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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3집 '사랑은 어디로'


사랑은 어디로 영원할 듯 빛을 발했던
그대는 어디로 모든 것을 줄 것 같았던
어느 저녁 노을 빛깔마저 변해버린 날
사랑은 어디로 떠났나


그대는 어디로 사랑 안에 갇혀 있었던
난 이제 어디로 모든 것을 쏟아 버린 채
쓰러지는 모래 기둥처럼 붙들 수 없는
사랑은 어디로 떠났나


부질없이 헛된 희망만을 내버려둔 채
사랑은 어디로 떠났나


사랑은 어디로



그 누구가 인정해 주던 말던 암튼

내가 사랑을 처음 알게 된건 중2때쯤

사춘기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사랑의 역사


첫사랑의 아픔같은거 둘째치더라도

그 나이때 사랑의 감정을 알아버린거

그리 좋은일이라는 생각만은 들지 않는다


사랑의 아픔을 느끼게 된건 고등학교 졸업식때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몇년간 영영 볼 수 없게 된다는 사실에

조금은 힘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난 벌써

대학교 1학년때쯤

사랑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것이구나

라는 것을 다 알아버리고

내 사랑을 찾아 떠나온지 벌써

5년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 맘속에 머물다 떠나가고

나 역시 여러 사람들 곁에 함께 있다 멀어져가고

그러면서 지내온게

5년째


내나이는 스물셋

전국에 솔로8000일 열풍을 일으켰던 사람으로서

나도 이제 슬슬 8000일이라는 단어에 스스로를 옥죄어 가면서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장난속에 나를 대응시키고 있을때 쯤


문득

궁금했다

사랑은 어디로 갔나


내가 했던 그 많은 사랑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 간절했던 마음부터 잊지못한 추억들이며

아름다웠던 너의 모습들과 너와의 시간들

난 그 모든것을 그리도 열렬히 바라고 원했으면서

그 모든것들은 어디로 떠나 보냈나 하며


내가 가졌던 희망

너와 함께하면 행복할꺼 같았던 그 작은 희망

너의 손짓에 너의 눈빛에 너의 말 한마디에

황홀하고 행복했었던 그 시간들

그 시간들 속에서 만들었던 나의 작은 희망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간걸까


희망?

난 희망을 만들었지만

희망이 있었던 적이 있는가?

나에게? 단 한번이라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 모르는 그 무언가

내나이 스물셋

사랑을 안지 벌써 9년째

사랑의 아픔만을 안고 살아온지 벌써 5년째

난 사랑을 하면서

남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짝사랑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더 큰 사랑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순수의 끝에서 나의 추잡함을 한번 되새기게 된 이후로

난 더이상 희망의 세레나데를 부르지 않기로 했다

너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너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너의 모습이 너무나 나를 행복하게 했지만

나는 니가 만들어준 파랑새를 잡기위해

내 맘속 집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기로 했다


혹자는 내가 쉽게 포기한다고 하고

혹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한다

그래도

아픔만을 간직한채

너무나 오랜 시간을 보내왔다

가슴팍에 칼을 꼽고 몇년을 지내고 나니

칼은 이미 내 몸의 일부가 되어

내 넘칠듯한 심장의 요동을 방해하고 있다


내 심장은

뛰면 뛸수록

아파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제 조용히

내 심장의 칼을

아프지 않게 꺼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밖에는

남지 않았다

by 태방 2007. 4. 30. 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