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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적인 문제를 논할때
이데올로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사상과 이념, 가치관 논쟁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도 이념과 사상에 따라
넘쳐흐르는 관점, 넘쳐흐르는 입장
그에 대응되는 엄청난 근거들 논거들
이념은 이 사회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주객을 혼돈하곤 한다
이념의 시작은 어디인가?
사상의 근원은 어디인가?
학자들이 연구한게 이념이고 사상인가?
혁명가들이 이끌고 지도자가 결정한것이 이념이고 사상인가?
인간은 누구나 어떤 정치,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데 있어서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곤 한다
그 시각은 자신의 인생, 경험, 사건을 통해 확립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말, 책, 대화와 토론등을 통해서 성장하기도 한다
자본주의건 공산주의건 민주주의건 파시즘이건
그 모든것은 개개인의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지
절대 어디서 퐁하고 튀어나온 절대 진리같은건 아니다
이념은 개개인의 생각이 모여서 사회의 생각이 된것이고
그것이 하나의 체계속에서 확립되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하고 사회적으로 논하기에 생겨진 커다란 풍선 같은 것이다
가끔 사람들과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논쟁을 할때
이런 이념의 근원의 주객전도가 일어난 경우를 많이 본다
예를 들면 신자유주의자와 FTA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하자
나는 FTA가 무분별한 무한경쟁을 촉발시키고,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미국의 경제력에
한국이 종속당할 우려가 많기 때문에 반대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신자유주의자들이 가끔 이런 반박을 하곤 한다
'개방을 하고 경쟁을 해야 돈을 많이 버는데 개방 안하면 어쩌라는거냐?'
'그러면 대원군처럼 쇄국을 하자는거냐? 개방만이 살길이다'
'북한을 봐라. 공산주의하다가 나라 망한다.'
난 내 입장을 이야기 한거 뿐이지 신자유주의자들이 다 죽일놈들이라 말하지도 않았건만
저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입장이 맞는말인데 너네가 무식하다는 식으로
자기 주장만 입에 오르내리고 토론에 참여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이념은 개인의 가치관이 투영되어있고, 개인의 경험, 이성적 고찰, 철학과 고민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면서 건설적인 토론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념을 충분히 이해해 주어야 한다
내말만이 맞다고 주절주절 거리는것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념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가지고 있어서
나와 남은 다르다는 무언가 좀 건방진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경우를 생각해보자
얼마전에 학교 BBS에 민노총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호소문 같은것을 올린 사람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민노총의 투쟁적 성향에 대해 반감이 있었기 때문에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는 분명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런식의 의견주장은 참으로 맘에 안듭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갈등이 사회 발전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려면 대화와 타협이 필요합니다. 자본은 노동자의 적이니 반대를 외치며 싸워야 한다라는 식이라면 좋은 의견일지라도 읽기조차 싫어지네요.'
이런식으로 리플을 달았다
그러자 돌아온 리플은 이런식이었다
'자본과 권력은 법, 언론, 정보 등으로 무장해서 노동자 개인 개인이 대항하기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노동자 단체행동권이 유력한 해결책이라 생각합니다. 노사 간 전국적 중대한 갈등 사항에 대해 대화로 해결하는 경우는 생색내기용 1% 정도이고 99%는 해결불능이거나 자본과 권력의 일방적 결정으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홍세화씨 강연을 보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본인이 싫어하시는것 같지만 사실 님의 판단도 "자본에 의한 주입된 가치관"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무의식적인 반감이 과연 정확한 사실논리에서 나온건지 자본의 언론플레이에 의한 가치관 주입에 의한것인지 본인의 가치관을 한번 점검하실 필요가 있겠네요. '
물론 내가 민노총의 투쟁적 성향에 대해 조금 반감이 있었던건 맞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리플은 '니 말은 틀린 말이야', '넌 모르니까 가만히 있어' 식의
조금은 개인의 가치관을 모독하는 기분나쁜 답변 들이었다.
마치 제대로 모르는 넌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걸 알아야만 우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너도 알게 된다면 우리와 같이 행동할 것이다
라는 식의 오만하기 짝이없는 주장은 그들이 모른다고 생각하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반감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노동자들이 약자이고 세력화 해야 한다는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권위주의, 독재가 판치고 있는 세상도 아니고, 민주적인 절차가 존재하니
그 속에서 갈등을 풀어가자라고 말했을 뿐인데
그들은 '모르면 가만히 있어'식으로 밖에 답을 안하고
사람들에게 우리가 좀 더 아니까 여러분들 공부좀 하세요 식의 사고를 주입한다
좋은 말을 하려고 해도 자기와 다르면 좋은 말이던 나쁜말이던 들으려고도 안하니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폐쇄적이면 발전이 있을수가 없는게 당연하다
토론은 좋으려고 하는거지 싸우려고 하는게 아니다
서로에게 훌륭한 이성이 있고 철학이 있다
여러사람이 생각하면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 민주주의가 존재하는 것이고, 건전한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념은 철저하게 개인의 철학과 가치관에서 흘러나와 쌓여야 한다
한가지 진실과 진리가 사회속에서 판치는 것 만큼 위험한것은 없다
깊은 통찰이 부족하다면 시민교육을 하면 되고,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나서서 고치면 된다
서로 다르면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하고, 그래도 안되면 차이를 인정하고 합의를 해야 할것이다
더이상 총칼들고 이념을 저울질 할 필요가 없는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20세기 식의 극단의 이념논쟁이 아직도 이루어 지고 있는걸 보면
아직은 생각을 말하고 논하기 답답한 세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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