가 바라는 것을 하는 방법을

조금씩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시계는

다시 새로운것을 배우라는 잔소리를 들려주듯

하염없이 초침만 쪼각쪼각 움직일 뿐이다


내가 아직 어려서 놓쳐버린 수많은 시간들

내가 아직 미숙해서 놓쳐버린 수많은 기회들

내가 아직 잘 몰라 놓쳐버린 수많은 진실들

그 모든것들을 조금씩 알아가게 될 때쯤

인생은 나에게 지나간것은 쓸모없게 덮어버리고

새로운 질문들을 다시한번 던져내고 있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 실패를 통해 한걸음 진보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잃어버린 기회는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그 기회로 얻게된 깨달음은 다시 발휘할 기회를 묻어버린채

창고 어딘가에 던져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계는 지나가니까

그렇게 초침은 돌아가니까


한해가 지나고 다시 새해가 돌아왔다

올 한해도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을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그 모든것들은 언제쯤 다시 나에게 돌아올 수 있을까

욕심일까 허구일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모 시인이 읊어낸 시구가 문득 내 머릿속을 지나친다

by 태방 2008. 1. 21.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