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누구나 한가지씩은 당췌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라는 것이 있다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마음먹은대로 잘 안되고 하면서
그 고민은 그냥 자신의 인생이 되어 그자리에 고착되버리기도 하고
아니면 그 고민때문에 만성 스트레스를 받으며 성격이 더러워 지기도 한다
그러고는 되뇌인다. "원래 내 인생이 그렇지 뭐"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가면 묘한 기분이 든다
한쪽은 넘어서는 안될것 같은 단단한 기분의 벽이 놓여있고
다른 한쪽에는 옛 서울의 분위기가 담겨있는 단아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상쾌함속의 답답함, 그 묘한 온도의 공기가 기분을 미묘하게 만들어 놓는다.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라는 것도 딱 그정도의 기분이다
이 벽을 보지 않으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참 많지만 서도
벽이 시선에서 절대 사라지지는 않는다. 현실을 도피해도 볼수 밖에 없는 존재
그것이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고, 컴플렉스가 될 수도 있고
무엇이든 간에 한쪽은 꽉 막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 평행하게 이동한다
그 벽을 맞닥드릴 때, 벽쪽을 바라보고 있을때는
아무것도 할 수 있을것이 없다
넘을 수도 없고 부실수도 없다
게다가 벽쪽을 보고 있으면
반대편의 풍경을 감상할 수도 없다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무한히 높은 벽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일상의 점프로는 넘을 수 없었기에
아니 일상보다 더 열심히 넘으려는 점프로도 넘을 수 없었기에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개인의 의지에 따라 그 담을 넘을때 까지 죽도록 연습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체념하여 그자리에 주저않아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냥 그렇게 앞으로 걸어가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어짜피 벽과 풍경은 한 시야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풍경을 보고 있자면 벽은 보이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벽 뒤쪽의 덕수궁은 가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벽을 향해서만 달려들면
넘을 수 없는 현실앞에서 답답함만 가득할 것이다
풍경은 풍경대로 즐기고 벽은 벽대로 인정하면서
길을 따라 앞으로 걸어가자
걷다보면 저 벽 끝에 입구가 보일 것이고
기나긴 돌담길의 끝에서 이 담을 넘어가는 진리를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순리대로 흘러가는게 운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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