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픈만큼 성숙하기도 하지만
아픔은 이내 적응되기도 한다
실무율의 원칙
지금의 고통보다 더 강한 고통이 없이는
고통을 느낄수가 없다
그렇게 인간은 고통속을 적응해 간다
주기는 짧아지고 고통은 커져간다
긴 시간의 휴식 없이 그렇게 계속되는 지속적인 슬픔
이제는 어느덧 그 슬픔을 혼자 삼켜버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극한의 참을성, 그것이 주는 스트레스는
마치 물집잡힌 발로 끝없이 걷다보면 물집이 느껴지지 않듯
그렇게 갈수록 커져가는 스트레스도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익어버린 이 느낌 이 기분
조금 답답하고 짜증날뿐 견딜만 해
기다림의 미학은 나에게는 사치일 뿐이다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서 기다림을 앗아갔다
기다림을 앗아간다는 말은 곧 희망을 앗아간다는 말과 같다
수많은 고통, 그중 희망을 앗아가는 고통이 제일 힘들다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만 끝나는 고통
마지막 한가닥의 실을 놓는 그 순간까지 그 고통은 지속된다
가위도 없고 라이터도 없다
내가 스스로 살갗을 찢어가며 이를 악물어 가며 뜯어내야 하는 희망의 끈
질기고 질긴 끈은 스스로 뜯지 않으면 내 심장을 뜯어간다
너무도 고통스러운 나를 살려내기 위해
내 스스로 뜯어내는 모진 끈들
사실 솔직히 그 고통을 이겨내 보겠다는 욕심을 내 보지도 않았다
아니 자신이 없었다 확신이 없었다
없을만도 하다, 심장을 뜯어내는 불가능의 고통을 버텨내는것도 고역인데
그렇게 뜯겨진채로 수날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내 머릿속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계산법
이 고통을 이겨내기 전에 자살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느꼈기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결말
그 결말은 나를 현실도피로 만들었고
거짓되지않은 거짓감정을 만들기도 하였고
구호품을 받기위해 트럭뒤를 쫒아다니는 난민의 모습으로 나를 구겨버렸다
자학과 고통속의 나날들
배터지듯 먹고 다시 토해내는 거식증 환자의 모습
물론 절대 스스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바보같지만 끝까지 도전하고 도전하고
바보같지만 끝까지 부딫치고 부딫치고
바보같지만
그러다가 절대 견뎌낼 수 없을것 같았던 내 심장의 혈관들에는
어느새 상처가 만들어낸 흉터들과 무뎌진 신경들이
상상할수도 없었던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도 바보같은 도전
결국 또 실패할 확률이 높은 도전
내가 가진 고통의 기억들을 모두 합종한 고통들을
오랜시간 기다려야 하는 도전
그만큼 가치있는 영혼이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정말 다시한번 눈을 감고
조용히 새로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한다
나를 완전히 버리는 새로운 여행
나를 세뇌하고 있다
나를 뜯어내고 있다
나를 개혁하고 있다
그래야만 버텨낼 수 있는 고통
상처 없이 가시밭길을 지나가고
뗏목 없이 바다를 건너가는 일
생소하지만 그만큼 가치있을거라 생각하는 일
하지만 먼길을 돌아 도착점에 도착하게 되면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한한 행복을 맞이할 수있을거라는
또다시 바보같은 믿음
바보같지 않은 바보가
심장의 끈을 말 고삐에 걸고
죽지 않을 만큼 피를 흘려가며
끝이 없는 길을 힘차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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