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우울하고 두려웠던 시간들이 금새 지나갔다
밥도 먹지 못하며 이불을 끄억끄억 씹어가며
미련하게 겨울방학을 보내던 내 우울한 감정의 시작도 벌써 5년전
아직도 우울함을 떠올리면 그때가 떠오르는걸 보니
그때의 상처가 크긴 컸나 보다

사랑과 인연의 사이에서 방황하던 시간들은
줄어들기는 커녕 버릇처럼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나의 못된 버릇은 누가 알려주지도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게다가 젤 중요한건 누가 고쳐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대 중반 무렵의 겨울 어느날, 이제서야 난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내가 얼마나 무식한 놈이었는지를 지하철에 앉아 책을 읽으며
가슴 깊이 깨닫고 느끼고 있다

선생님한테 100번을 설명을 들어도 문제를 풀어보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그런 답들
하지만 문제를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문제를 붙잡고 앉아 았으면
교과서를 당장이라도 집어 던져버렸어야 정상인 그런 인생의 고민들
그 고민들을 가슴 깊이 안고서 몇년이고 미련하게 이렇게
수많은 인연들을 절벽속에 던지고 나서야 하늘은 왜
이런 허무한 결론을 이제서야 알려주셨던 것일까

이야기가 절정에 도달할수록 그 변화는 격해지는 것일까
이보다 더 복잡하고 다난할 수 없었던 내 인생의 2008년속에서
나는 내 고민의 절정을 느꼈고 그 절정의 모든 문제들에 봉착했었다
1월의 그날, 2월의 그날, 3월의 그날, 4월의 그날, 5월의 그날, 6월의 그날
7월의 그날, 8월의 그날, 9월의 그날, 10월의 그날, 11월의 그날
그리고 오늘, 12월의 그날
이 글을 쓰게 되기까지 2008년은 나에게 한달에 한번꼴로
문제를 던져주고 고민을 던져주고 해결책은 주지 않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우울의 한계는 한달에 한번이었을까
이제서야 신은 나에게 별거 아니라는 듯 몇문장의 글들로 답을 던져주셨다

이렇게 될 것이었던건가
몇년간의 수많은 고민의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잃어버리게 된 인연, 어짜피 모든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물 다섯의 문턱앞에 선 나는, 그 누구도 쉽게 들어설 수 없는 문을
그래, 생각보다 쉽지 않게 들어서는데 성공했다

아련함의 미학, 우울함의 마약, 그 나락으로 떨어지는 공포감도
올해가 떠나가기 전 가뿐하게 한번 더 맛보게 해주었고
너의 그 공포는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절묘한 타이밍에 알려준 지금의 세상

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아직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주변의 인연들이
조금씩 내 결론에 실마리를 던져주기도 했었다
그렇게 헐벗으며 끝나지 않았어도
그저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기회가 존재했었다
근데 왜 이제와서 다시
나를 이렇게 한껏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놓고
쓸데없는 허무함과 안타까움까지 마지막까지 맛보게 한채
다 완성되지도 않는 나의 마음에 답지를 던져준 이유는 무엇일까

난 대체 이 2008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2009년을 맞이해야 하는 것일까

참 오묘하다 이 세상
다 벗겨졌다고 생각되는 마음도 양파껍질처럼 끝도없이 벗겨지고
다 알았다고 생각될때 쯤에 다시한번 뒤통수를 치는 이 세상
1년내내 수능공부해서 눈감고도 문제를 풀 수 있을정도로
세상에 익숙해진 수험생이 되려면
얼마나 더 살아야 하는 것일까

궁금한 나날들

나를 버렸던, 아니 내가 쓰레기로 만들어 버린 수많은 그대들은
이 세상 어느곳에서 다양하게 숨쉬고 살아갈텐데
그 많은 영혼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나는 미래의 영혼들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으며, 무엇을 남겨야만 하는 것인가

궁금한 나날들

마지막에 던져진 영혼은 도저히 결론이 나지 않는다
몇번의 실수, 그렇게 멀리 갈줄은 몰랐는데
그냥 그렇게 내버려두기 가장 어려운 조건
그 조건을 앞에두고 나는 마크툽을 알아버렸다

왜 세상은
해결될것처럼 해놓고
계속 고민을 던져주는 것일까

내 인생의 바이블같은 존재라도 있었으면 하는 나날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이게 인생이겠지?
하면서 그냥 버텨볼만큼 더 버텨보게 될 나날들

2009년은 그렇게 다가 오겠지?

수고했다 2008년의 태현아
by 태방 2008. 12. 24. 00:30

두려움이 갈수록 거대해 지고 있다. 오랫만의 기분. 아무것도 옥죄어 오지도 않고 아무것도 압박해 오지 않지만 스스로 움츠러 들며 추워지는 겨울의 찬바람에 나는 자꾸만 몸을 숨긴다. 이제는 과거로 버려도 될 환상을 나는 끝까지 놓지 않고 바들바들 떨며 발끝에 매달아 둔다. 지고 가기도 어려운 이 짐을 왜 나는 놓지 못하는가. 아니 놓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지가 않는다. 이런 내가 나 스스로도 싫지만 어쩔 수 없는 걸. 온몸을 감싸고 있던 거머리 같은 이 짐을 이제서야 겨우 다 떼어 낸 줄 알았는데 한발 딛으려고 보니 아직 내 발아래 마지막 한줌의 돌덩이가 남아있다.

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허물을 하나씩 하나씩 벗어내도 본질을 흔들지 못한다. 그 본질이 벗겨질때까지 스스로를 포장도 하고 깎아내기도 하며 버텨보지만, 과연 이 얼룩이 언제쯤 지워질가에 대한 의문은 지금의 공포감을 근본적으로 불러오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아, 어쩌다 이러한 순간까지 오게 되었을까. 나만 모르고 있던 내 주변의 변화들이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내 눈에는 온통 슬픈 일들 뿐이다. 행복해야 하고 즐거워야 하고 그래야만 나는 이 땅에 설 수 있었건만, 결국 쓸데없는 자잘한 것들때문에 나는 하염없이 무너진다. 지금의 이 상황, 또 나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담배피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럽다. 아니 담배 한개피로 근심을 잊을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담배가 아니더라도 무엇이든 그 근심을 잊어버릴 수 있는 간단명료한 뇌의 의식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다. 나는 미친듯이 복잡하고 기괴한 사고력을 가진 관계로 이런 위기때마다 스스로의 속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그래도 제법 의젓해진 스물넷의 허세는 그나마 나를 자연스럽게 세상속을 걸어다니게 한다. 비틀거리며 술잔에 나를 밀어넣던 예전의 시기에 비교하면, 전화기를 붙잡고 창문으로 뛰어내리지 못할 용기를 하찮은 속삭거림에 던져버리는 시기에 비교하면, 꾹참고 이불로 들어가 다음날이 되어 새로운 기분이 되기를 기다리는 나의 의젓함은 나도 철이 들었구나라는 착각을 들게 한다. 슬슬 퇴화되어가는 기억력덕택에 인생의 모든 물음들을 다 기억해내지는 못하지만, 덕분에 나는 했던 질문을 쳇바퀴처럼 계속 반복하면서 모든 발전가능성을 죽여버리고 재미없는 인생의 터널에 진입하는데 성공하였다. 망할, 내 청춘의 고민이 이렇게 결말지어질꺼 였다면 그렇게 비참하게 살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남은 나의 존재가 이러하다면, 만약 내 인생의 말로가 이렇게 이어진다면, 만족하지도 못할 인생을 기억하면서 죽어가야 한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지금의 나의 모습, 그리고 미래의 나의 모습.

모든 불안감은 기다림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결국 지금의 문제도 아무렇지 않게 종료될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극도의 공포이다. 기다림이후의 결론은 지금가지 두가지 경우의 수만이 있었다. 기다림에 지치거나 기다림이 무의미해지거나. 그 둘다 결국 나를 허비하고 남는것 없이 허송세월이 되어 버린다. 기다리는 것을 잃던가 혹은 나를 잃던가 하는 식으로 결국 무언가를 잃게 되며, 그 박탈감에 또 하염없는 세월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래도 발전을 상상하면 기분이라도 좋았는데 이제는 무식한 기억력 덕택에 이러한 기대조차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이놈의 비열한 인생이여.

연말은 언제나 특별했다. 1년간의 나를 돌아보고 새로운 1년을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걱정만이 남았다. 몇가지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마치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평화통일가정당의 후보중 누굴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만큼이나 쓸데없는 선택지만 남아있다. 일상도 나에게 평범함을 강요한다. 나는 점점 작아지고, 주변은 나를 점점 멀리한다. 소중한것들을 잡으려고 하면 점점 멀어진다. 그 어느것도 가까이 하지 말고 혼자 남으라고 세상은 강요한다. 재미도 없다. 감동도 없다. 쓸데없는 포장과 허영만 가득하다. 기쁜척은 해줄 수 있지만 결국 기쁘진 않다. 진심이 아닌게 눈에 보일때마다 헛웃음만 나온다. 이 허무함의 공간, 그 속에서 나는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 쓸데없이 분주해진다.

그래. 춤을 추자는 결론. 이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순간 살아남으려면 춤을 춰야 한다.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재즈의 선율은 심장박동을 키운다. 젤리와 같은 커넥션은 오르가즘을 불러 일으킨다.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바보같은 이 공간에서 춤을 추는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 혹자는 이를 열정이라 하겠지. 혹자는 이를 춤바람이라 하겠지. 하지만 난 살기위해 춤을 추고 춤을 추기에 살아간다. 거창하게 의미라도 부여하자. 그래야 공포감을 잊을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아무도 모르게 나만 알수 있도록 연결을 이어가면 그것만으로 조금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때 까지 조금만 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자. 이 시간이 끝나면 난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을 테니. 그것이 잠시 나를 덮어둔 포장이라 할 지라도.

by 태방 2008. 12. 19. 01:00

능력이 있거나 잘난 사람들은 반드시 잘난척을 할 수밖에 없다
능력을 숨기고 봉인하지 않는 이상 그 능력이 드러날 수 밖에 없고
그건 결국 자연스레 잘난척(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이 된다
이 사회의 구조상 튀면 질투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기에
그런 사람은 자연스레 모난데 정 맞고 이리저리 치일 수 밖에 없다
어떤 이유에서건, 어떤 상황에서건 말이다

반면 스스로 자만에 빠져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잘하는건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지만 그 잘하는 정도에 쉽게 만족하고
남들에게 그 능력을 보여주는데에만 집중하게 되어
발전이 줄어들고 성과도 내지 못하는 무딘 천재들을 우리는 종종 접하게 된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위의 두가지 상황을 모두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
잘난척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낮출줄 아는 노력이 필요하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겸손을 의미하는것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화를 통해서 점수와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조절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63빌딩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지만 그보다 높은 빌딩은 전세계에 얼마든지 있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라 할지라도 그보다 더 높은 하늘이 없는것은 아니다
잘난것을 알리는것은 사실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노력하고 보여주면 자연스레 드러나는게 개인의 능력이다
(특히나 보이는것이 모든것인 세계에서는 말이다)

뭐 성공이 목표인 사람들에게는 어필도 중요한 덕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필을 하는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어필은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여줄 것인가 이다
(물론 겸손이 이런 효과를 조금 감소시킬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에게는 겸손하는것이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있어서는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노력하고 발전하며 더 좋은 능력을 얻을 수가 있다

지금의 나의 모습이 만들어 진 데에는
(즉 내가 가지고 있는 몇몇의 능력이 완성된데에는)
도전의식이나 승부욕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건 겸손의 미덕이 아니었을가 싶다.

by 태방 2008. 12. 15. 23:55
살아가면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아니 다시 이야기 하자 살아가는것은 많은 사건들의 연속이다
심지어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다가 방구를 껴도 그건 사건이다
(일단 냄새는 나지 않는가 ㅎㅎㅎ)

사건은 우연적이기도 필연적이기도 하다
게다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건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인 영향을 만들어 낸다

그 관계속에서 그 사건속에서
다양한 우연과 필연을 접하지만
인간은 둔하고 바보같아서 모든 사건을 필연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게 뭔 소리인고 하니
나는 상대에게 무의식속에 던진 아무렇지 않은 사건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필연이 된다면 그 의미는 달라진자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사건이 생겼는데
한쪽은 우연이 되고 한쪽은 필연이 된다

이는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이다
지하철을 타다가 옆사람과 부딫쳤어도
무심결에 지나간 사람은 우연일 것이고
신경쓰여서 짜증을 내면 그건 필연으로 느껴질 것이다
(특별하게 생각하는 순간 그건 필연이 되어버린다)

사소한것들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삶은 피곤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 무엇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판단하는것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지만
우연은 우연일뿐 필연은 필연일뿐
그 사이의 무언가를 잘 신경써야 하는 하루하루가 고단할뿐
그 이상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오돌오돌 찬바람에 떨면서 문득 생각났다

결국은 편하게 살라는 말 ㅎㅎ
by 태방 2008. 12. 6. 02:59
이놈의 티스토리의 하얀 배경화면은 정말 글쓰기 싫어지게 만든다
무슨 타자연습의 글자 채우기 기분도 아니고 이거 원;;;
글쓰기는 재미있어야 하는데 여기다 글쓰고 있으면 무슨 보고서 쓰는 기분이다
아 짱나

글쓰기가 한참 즐거웠을때가 있었다
글쓰기를 시작한건 아마 대학교 1학년때 홈페이지를 열어서일때쯤
아직도 그 홈페이지가 사라지지 않고 존재한다는건 참 신기한 일이다
하루하루 떠오르는 생각들을 날리기 싫은 마음에 아침에 일어나 저녁까지
홈페이지에 어떤 글을 쓸까를 고민하면서 자기전 12시쯤에
뭔 소린지도 알수없는(지금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글들을 마구 끄적대곤 했는데
(그런 글들이 1000개가 넘어가는걸 볼때면 정말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정도;;)

그렇게 글을 남기는 것이 나를 남기는 것이고 나를 남기는 것이 나를 보이는 것이라고
무의미한 고집을 피우면서 글을 썼던것 같다
(그래서 조회수가 낮으면 상처받고 막 그랬기도 했고;;;)

싸이 다이어리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의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처음에는 내 생각을 돌출해 내기위한 공간으로서 블로그를 사용하다가
어느날 문득 블로그에 쓰고 있는 내 글을 볼때면
개요없이 초록없이 그냥 마구 갈겨도 완성된 글은 결국 나 자신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교지편집위원회를 하면서 생각을 짜내며 글을 쓰던 버릇은 조금씩 버려지고
그냥 떠오르는대로 족적을 남기며 잡글이 되는 버릇도 고쳐나가다 보니
나의 글은 어느새 기나긴 장문이 되고 나의 생각이 되고
그 글이 나의 행동까지 결정짓게 되는 그런 상황

예전 네이버 블로그에 써놓은 글들을 보고있으면 나조차도 가끔씩 놀랄때가 많다
비밀을 말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숨기고 싶은 마음에 배웠던 은유의 기법들과
힙합동아리를 하며 가사를 쓰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탐구했던 라임의 운율을 이용한 대구의 기법들과
말주변이 없고 언어능력이 부족해 무엇이든 주변의 사물에 같다 붙이면서 배운 직유의 기법들
그 모든것이 어우러 지면서 완전히 내 감정에 빠져들어 정말 손가락만 움직여 가며 글을 쓰다보면
그 글은 그 글 자체로 온전히 나의 마음이 되어있고 나의 생각이 되어 있을때가 많았다

나는 말보다 생각의 속도가 더 빠른 편이다(그게 절대 좋은것은 아니라는것을 미리 밝혀두고;;)
덕분에 말도 많이 더듬고, 내가 말해놓고도 무슨말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고
나의 생각을 설명하는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을 쓸때는 오히려 나의 생각의 속도는 조금 느려진다
왜냐하면 말은 뱉으면 그만이지만 글은 써야 글이 되기 때문에
내 타자속도보다는 더 빨리 생각을 할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의 방향대로 손을 바삐 움직이게 되고
그러면서 나의 생각을 차분하고 천천히 정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글을 쓰면 쓰고자 하는 방향과 다르게 삼천리로 빠지더라도
결국은 마지막 한줄을 찍고 나서 글의 결론과 나의 결론이 일치함에
또 그것이 아주 바람직하다고 느낌에 스스로 만족하며 확인 버튼을 누르곤 한다

2007년 그리고 2008년 내가 끊임없이 변하고 끊임없이 부딫치면서
끊임없이 힘들어 하고 끊임없이 고민했던 시간들
그 시간들을 나는 여과없이 블로그에 글을 이용하여 풀어 대었고 그 속에서 나를 만들어 갔다
블로그는 정신없이 버려진 나를 찾는 나만의 소통 공간이었으며
말하지 못하는 모든 고민들을 담아내는데 이용한 공개되어 있으면서도 폐쇠된 공간이었다
(블로그는 일부러 들어오지 않으면 읽지 않으니, 리플로 티내지 않으면 읽은줄 알수도 없으니
나에게는 아무도 읽지 않는 비밀 일기장같은 느낌의 공간이었다
물론 힌트도 주지않는 극단적 은유의 표현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2008년 들어와서는 그런 특성이 더더욱 강해져
거의 스트레스의 해소 장소 + 케묵은 감성의 발효공간 + 뒤틀린 고민에 대한 분노 표출의 공간으로서
블로그를 많이 활용했던거 같다
뭐 스스로의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속에서 경험한 끊임없는 고뇌와 고통은 여전히 괴로웠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건 그 기간동안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 수많은 사람과 수많은 경험들이
내 블로그속에서 마구 헤집어져 갔고 욕먹어 갔으며
나 스스로 또한 그속에서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며 삶을 연명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다 4주 훈련을 갔고, 짧은 4주동안 인생의 빅뱅의 경험하며
내 이런 글의 최후의 종말점이라 할 수 있는, 2시 불침번 끝나고 눈물을 참아가며 화장실에서 몰래 쓴
녹색 육군편지지에 적혀진 세장의 처참한 논문을 끝으로 난 절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에 쓴 글들은 의무감 + 아직 잔존해있던 과거의 버릇때문에 쓴거라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그 이후 스스로에게 쿨 해지기 위해 여러 실수들을 겪으면서 온전한 나를 찾는데 성공했고
(스윙이 그 속에서 나에게 톡톡한 역할을 해주었다 정말로 눈물겹게 감사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시 나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록의 욕망이 떠올라
다시 이곳에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었다
(이 역시 글 쓰면서 생각해본 바이다..;; 처음부터 이런 의도로 쓸 마음은 전혀 없었다 ㅋㅋ)

뭐 감성의 쓰레기통이야 싸이 다이어리라는 아주 조용하면서도 훌륭한 공간이 있으니
과거의 잔존해있는 20대 초반의 김태현의 방황의 흔적은 거기에다 열심히 묻어두면 될 것이고
이곳에다가는 이십대 중반의 김태현에 대한 온갖 소고들을 가득 담아두면 되지 않겠냐 싶다
그래야 또 성장할 것이고, 좀더 멋진 이십대 후반의 김태현이 완성될 것이지 않겠냐 싶고

글이라는게 이래서 참 재미있다
남의 글을 읽어도 내글이고 내글을 써도 내글이다
글이 내가되고 내가 글이될 수 있다면 글만큼 재미있는 취미생활도 없을 것이다
(물론 글이 내가되는데 드는 이해력과 내가 글이될 수 있는 진솔함을 갖추는데는 수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기전 10분간의 글쓰기 시간만큼 나를 정리하는데 훌륭한 시간이 존재할까
바쁜 일상에서 이런 틀을 계속 유지하고픈 욕망이 이놈의 허여멀건한 글쓰기 창에가다;;;
장문의 논문을 작성하는 가장 큰이유가 아닐까 싶다 ㅎㅎ
by 태방 2008. 12. 4. 01:20

1. Sex and the City는 유일하게 전편을 다 본(게다가 두번 이상) 미드이다.
그  재미있다던 미드들 주변에서 여러번 권한적 있지만
이상하게 10화를 넘지를 못하는 편이다(그만큼 드라마를 진득하게 못본다는 반증이겠지만)
뭐 암튼

예전 케이블에서 하던걸 종종 보던게 눈에 익어
언젠가 통채로 다운받아 보기 시작하던것이 처음이었다
뭐 어린마음에 드라마 제목이 야해보여서 봤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의 매력은 다른곳에 있다는건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드라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캐리의 나레이션은
이 드라마의 컨셉을 가장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는 장치이다
이 드라마는 이야기는 있지만 그 이야기가 저 상류에서 시작되 바다로 나아가는
스토리 전개식의 일반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한화 한화가 하나의 에피소드가 담겨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가 진행되고
그리고 매 에피소드 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속의 일상, 성,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그냥 그림책 넘기듯 넘겨짚고 마는게 아닌, 문제를 내고 답을 푸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 져 있다는것
그것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머릿속에서 언제나 가지고 있는 그런 평범한 질문이라는 것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무수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일상의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가 일종의 예시를 보여주고 모범답안을 만들어 주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전부 여성인 탓에
그러한 희열은 순전히 도시생활을 하는 30대 초중반의 여성들만이 쉽게 느낄 수 있으며
사실 나같은 20대 초중반의 남성이 그러한 감정을 느낀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이 드는게 정상이다.

사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다른데에 있다
캐리의 일상, 미란다의 일상, 샬롯의 일상, 샤만다의 일상은
오히려 나에게는 그냥 부차적인 드라마속의 장치로 느껴질 뿐이고
내가 흥미있게 관찰하는 부분은 주인공들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남자들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사귀다 어떻게 헤어지나의 이야기 이다
이 드라마는 여자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남자들에 대한 여자들의 이야기들을
가장 가까운곳에서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된다
즉 이러한 남자 타입은 여자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저러한 남자들 앞에서 여자들이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여자들끼리의 은밀한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희열에서 나는
이 드라마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할 수 있다
(물론 4부 이후 그저그런 멜로 드라마가 되어버린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 큰 틀은 흔들리지 않았다는것은 뭐 불행중 다행이랄까)

2. 아내가 결혼했다를 얼마전 동호회 사람들 열명쯤과 함께 단체로 관람을 했다
뭐 본사람들은 알겠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두 반응이다
"이런 쓰레기 영화가 있어?"와 "이런 신기한 영화가 있어?"
(네이버 평점이 6점쯤 되는데 그 이유가 절반은 1점, 절반은 10점을 찍어서 이다 ㅋㅋ)

우리 그룹들은 역시나 남자들은 다 욕을 입에 달고 영화관을 나왔으며
여자들도 대부분은 머릿속에 물음표를 백만개를 그리면서 어물쩡하게 나왔다

뭐 맞는 말이다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사실 나는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한 4년전쯤 아는 후배를 통해서 미리 접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 소설로 일부일처제 문제에 대한 토론을 했었는데
나는 당시 워낙에 일부일처에 대한 강렬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토론이 되질 않았지만

몇년이고 지나서 다시 이 영화를 바라보게 되었을 때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마지막 바르셀로나 장면까지 완벽하게 몰입해 가면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주제는 '바람핀 여자의 망나니 짓 콤보세트'도 아니고
'손예진에 미친 어리버리 남자의 진상짓 콜렉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부일처제에 대한 사회를 향한 정면 비판'도 아니라고 본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가장 큰 주제를 말한다면 난 '결혼제도에 대한 재조명'이라 보고 싶다.

결혼에 어떠한 선입관도 없었던 여자 주인공이 결혼을 하고
사랑과 결혼을 결합시키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결혼생활을 남편에게 오히려 역제시한 영화
그 속에서 사회의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준 영화
나는 이 영화를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영화를 좋게보건 나쁘게 보건 모두 이 물음에는 다들 동의를 했다
"평생 한사람만을 사랑하며 살아가는건 어려운 일이다"라는 것
그럼에 바람피는 남편도 존재하고 바람피는 아내도 존재하는 것이라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

우리는 바람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는 종종 보면서
(그리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즐기면서)
왜 이 영화는 그렇게도 거부를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 생각해 봐야 할꺼라 본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책임을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바람을 나쁜것으로 만들어 버리느니
인간의 본성에 충실하여 결혼이란 제도를 재조명 해보는게 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물론 나 역시도 선입관이 있을테고, 실제로 영화처럼 할 수 있을꺼라는 자신은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 결혼이 멀리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더 옳은 방향이지 않겠냐는 것이다)

내가 사람들한테 농담삼아 한 말이 있다
"영화속의 손예진이 내 부인이라면, 그리고 김주혁을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해 준다면
다른 남편이 한다스는 더 있더라도 결혼해야지~"

뭐 사실 그렇지 않은가 남자들 ㅎㅎ

3. 정이현 소설을 처음 본건 친구가 추천해준 '달콤한 나의 도시'라는 책에서 였다
나를 잘 알고있는 친구중에 하나인데 그 친구가 나한테 그 책을 추천하면서
'나는 별로였지만 너는 재미있어할꺼 같다'라 그랬던거로 기억한다
뭐 역시나 빌리고 나서 3일만에 후딱 읽어 버릴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전에 서점을 갔는데
정이현씨가 유명해지게 된 대뷔작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는 책이 보였다
첫장만 읽었는데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는 생긴거도 괜찮고 의대에 다니구
무엇보다 키스를 엄청 잘해서 맘에드는데.. 차가.. 차가 없다;;
그래서 별로 학력도 안좋고 생긴것도 별로이지만
스포츠카를 끌고 다니는 다른 남자 하나를 더 만난다
뭐 대강 그런 내용이었던거 같은데

보자마자 아 이거 참 재미있네 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그 부분이 인상깊어서 이다)
사실 나는 차가 전혀 필요하지도 않으며(대중교통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다)
심지어 면허도 없지만
만약 내가 잘생기고 의대에 다니고 키스를 잘한다 할지라도
차가 없으면 여자들은 불편해서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거

여자들의 그런 사고방식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달콤한 나의도시를 읽으면서도 그런 희열이 조금 있었다
세명의 남자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
남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여자들은 그렇게 자신의 주변을 여러가지 따져가며 이미 생각하고 있고
그속에서 살아남는 남자들은 결국 여자들의 마음에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 마음속을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책이 바로 정이현씨의 소설들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Sex and the City가 된장녀 드라마라고 욕하는 남자들도 있고
아내가 결혼했다가 여자들이 바람피려고 별짓을 다하는 무책임한 영화라고 말을 하는 남자들도 있고
정이현씨의 소설을 여자들 허풍이나 채워주는 바람같은 소설이라 생각하는 남자들도 있겠지만

어쨌건 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여자들이 바라보는 남자의 시각은
이렇게 하나하나 살펴가면서 보지 않으면 익숙해지기 조차 힘든 그러한 세계인 만큼

이런것을 무조건 버리지말고 흥미있게 보는것은 꽤나 재미가 쏠쏠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의식하지 않아도 내가 이런 내용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근본적인 이유라는 생각도 역시)

뭐 이미 마초적 성향은 진작에 버리려고 노력하고
여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데 한껏 즐거움이 들려버린 이상
이런 이야기들을 남자들의 세계에서 터놓는다는건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세상의 절반과 싸우지 않고 타협하며 살아가는게 더 바람직한 일이라면

남자들도 이런 세계에 조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뭐 꼭 생기고 싶어서 그러는건 아니고;;;)



by 태방 2008. 11. 9. 23:53



푸하하하하
바로 이해했음
by 태방 2008. 10. 1. 15:32

음악을 함께 들으면서 보시면 더욱 느낌이 배가된답니다
(언니네 이발관 5집)


관심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내가 온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아무도 찾지 않고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을 바라며
살아온 내가 어느날 속삭였지 나도 모르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게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길 따라 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먼저 손 내밀어 주길 나는 바랬지

나에겐 넌 너무나 먼 길
너에게 난 스며든 빛
이곳에서 우린 연락도 없는 곳을 바라 보았지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게

평범한 신분으로 여기 보내져
보통의 존재로 살아온 지도 이젠 오래되었지
그동안 길따라 다니며 만난 많은 사람들
다가와 내게 손 내밀어 주었지 나를 모른채

나에게 넌 허무한 별빛
너에게 난 잊혀진 길
이곳에서 우린 변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었지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나를 너에게 준게

나에게 넌 너무나 먼 길
너에게 난 스며든 빛
언제였나 너는 영원히 꿈속으로 떠나버렸지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었지
가장 보통의 존재 별로 쓸모는 없지
나를 부르는 소리 들려오지 않았지

가장 보통의 존재 - 언니네 이발관


한동안 연락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나는 너를 잠시 떠나 있어야 했다. 조금 불안은 했지만 아무 일도 없을거라 생각했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그런 시간, 나에게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너에게는 그러지 않을거라 예상했었다.

보지 않았던 그 긴 시간동안 난 큰일을 저질러 버렸다. 너를 마음에 두었다. 나를 너에게 주었다. 힘든 순간 떠오르는건 너의 모습 뿐이었다. 언제나 나를 보며 감동의 별빛을 내려주던 모습은 천사와 다름 없었다. 아니 너는 그대로였지만 내 마음속에서 꽃이 되어 피어났다. 나조차도 모르게, 그렇게 기나긴 시간 고통과의 싸움에도 너를 그리며 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었다.

난 특별할 수 없을꺼라는 절망의 고통, 너는 그 고통을 순식간에 꿈같은 희망으로 바꾸어 주었다. 나의 기억을 누군가에게 남기기 위해 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쳐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모두 그냥 지나가는것 조차 귀찮아 할 뿐이었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무서워 둘 사이의 공간마저 없애버리려 하였다. 하지만 너는 아닐꺼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너는 특별했기 때문에, 나 역시 너에게 특별할 줄 알았기 때문에. 특별할 줄 알았기 때문에.

하지만 그 모든것은 꿈이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내 모든 고통이 끝나면 너를 반갑게 부르려고 했던 목소리는 거품이 되어 바닷속에 흩어져 버렸다. 그렇게 나를 향해 속삭이던 너의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너의 기억속에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 그런 보통의 존재가 되어 버렸다.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 하지만 넌 특별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어버리고 나서야 나는 현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이 묘한 기분이 정말 귀찮다.

그대는 무엇이 진심인가요?
항상 알 수 없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어.

한마디에 마음이 괴로워져요.
다시 고통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어.
난 외로이 혼자서 따져보아요. 그댈.
이제야 조금은 편안해져요.

누군가 나만의 진실 알고 있을거야. 사랑과 우정 모두 괴로움인 것을.
믿을 수 없을만큼 날 괴롭히던 사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웃고 있네요.

그것이 그대의 정말로 진심인가요?
나는 이젠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어.
흐르는 물처럼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댈 비로소 조금은 알게 되겠죠.

그때 그대가 전부였던 잠시 동안엔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믿고 싶었지만
이젠 모든 걸 잊으려 해도 잊으려 해도 잊으려 해도..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 언니네 이발관


너는 죽을때까지 믿을 수 있을거라 생각 했었다. 하지만 넌 무참히 나를 짓밟고 떠나 버렸다. 아니 넌 나를 짓밟지 않았지. 나를 가지고 놀고있어 너는. 내가 돌아오는 날 너는 나에게 말도 안되는 말 한마디를 남겨 놓았지. 내가 오기를 기다린다고. 웃으며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그렇지 않다는걸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너는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 있어. 아니 거짓말은 아니겠지. 하지만 나는 더이상 이해할 수가 없어. 너의 말은 여전히 나에게 눈물이 날 만큼 가슴 깊이 저며오지만, 그것에 나를 맞길 수 없다는건 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나를 혼란하게 하지 마. 너를 욕하고 싶어. 너를 부셔버리고 싶어. 나에게 돌아올 수 없으면서 그런말을 하는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어. 나의 모든것을 알고 있는 너는 나의 이 마음만은 절대 모르겠지. 나의 이 괴로움을 너는 절대 모르겠지. 다시 돌아온 나에게 넌 반가움의 미소를 다시금 보내주었어. 하지만 그 미소가 나를 더욱 괴롭히고 있다는걸 너는 아니.

너가 세상의 모든것이었던 순간, 너라면 난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꺼라 믿고 있었지만. 넌 나에게 상상할 수 없는 큰 희망을 주는 척 하며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넘겨 주고 말았어. 이게 너의 목적이었니? 이게 너의 진심이었니? 넌 상상할 수 없는 큰 악마야. 악마. 그렇지 않고선 니가 나에게 이럴수는 없는거야. 절대. 절대 그럴수 없는거야.

그대의익숙함이항상미쳐버릴듯이난힘들어
당신은내귓가에소근대길멈추지않지만
하고싶은말이없어질때까지난기다려
그어떤말도이젠우릴스쳐가

앞서간나의모습뒤로너는미련품고서있어
언젠가내가먼저너의맘속에들어가
하고싶은말이없어지지않을거라했지.
그랬던내가이젠너를잊어가.

사랑했다는말난싫은데아름다운것을버려야하네
넌말이없었지마치아무일도아닌것처럼
슬픔이나를데려가데려가

나는너를보고서있어
그어떤말도내귓가에이젠머물지않지만
하고싶은말이없어질때까지만이라도
서로가전부였던그때로돌아가
넌믿지않겠지만

사랑했다는말난싫은데아름다운것을버려야하네
난나를지켰지마치아무일도아닌것처럼
그동안의진심어디엔가버려둔채

사랑했었나요살아있나요잊어버릴까얼마만에
넌말이없는나에게서무엇을더바라는가
슬픔이나를데려가데려가

아름다운 것 - 언니네 이발관


너에게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여러번 확인을 한다. 너는 나에게 친히 눈으로도 보여주었다. 너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나에게는 그것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는 너의 존재. 그 존재를 눈앞에 두고서 할수 있는 것이라곤 너를 잊는것 뿐이다. 잊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영원한 고통을 남겨 주겠지. 너의 아름다움은 이미 다른곳에서 빛나고 있는걸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기에. 더이상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름다운 것을 잃는다는 것 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인 너를 잃는 건 내 인생에거 가장 아픈 부분을 칼로 도려내는 기분이다. 심장을 떼어네는 기분. 심장박동이 멈출것 같은 고통들이 나를 억누른다. 슬픔은 슬픔을 만들고 그 슬픔이 나를 더더욱 슬프게 만든다.

너가 그냥 너 홀로 남아있을 때는 우린 서로에게 아름다운 존재였을꺼라 믿는다. 너와 나의 잊을 수 없는 그 교감. 말 한마디가 가슴에 닿아 심장의 피를 뜨겁게 데웠던 그 순간들. 나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넌 더이상 나에게 말 할수 없고 난 너에게 더이상 들을 수 없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뒤돌아 서 눈믈을 흘릴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나를 파괴시켜야 한다. 나를 지켜야 한다. 진심을 버리더라도 나는 나를 지켜야 한다. 미쳐버릴 순 없다. 죽어버릴 순 없다. 그렇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의 너를 파괴시켜야 한다. 너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지만, 그래도.

아무 일도 없었길 난 바랬나?
소리 질러 보았지 화가 나서
불빛은 반짝이고 난 외로이 어디론가 갔었지 지금처럼

너의 기억 아직도 나 애써 지워도 이렇게
아무 일도 없었길 난 바랬지

문득 마주쳤었지 언제였나 소리질러 불렀지 바보처럼
잊지 못하고 있길 난 바랬나? 아무래도 좋았지 오랜만에

난 항상 날 졸라와 피할 수 없어 이렇게
보이지 않게 달아날거야
듣고 싶지만 너의 목소리 잠시 기대어 서 있었을 뿐야

너의 기억 아직도 나 애써 지워도 이렇게
보이지 않게 숨어버려도 듣고 싶어져 너의 목소리
잠시 기대어 서 있었을 뿐야

작은 마음 - 언니네 이발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을 줄 알았지만 여전히 그대로임을 난 깨달았다. 너를 욕하면 너가 괴물이 될 줄 알았고 너를 안보면 너가 지나가 버릴줄 알았다. 하지만 오랫만에 바라본 너의 모습은 여전히 눈물나도록 아름다웠다. 그냥 그동안 지나갔던 사람들을 버리는 것 처럼 너도 짧은 시간안에 그렇게 지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이 지겨운 고통에 익숙했다고 생각했지만, 너를 잊는 일은 처음이기에 답답하고 지리멸렬한 기분들을 여전히 남겨두며 작은 마음들을 조각조각 내고 있다.

전화기를 붙잡고 예전처럼 몇번이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떼었다를 반복한다. 오랫만에 들은 너의 목소리. 버릇처럼 우리는 통화하고 버릇처럼 다음에 보자고 이야기 한다. 내가 바보같다. 한심하다. 나의 이런 모습에 미친듯이 화가 난다. 난 왜 이러고 있는걸까. 너는 잊어야 하는 목표인데도 그 목표에 반하는 바보같은 짓만 지속된다. 애써 지운다. 너를 지울 수 있을꺼라 믿는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그것이 내 숙명이고 희망이다.

내 한심한 과거들을 한마디로 일축해 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난 힘들었고, 넌 잠시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을 뿐이야. 너의 이야기들은 단지 니가 나를 조금 더 이해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 마음에 난 잠시 기대고 있었을 뿐이다. 그 말도안되는 논리에 나를 가두고 너를 잊기위해 발버둥 친다. 갓 태어난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만큼 원초적이지만 그렇게 나를 다시한번 가둔다. 그래야 내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곳의 모든게 나와는 상관이 없어.
이제 깨달았지. 이 거리에서 내몫은 조금도 없다는것을.
어떻게 그렇게 소중했던것이 이렇게 버려질 수 있나.
누군가에게 내 맘을 털어놔도 답답한 기분이 가시질 않네.

시들어 가고 있다.
숨소리조차 먼지가 되어가고 있다.

난 더는 여기에 있을 수가 없어. 어디든지 뛰쳐가야만 했지.
누군가와 만나 밤을 지새워도 초라한 기분이 가시질 않네.

알 수 없는 세상이 나에게 너는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을 나에게 해봐도
난 절대로 믿을 수 없어. 인정할 수가 없네.

나는 미로 속을 겁도 없이 혼자 걷고 있다.
마치 유령 처럼..

알 수 없어 왜 너는 나에게 이제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 나에게 사무쳐 오네

난 여기에 있다. 여기에 있어. 너는 볼 수 없겠지만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어. 그말 하던 날의 너를

아름다운 세상이 나에게
너는 아무도 아니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 나에게 사무쳐 오네.

의외의 사실 - 언니네 이발관


나의 존재와 너의 존재 그 사이에 아무것도 없음이 나를 한심하게 만든다. 모든게 특별했던 순간들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달은 순간, 나의 그동안의 끝도 없는 믿음은 한없이 깨져 버린다. 세상이 나에게 수십번이고 말해 주었지만 난 듣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서야 나는 나 자신의 이성질체에게 메아리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이해 하였다. 그래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간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명동 거리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그 속에서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이 공간에 없어도 이 공간은 아무렇지 않다. 우리는 서로에게 그렇게 특별해지고 싶어 하면서도,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린다. 무한히 특별했던 니가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린 것 처럼, 나의 특별한 너 한 마디가 너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한마디 였던것 처럼. 믿을 수 없는 사실이지만 난 믿어야 한다. 아니 믿게 되었다. 현실이 당당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 허무함을 깨트릴 수가 없다. 몇일이고 한사람을 붙잡고 끝없이 떠들어도 가시질 않는다. 사람들을 붙들고 밤새 춤을 춰도 사라지질 않는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나는 그냥 그런 존재일 뿐이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 특별해 지기위해 밤새워 고민해도 나는 보통이다. 너가 떠나버린 이상 난 특별해질 수 없다. 포기하라고 신이 나에게 돌을 던진다.

흥건히 쏟아져버린 물 나는 떨고 있었고
넌 무심히 바라보네
거리에서 이리저리 떠돌다
집으로 돌아가는 너를 붙잡고 얘기했지
“나에게 사실을 전제로 말을 해 그래야 오해 없을 테니까”

넌 원래 그런 사람이야
자기 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
타인의 상처 따윈 상관하지 않아

흥겨운 노랜 마음을 어지럽히고 난 오늘도
내방에서 이리저리 거닐다
집밖으로 나가려 할 때에 걸려온 너의 전활 받았어
“사실을 말할께. 오해야 모든게.” 마지 못해 말했지.

거짓된 사람이야 이젠 상대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
타인의 마음 따윈 중요하지 않아
너의 눈빛은 내게 더는 착하지 않은 것 같아
나의 기분 따윈 신경 쓰지 않아

빛바랜 아이디어 아이디어
빛바랜 아이디어 아이디어
빛바랜 사실을 전제로 말을 해
그래야 오해 없을 테니까

넌 원래 그런 사람이야 맞출 수가 없는 그런 사람이야
타인의 상처 따윈 상관하지 않아
알리바이 별로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야
이 정도 얘기쯤은 나도 할 수 있어
난 그래도 이것보다 성의 있는 걸 바랬어

알리바이. 고작 이 정도로 밖에는.

알리바이 - 언니네 이발관


너의 글들을 몇번 본적이 있어. 너의 말들을 몇번 들은 적이 있어. 그것도 니가 직접 쓰고 직접 말한 단어들. 잊을 수가 없어서 지금까지 난 알고 있어. 당장의 이유를 듣고 싶어. 난 오해를 하고 있어. 아니면 넌 진실을 속이고 있어. 니가 남긴 말들을 보고 나는 지금의 현실을 납득할 수가 없어. 넌 대체 왜 그랬던 거야? 이유가 뭐야? 진실이 뭐야?

이제야 너를 조금 알것 같아. 너는 좀 친절할 뿐인거야. 근데 넌 그래선 안되. 니가 하는 말들은 사실이 아니야. 그냥 친절할 뿐이지. 소중한 말들을 그렇게 남발하는 너는 나를 오해하게 만들었어. 그 말에 나는 미친듯이 힘을 얻었지만, 너는 그런 의도조차 없었지. 주어가 없어. 주어를 달아. 너의 생각들을 내뱉지마. 그것이 한 사람에게 상상할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니까.

넌 바람둥이야. 상처를 주고 떠나는 바람둥이야. 그런 주제에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노래하지.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넌 나를 버렸으니 넌 정말 치사하고 더러운 존재야. 넌 내가 소중하다고 했지만 넌 남을 소중해 하며 살아가지. 어쩌라는 건지. 오해한건 나지만 그래도 나쁜건 니야. 타인의 마음따윈 중요하지 않아 하는 너는 너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거야. 넌 착하지 않아. 전혀 착하지 않아. 나에게 사라졌던 시간동안 넌 도망가 버렸으니 그 시간들을 당장에 책임져. 그렇지 않으면 넌 영영 나쁜 아이로 살아가야 할꺼야.

오월의 향기인줄만 알았는데
넌 시월의 그리움이었어
슬픈 이야기로 남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네

100년 동안의 진심 - 언니네 이발관


오월에 떠난 너
이 바쁜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난 시월에 널 그리워 할꺼야

언젠가 우리
별이 되어 사라지겠죠
모두의 맘이 아파올걸 나는 알아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렇게 정해져 있는걸
세상을 만든 이에겐 아무 일도 아닐 테니까

인생은 금물 함부로 태어나지는 마
먼저 나온 사람의 말이 사랑 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네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준다 했나요
나의 긴 하루 책임질 수 있다고 했죠
그런데 어두워져도 별은 왜 뜨지 않을까요
한번 더 말해줄래요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사랑도 금물 함부로 빠져들지는 마
먼저 해본 사람의 말이 자유 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죽을 만큼 괴로울지도 몰라

인생은 금물 함부로 태어나지는 마
먼저 나온 사람의 말이
사랑 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네

우 예 살아간다는 것은
우 예 별이 되어가는 것이라네

사랑도 금물 함부로 빠져들지는 마
그러나 너는 결국 말을 듣지 않고 어느 누군가를 향해서
별이 되어 주러 떠나게 될 걸

인생은 금물 - 언니네 이발관


즐거운 인생을 살고 계신가요? 행복한 인생을 살고 계신가요? 손 꼭잡고 이 더운 여름에도 화끈화끈 뜨거움을 나누고 계신가요? 조심하세요. 세상은 별로 즐거운 곳이 아니에요. 진심은 도망다니고 사랑은 금새 식어버리죠. 쉽게 사랑에 빠지시나요? 언제나 상처만 받고 계신가요? 조심하게요 그런 당신에게 세상은 아무 자비도 베풀어 주지 않는 답니다. 아픈만큼 성숙하고 계신가요? 아프기만 하다가 즐거운 시간이 다 도망가버린 답니다. 그러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 없어요. 당장 이 세계를 떠나세요. 그리고 즐기세요. 즐거워야 인생이랍니다.

별이 되어준다는 한 사람이 있었어요. 나는 빨리 이 어둠을 벗어나 그 사람의 별이 되어 주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죠. 하지만 별은 아직도 뜨질 않는 답니다. 나의 다짐은 아무 소용 없답니다. 그것이 현실이에요. 환상이 환상을 낫고 그 환상은 당신을 환장하게 할 수도 있답니다. 그 환상이 크고 클수록 말이에요.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세상 사람들은 모두 사랑에 빠져들고 만답니다. 1초만에 눈이 맞고, 2초만에 느낌이 통해서, 3초만에 사랑이 되어버리는 이 세상에서 진심을 바라진 마세요.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것도 사랑이랍니다. 함부로 빠지지 마세요. 그래야 행복한 사랑이 당신에게 찾아 온답니다.

여기 남은건 허망한 말뿐이네
나는 외로이 큰소리로 소리쳐
나도 변하지 않는건 아닐거야
그저 용기를 낼 수가 없었을 뿐

나는 이곳의 외로운 나그네야
머무를 곳을 찾을 수 없었다네
이루지 못한 꿈같은 것은 없지
그저 하루를 넘기며 살아갈 뿐

나는 당신의 영원한 노리개야
멈추라고 할 때까지 웃어야 해
그렇다고 변하고 싶지는 않지
그저 이렇게 하루를 살아갈 뿐

참 더럽게 외로운 나그네야
멈추라고 할 때까지 걸어야 해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과
얼굴 맞댄 채 웃음을 짓네

오 말없이 나는 눈물을 흘리며
어딘가에 있을 너를 느끼고 싶어

내게 남은 건 허망한 말뿐이네
나는 외로이 큰소리로 소리쳐
나는 언제나 이곳에 이 자리에
그저 머무르고 싶었을 뿐인데

참 더럽게 이상한 세상이야
멈추라고 할 때까지 걸어야 해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지
그저 이렇게 하루를 살아갈 뿐

나는 - 언니네 이발관


꿈과 희망의 환상을 잊고 살아간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세상이 무척이나 지루해졌다. 영원히 변치 않겠다던 나의 다짐이 머쓱할 만큼 나는 매 순간순간 극단에서 극단을 오간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난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 있다. 내 인생에 내가 흥미를 잃을 때 쯤 나는 죽음을 맞이하겠지. 그 시간까지 그냥 뚜벅뚜벅 걸어갈 일만 남았다. 이상이라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때, 나의 일상은 극도로 한심해져 갔고, 그 한심한 일상들은 다른 모습으로 더더욱 한심해 지고 있다.

지리 멸렬한 시간들, 사람과의 만남들, 나는 쾌락이 있는 곳으로만 발걸음을 옮긴다. 세상을 바꿀 힘을 찾고자 했던 나는 그 힘에게 세상을 영원히 그대로 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니가 의도치 않은 명령. 하지만 너가 아니더라도 세상은 나에게 미친듯한 강요를 하였을 것이다. 오히려 그 명령 덕분에 나의 고통을 결국 끊어낼 수 있었다. 굴복한걸까? 순종한걸까? 세상에 나를 맞긴 이후 나는 좀 더 편해졌다. 하지만 좀 더 지루해졌다.

한때 나에게 힘을 주던 너의 모습이 떠오른다. 넌 끝까지 나를 이해한다고 이야기했다. 너 역시 나처럼 세상을 바꿔보고자 했던 한심한 이상주의자였다. 너 역시 나처럼 변하게 될까? 아니면 넌 조금더 고통스러워 하다 나보다 더 일찍 세상에 질려 버릴까. 너의 고통들이 보일때마다 난 너무나 슬프다. 내 슬픔을 네가 알고 있음을 알기에. 그 슬픔을 조금 더 일찍 말할 수 있었다면 넌 나와 함께할 수 있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그렇게 험난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어쩌다 이렇게 엇갈린 것일까. 나는 왜 이리도 가기 싫엇던 길을 걸어가고 있는것인가

그렇게 사라져 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네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도 희미해져 갔어

영원히 변하지 않는건 세상 어디에도 없었지
하지만 잊을 수 없는게 어딘가 남아 있을거야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누군가의 별이 되기엔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도 난 가네
나는 나의 길을 가
소나기 피할 수 없어
구름 위를 날아 어디든지 가
외로워도 멈출 수 없는 그런 나의 길

다가올 시간 속의 너는 나를 잊은 채로 살겠지
하지만 잊을 수 없는게 조금은 남아있을 거야
새로운 세상으로 가면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
맘처럼 쉽진 않겠지만 꼭 한번 떠나보고 싶어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많은 세월 살아왔지만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서 난 가네
나는 나의 길을 가
소나기 두렵지 않아
구름 위를 날아 어디든지 가
외로워도 웃음지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고 싶네 그게 나의 길

산들산들 - 언니네 이발관


내가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 누구나 해보는 착각일 것이다. 나의 사랑, 그 틀에 갖혀 언제나 나를 괴롭혔다. 나를 안다면, 나를 안다면 너는 나에게 올 수 있을텐데. 오만한 착각. 그 착각의 틀을 벗어나 난 평범한 존재가 되었다. 부족한 나를 채워가도 나는 부족하다. 난 좀 더 진화할 필요성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운좋게 별들을 가슴에 안고 살지만, 난 아직 조금 부족한가 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 역시 너를 완전히 잊지는 못하겠지만, 너 역시 나를 완전히 잊지는 못하겠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나는 지금의 나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느낌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교감을 하다 보면 난 좀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힘들어 지쳐 쓰러질 일은 없다. 나의 체력은 좀 더 강해졌으며, 여유만만한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 졌다.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누구의 눈치와 간섭도 없고, 변하지 않는 만고 불변의 진리도 더이상 찾지 않는다. 그저 나의 존재만이 특별할 뿐, 그 어느것도 난 고민하지 않는다.

매 순간순간 종착점이 나를 반길 것이다. 눈이 맑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난 별이 될 것이다. 내 빛은 나날이 밝게 빛날 것이고. 그 빛은 나를 웃음짓게 할 것이다. 내가 웃음짓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별들은 무수히 많다. 잊을 수 없는 너는 여전히 그 자리에 영원히 밝게 빛나고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그 빛이 그리워 그곳으로 달려가진 않을 것이다. 우린 조금 가는 길이 어긋났을 뿐이다. 한끗차이가 나를 이렇게 완전히 다른 곳으로 가게 만들었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조금 외롭겠지만, 나를 이해하는 이가 많지는 않겠지만, 즐거울 수 있다면 웃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결국 난 행복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by 태방 2008. 8. 17. 23:39

봄은 지난지 오래고
올것같지않는 무더위도 끝이 조금씩 다가오게 될 시기가 된 이 시점에
주변에서 모락모락 봄의 향기가 피어나는 사람들이 늘었다

문득 시무룩 조용조용하다가
갑자기 부쩍 사랑이야기가 활발해 진 이유는 모르겠다만은
여기저기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일들이 많아진다는건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수가 없다

설레고
떨리고
좋아하고

이 삼박자가 한큐에 가두어진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겠냐만은
주변에 설레여하는 사람들, 떨려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볼때면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시선이 되어버린다

극단을 여러번 거치면서 인간은 결국 유해져 버리곤 한다
지구 끝까지 설레였던 순간들도 많았고
우주 끝까지 떨렸던 순간들도 많았고
세상 끝까지 좋아할것 같았던 순간들도 떠오른다

근데 언제부턴가
그 모든 것들에 대해 크나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순간

설레는 마음은 정말 좋아하는 가수가 새 앨범을 낼 때 느끼는 감정과 동일시 되었고
떨리는 마음은 올림픽 금메달에 한점을 남겨둔 경기를 지켜보는 감정과 동일시 되었고
좋아하는 마음은 친한 이성친구가 여행을 다녀오고 찍은 환하게 웃는 사진을 보는 감정과 동일시 되었다

사랑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차단해 버리지도, 그렇다고 항상 열어놓지도 않은
사랑에 정의를 내리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그렇게 사람을 바라보게 되는
그렇게 마음이 다독여지게되는 순간이 올꺼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이렇게 접하게 되고 나니 참으로 신기하고 새롭고 흥분되기도 한다

사랑은 어디에?
와 같은 바보같은 질문을 여기서 끝낸다는거는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아직도 난 이외수씨의 감상적인 사랑노래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나의 언어가 이 세상에서 이해될 수 있는 구멍이
완전히 막혀버렸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호기심 어린 눈빛이
정말 흔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그저 나 자체로 남기로 작정했다
말로, 글로, 머리로, 생각으로
그렇게 이해되는 것보다는
눈으로, 귀로, 스킨십으로, 마음으로
이해되는 것들이 훨씬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더이상 온몸이 얼어버리고 가슴시려 죽을것 같지 안아도
그렇게 알수없이 이해되는 것들이
사랑이 된다는 것을 일단 '알게는'되었다

알게 되었으니
행하는 길만이 남았다
신이 나에게 부여한 수많은 기회들을 날려 먹었음에도
난 언제나 다시 그 기회들이 돌아올 것임을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마음껏 사랑을 할 기회들을 바라보자
찾지 않고 만들지 않고 구걸하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바라보면 곧 행할 수 있으니까
그것이 사랑이니까

by 태방 2008. 8. 17. 01:10

조용히 늙어가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며
세월을 흘려 보낸지도 꽤나 지겨운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아직도 늙어갈 날들이 10배는 넘게 남았지만
인생의 흰머리가 검정머리로 변할꺼라는 상상이 잘 안되는 기분은
왜이리 삶을 재미없게 만들어 버릴까

내 주변에서 나의 어릴적 모습을 발견한다
또 주변에서 나의 늙은후 모습을 발견한다
인간의 인생이 그리 특별할껀 없는것
자연은 언제나 발생을 통해 진화를 보여주곤 한다
결국 나 역시 특별할거 없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겠지

누구나 이 세상에서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그만큼 누구나 이 세상에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도 없다
잘나기 위해 발버둥치는거 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는것을 알게되고
나는 조용히 또 묵묵히 평범한 인생을 사는데
조금씩 조금씩 시나브로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욱 특별해진다
나의 인생을 묵묵히 걸어갈수록 나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오만하지 않고 편협하지 않으면 된다
이리저리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질 않고
마모가 심한 매끄러운 돌들은 더더욱 광택을 낸다
세상의 강변에서 나는 얼마나 빛나고 있을까
문득 나의 장점을 들여다보고 있을때마다
나는 정말로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노라고 가슴 깊이 새겨둔다

다운된것은 정말로 싫다 살짝 흥분된 기분은 나를 즐겁게 한다
주간의 답답한 일과속에서 신선함은 나에게 활력소를 준다
그 활력소는 술처럼 담배처럼 마약처럼 중독되어 버린다
내 인생을 늙지 않게 만드는 그 유일한 끈을 잡는다
빛나는 보석처럼 살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렇게 매 순간순간 빛나게 살고 있으면
묵묵히 내 속에서 내가 진화하고 있음을 잃지 않으면
뜻하지 않게 생각보다 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을 듯 하다

세상에 더렵혀지고 인내심은 한계에 다달아 가지만
난 여전히 아름다움을 갈구한다

by 태방 2008. 8. 1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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