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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말의 원문이 되는 시라고 한다

그렇다 4월은 잔인하다

학생들은 새학기 첫 중간고사를 보고

중국에서는 황사가 날아오며

벚꽃지는 거리를 걸으면 괜히 봄바람에 쓸쓸해 지기 마련인 4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물론이거니와 주변사람들 모두가

슬픔, 아픔, 고민들에 싸여 힘들어하고 있다

다들 힘들어 하는 이유나 힘들어 하는 정도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그래도 4월을 모두들 잔인하게 보내고 있다


나의 고민이 우리의 고민이

오늘부터 47년전 있었던 거리에서의 학생들의 사회에 대한 고민보다 깊겠다만

그래도 힘들다는 사실은 매한가지


야구 선수는 잘쳐봐야 4할이고 골키퍼도 잘해봐야 골은 못넣고

불행이 있기에 행복이 가치있듯 절망도 희망이 있기에 있는거 아니겠는가

다들 신년에 품었던 희망과 욕망 좋게말하면 목표와 의지겠지만

그 희망의 뿌리에 봄비로 깨우고 나면 남는것은 피지않는 떡잎 뿐이니

어쨌든 다들 가지지 못하는걸 가지려 하고 원하는걸 원하지 못하니

세상의 행복은 다 누가 가져간건가


20%가 80%를 가지는 20:80의 세상에서

소시민들의 절망은 이제 익숙해질때도 됬건만

4월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온통 절망속에서 허덕거려

모두 헤어나올줄을 모른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것이 어색한 사회

내 주변에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의 불행은 역시 나의 불행

그들에게 잔인한 4월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내 작은 사랑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감싸주고 보듬어주고 싶지만


잠깐

나는 누가 사랑해주나


'사랑은 참으로 버리는것 다 가지지 않는것'

이라는 100년을 들어도 이해가 가지않는 노래말의 가사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만으로 나 역시 사랑으로 충만해야 하는데

난 도통 아픔을 씻어낼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이거 참 기괴한 일이 아니겠는가


의식적인 이타적 사랑인가

아니다 그렇지 만은 않다

사랑은 주고 받는게 맞는것 아니 당연한것

난 줬으니 받겠다고 기다리는거도 참 이상하지만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도 너무 이상하지 않는가

이기적으로 사랑하면 사랑이 돌아오나?

이타적으로 사랑하면 사랑을 전해주나?

그 어느것도 아니라는것을 알았는데

난 이제 뭘 해야 하나?


4월이 되서 그런가

여유를 잃었다

나 뿐 아니라 모두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


봄 한가운데서 사랑과 함께 4월을 보내는 사람들

참으로 축복이다

참으로 행복이다

하늘에 흩날리는 벚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일이다

사랑속에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기분좋게 만세를 한번쯤 외쳐주고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은 내 기꺼이 남은 사랑을 마음껏 드리리다

아직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이정도 뿐이다

사랑 받는법을 잘 모르니

헹여나 정말 헹여나 주겠다는 사람 있다면

천천히 친절하게 내 마음 헤아려 가며

진실하게 사랑을 전해주기를 바란다


벌써 4월이 절반이나 지나갔구나

이대로 2주가 지나고 나면

난 또 얼마나 상처 투성이가 되어 있을까

by 태방 2007. 4. 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