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달콤한 나의 도시'를 한달음에 읽었다
잔잔한 감동을 줌과 동시에
뭔가 알수없는 미묘한 메세지도 받았다
소리없는 메세지, 하지만 너무나 큰 변화를 주는 메세지
누가 사랑에 환상을 갖지 말라고 하더라
이해가 안가는 말이었다
누가 사랑에 환상을 가졌데?
그냥 내가하는 사랑이 제대로된 사랑인줄 알았을 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알고보니
사랑에 환상을 가졌다기 보단
환상의 사랑만 하고 살아왔던게 아닐까
꿈 깨라는 말이 있다
꿈 깬다는 말은 꿈을 꾸었다가 일어났을때 꿈깨는거다
애초에 난 꿈을 꾼적이 없다
꿈을 꾸면 환상에 빠지지만
애초에 환상에 빠진적은 없다 언제나 환상에 빠지고 싶어했을뿐
꿈을 꾼적은 없다 언제나 꿈꾸기를 원했을뿐
그러니 꿈을 깰수도 없었고 환상을 깰수도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 아닌가?
그러고 스물세살이 되었다
사랑 별거 없다 꿈깨라 그런다
물론 그렇다
대한민국 평균 남성 여성중
사춘기에 사랑을 알고 대학에 들어와 건전한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인간성에 하자없고 외모에 큰 문제 없으며 이성간에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그 누구나라면
평균적으로 스물셋 될때까지 한번쯤 연애는 해보고 지나기 마련이다
아니 연애는 못해봐도 사랑을 꿈꾸다가 한번씩 꿈 깨고 보기 바련이다
그런데
난 그렇지 못했고
그러고 스물셋이 되서
포항 촌놈이 서울 상경을 했다
내가 서울에 와서 맞닥들이는 여자들은
모두 꿈 깬 여자들이었다
아니 꿈을 안깼어도 꿈꾸는 중이더라도
어디까지가 꿈인지 아닌지 정도는 단박에 아는
아니 적어도 나같이 꿈꾸길 바라고만 살았던 포항 촌놈과는
꿈꾸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 여자들만 존재했다
(물론 꿈 깬 여자들이 더 많다만)
난 졸지에 바보가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애기가 다큰 어른보다 순수할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바보는 바보 맞다
어른들이 애들 데리고 장난 치듯이
꿈깬 여자들이 꿈안깬 나를 데리고 장난을 치는듯 했다
그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의든
호의든 악의든 그것은 중요치 않다
어쨌건 나는 그 속에서 놀아났고 그 속에서 막되먹은 인간이었다
난 내가 왜 사랑을 못할까
오랜 궁금증을 안고 있었다
내가 뭔가 이가 하나 빠져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는데
그래 맞다 난 아직 꿈깨지 않았던 남자였다
아니 꿈깨는게 꼭 좋은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 스물 셋에 꿈안깬 남자는
애초에 넘치는 매력이 여자들을 끌어당기지 않는이상
아니면 영화와 같은 완벽한 우연이 겹치지 않는 이상
사랑하기에는 불충분한 조건중 하나이다
하루만에 완전히 다른 심정의 글을 쓰는것도 웃기다만
그래도 어쨌든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둔채
커다란 가치관의 틀이 바뀌어 버리는 정도는
하루가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니
몰랐던걸 알아낸 것 같아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더러워도 어쩌겠는가 현실이 진실인것을
이상과 진실을 구분못한 한 풋내기 청년이
제대로도 아니고 확실히도 아니지만
어쩃든 초보딱지를 떼기 위한 시동은 걸었으니
한결 기분이 홀가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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