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체념의 끈은 도저히 놓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번을 먹어도 먹어지지 않는 마음은 계속 이자리를 맴돈다
단지 조금 더 멀리 나갔다 왔는가의 차이
주체못할 감정을 혼자 다 안아가던 시기와 달라진건
단지 그냥 시간을 보내버리는데 익숙하다는것 뿐이다
그 시간들을 쓸데없는 것들로 채우고 채우고
배가 터질때까지 그렇게 무한정 채우고만 있어도
남은건 없다 허하다 죽을듯히 허하다
죽을듯이 허하다는 말 궂이 틀릴말도 아니다
밑빠진 독에 붓는 물이라면 열심히라도 부을 수 있을까
열리지 않는 뚜껑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으면 마냥 눈물이 난다
영원히 비어있을 그 속을 채우려면
저 연못에 던져버리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 손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그 최후의 한조각을 놓치는 순간
내 영혼은 죽을듯이 조용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 어떤것도 그 아무것도 대체할 수 없는 마지막 한조각
그렇게 잃고도 그렇게 밟히고도 잡아야만 하는 눈물의 한조각
그 한조각을 잡기위해 죽지않고 살아가는 지금의 순간들
얼마나 더 비참해져야 얼마나 더 미쳐버려야 견뎌낼 수 있을까
조금씩 내 인생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입게되는 옷들조차 던져버리고 있다
사람들의 비난은 늘어만 가고 내 인생의 초침은 빨라져만 가고
내가 걸어가는 길에는 치우지 않은 쓰레기와 붙어버린 껌딱지만이 가득하다
눈딱 감고, 인간의 망각에 의지하여 버텨내려나가도
저 문을 열고 나가지 못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뿐
모두와 함께하지 못하고 자꾸만 작아져가는 이 방에 갇혀서
달콤한 초콜렛만 먹어치우고 나는 점점 쓸데없는 살들만 불어가고
넘쳐나는 초콜렛 봉지는 더욱 달콤한 것들만 먹어야할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
그렇게 내 삶의 건강을 죽여가며 이 시간들을 버텨내 나가고 있다
목소리는 나를 완전히 떠나갔다
나는 지금 성대제거수술이 필요하고
내 방에는 방음시설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막아야만 나의 소중한것들을 지켜 나갈 수 있다
한없는 한들은 그 누구에게도 의미없는 것들
내 심장 왼쪽에 슬픔과 체념으로 채워 나가면 나갈수록
내 심장 오른쪽의 희망의 방은 자꾸만 자꾸만 밀려나간다
곧 아무것도 남아나게 되어있지 않을 그 방
그 순간이 다가올 것이라는 공포감이 나를 자꾸만 옥죄여온다
나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것은
흘러가는 시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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