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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는걸 느낀다

변화하는걸 느낀다

나는 언제나 조금씩 성장해 왔다

알게 모르게

남들이 눈치 채건 못채건

그렇게 나는 조금씩 달라져 있다


그 방향은 언제나 옳은 방향이었다

아니 내가 원하는 방향 이었다

그것이면 족하다

이것이 맞다고 주장할 순 없다

하지만 이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의 이치에 맞게 다듬어지는 난

값진 금을 끌어안은 완전한 구체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되어감을 느낀다

그 느낌이 내 인생을 의욕있게 한다

내 인생의 유일한 활력소이며 유일한 돌파구 이다


영원히 깎이지 않을것 같은 모서리 한쪽도

서서히 깎이고 있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도

갈라지기만 할뿐 부서지기만 할뿐

속에서 심장의 눈물이 줄줄 새 나오기만 할뿐

온전치 않은 모양 그대로를 계속 보존하던 그런 한쪽이 있었다

그 한쪽때문에 제대로 굴러가지 않던 내 인생도

조금씩 변화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다행이다 진심으로 다행이다

적어도 내 인생이 이곳에서 단절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완전히 굴러갈 수 있는 구형의 나는 아니지만

낑낑거리며 한바퀴를 돌려낸 나는 이제부터는

두바퀴째의 나를 만나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지금의 순간들은 그래서 나에겐 아주 소중한 시간들이다

행복하고 소중하고 그 무엇보다 잃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다

일상은 나를 무기력하게하고 지치게 하지만

과거 어느때부다 그 지겨운 일상을 슬프게 보내지 않는다

언제나 존재해줄 소중한 시간들이 있기에

그 시간들이 내 곁에 머물러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지겨운 일상의 반복속에서도 웃으며 살아갈 수 있다

다른쪽 모서리에서 내 안의 금덩이를 훔치기 위해 조금씩 구멍을 내도

예전처럼 갈라지는 한 모서리때문에 안절부절하지도 않는다

인생의 여유가 생기고 인생의 태도가 밝아졌다

다행 진심으로 다행


물론 당연한 것은

기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처받은 조각들이 단박에 둥글둥글 변하진 않는다

단지 조금 더 나아지고, 조금 더 편해진것 뿐이다

과거라는 덫은 여전히 나를 옥죄어오고 있으며

현실이라는 망치는 나를 부수기 위해 쉴새없이 두드리고 있다

여전히 내게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의 여유들이 한찾 봄날 꽃가루에 날릴 환상일지도 모른다

몇분의 땅고음악에 실려가 버릴 물결일지도 모른다

그 후에 다가올 미래에 난 또 영원히 파묻혀 버릴지도 모른다

모른다, 정말로 모를 일이다

나는 굳은 의지로 미래를 믿고 의지하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태양의 서쪽에

편안한 바다가 있을꺼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그 바다에 몸을 맞겨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그렇게 인생을 살 수 있을거라고

결론내려주지도, 확신시켜 주지도 않았다

나 스스로 내린 결론, 하루키가 내린 결론

시마모토를 잊는동안 유키코는 기다려줄꺼라는 결론

변할꺼라 믿었던 수많은 과거속에서

나는 언제나 변해왔으면서 한번도 변하지 않은채

그렇게 다시 변화할거라는 기대와 함께

나 스스로를 다시한번 따뜻한 토양에 뿌리 내렸다

언제 걷어질지도 모르는 내 몸체를

이제 조금 내린 뿌리에 모든것을 의지해 버린다


확신은 없다. 하지만 믿음은 존재한다

사람의 믿음은 한낱 스치는 바람에도, 보잘것 없는 빗방울에도 존재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큰것을 작게보고 작은것을 크게 본다

우리는 작은 선풍기 바람에서 시원함을 느끼지만

여름철 살랑바람에서 태풍을 느끼지는 못한다

우리는 시원한 맥주한잔의 행복함은 느끼지만

작은 빗방울에서 거대한 구름은 느끼지 못한다

난 수많은 바람들, 수많은 빗방울들에서

태풍을 느끼고 구름을 느꼈다

그 느낌은 온전히 나만의 느낌이다

그 느낌의 근거도, 그 느낌의 본질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아무 소리없이 그 곳을 향해 걸어간다

그곳이 떨어지는 피요르드의 낭떠러지라 인지

거대하고 평온한 태평양의 시작점이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난 느꼈다. 살랑거리는 바람의 따뜻함을

작게 떨어지는 빗방울의 시원함을

내가 원하는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안 이상

그곳으로 발걸음이 가지 않을 이유는 없다

나는 그곳으로 가야한다

그곳에 네가 있건 네가 있지 않건

나는 그곳으로 가야한다

by 태방 2008. 4. 29.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