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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며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집권여당의 당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단식농성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였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불안감을 안겨드릴 수 있는

단식농성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 지금 이대로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어, 이 김근태를 밟고 가는 것은

감수하더라도 국민 여러분을 밟고 가는 것은 차마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국민은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지만, 한미 FTA 협상은 짜여진 시간표를 따라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참상이고, 재앙입니다. 지금 중단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을 대립과 혼란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저는 제 마음속의 울림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제 마음속의 아우성을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이 이 김근태에게는 큰 생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히 말씀드립니다. 생채기를 피할 수 없고, 얼마쯤 가지가 부러지고 타버리더라도 천둥번개를 피하지 않고 제 몸으로 막아내는 들판의 나무 한 그루처럼, 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김근태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우리는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무조건 한미 FTA 반대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협상단의 화려한 미사여구만을 믿고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천천히 따져보자는 것입니다. 그 후에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오늘의 협상결과가 또 다른 저성장과 더욱 심각한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해야 합니다.

한미 FTA 협상을 두고 국론이 양분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이대로 묵과한다면, 파국적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심각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온통 한미 FTA 체결에 매달리는 협상단과 정부를 이대로 묵과할 수 없습니다. 권한만 있을 뿐 훗날 국민의 삶에 아무런 정치적 책임을 지지도 않을 관료와 정부의 무책임과 무모함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밥을 굶는 일 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단언컨대 지금 우리의 협상은 성공하고 있지 못합니다.

스위스도, 말레이시아도 미국과의 FTA를 중단했습니다. 자국 국민을 위해 정부가 용단을 내렸습니다.

당장, 지금 진행되는 한미FTA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당장, 한미FTA협상을 국민과 국회에 돌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2007년 3월 27일 국회의원 김근태

by 태방 2007. 3. 27.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