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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 [疾風怒濤]
[명사]
1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
2 <문학>=슈투름 운트 드랑.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들 한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잘지었다 질풍노도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

 

인생이야 뭐 항상 바람이야 불고 파도야 치지만

처음으로 인생의 바람과 파도를 느껴보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보통 사춘기야 2차 성징이니 호르몬 분비등으로 분류되니까

사실 보통은 고등학교 이전쯤에 다 끝나기 마련이다만

이 질풍노도의 시기만큼은 그때 끝나지 않고

조금은 더 가기 마련이다

 

20대 초반의 시기

인생의 질풍노도의 시기인건 마찬가지이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이 나의 존재와 자아에 대한 고민

획일화된 학교 내에서의 반항과 고집, 낭만이 있는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질풍 노도의 시기라면

대학교에 올라와서는

난생 처음 자유라는 가치를 얻게되고

그만큼 책임이라는 가치를 느끼기 시작하고

학생과 사회인의 중간적 위치에서 사회인이 되기위한 준비를 하는

그러면서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질풍 노도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사춘기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지 못하면

후에 정서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듯이

20대 초반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지 못하면

후에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정서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가 남들보다 1년 먼저 포항공대를 선택해서 가장 후회된다고 느끼는 때는

포항에서 지낸 4년간의 시간이 가장 아깝다고 느끼는 때는

내가 사회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질풍노도의 시기에

극히 제한되고 극히 협소한 생각과 경험을 통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서 성장을 하는데 제약을 받았다는 것이다

 

난 이미 나의 사회적 활동 구역을

나와 함께 대학나온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구역으로 정했기 때문에

포항에서 느끼고 겪은 4년간의 경험

그리고 그 동안 고민하고 성찰했던 생각과 가치관들이

모조리 포맷되어 다시 나의 새로운 생활 공간내에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성찰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남들이 고등학교때 했던 고민들을

나는 대학와서 다시 하고 있고

남들이 대학때 하는 고민들을

나는 이제 집에 올라와서 단 몇개월동안

머리가 빠지도록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적어도 포항공대인이라는 가정하에서는

그래도 남들보다 어른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한 사회인으로서 나를 바라보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고 생각해야할 고민들이 무수히 많다

남들은 4년동안 생각해서 쉽게쉽게 해결하고 만들어온 가치관들을

나는 지금와서 이게 뭔지 저게 뭔지 다시 곰곰히 되뇌이며

지난 4년간 했던 짓을 다시한번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요즘 심난하고 시무룩한 글이 많았던

가장 큰 이유가

이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고민이다 고민

by 태방 2007. 3. 20. 0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