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해 살아간다는건 어떤 일일까

사람은 당연하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나 중심적으로, 이기적으로 살아간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
나에게 닥친 일들, 나에게 머문 일들
그것들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을때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게 인간이다

남을 위해 살아간다는건 어떤 일일까
내가 아끼는 것들 내 주변의 것들
내가 아끼는 사람 내 주변의 사람
그들에게 웃음을 짓게 해 줄수 있는 것
그 마음을 안고 살 수 있다면
남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일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그러고 살아가는 것일까

우리는 행복을 자꾸만 나 자신에서만 찾아간다
내가 잘되고 내가 멋지고 내가 부자가 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놈의 세상이 완벽하게 돌아가줘야만
행복을 누렸다고 가정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은 내가 없어도 너무나 멀쩡하게
잘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왜 잊고 사는 것일까

내가 내 인생의 중심일 수는 있지만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일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화를 내곤 한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내 주변의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짜증을 내고 답답해 하면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왜 너는 힘들어 하고 짜증을 내고 답답해 하니
나도 힘들고 짜증나고 답답한데 말이야
라고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하곤 한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내 주변의 사람들이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하게 되면
같이 함께하고 축하해주어야 하는것이 당연한데도
왜 너는 기뻐하고 행복해 하고 즐거워하니
나는 이렇게 기쁘지 않고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도 않은데
라고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하곤 한다

너무 각박하다
남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는것은
너무 어려운 일일까?
서로가 서로를 소중해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면
그 연결된 마음끼리는 감정도 하나의 끈으로 엮이게 된다
그러면 남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요 나의 행복이 곧 남의 행복이다
내 배려에 내 도움에 감사해 하는 마음을 받는 것이 행복이요
나의 행복에 나의 기쁨에 같이 환호해 주는 마음 역시 행복인 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쉬운 길들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놓쳐 버리고 살아간다

경조사때 먼저 찾아가 그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배려
오래 연락 안된 친구에게 잠깐 짬내어 안부를 묻는 전화
쓰러져 가는 인생을 술한잔 하며 부등켜 안아 줄 수 있는 마음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주고 받으며 힘들때 힘이 되주는 잠깐의 도움

행동에 매너를 갖추고, 남 기분좋게 재롱떨고, 겸손과 이타를 넘나들며
그렇게 눈에 티나게 남에게 잘보이는 것보다도
사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좀 더 편안하게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행복으로 발전하기 쉬운 법이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사랑과 나눔으로 만들어 가는 행복일 것이다
by 태방 2008. 6. 24. 00:35
오래도 참아온거 같다
끝이 없을것 같던 길이 보이는것 같다

과거의 수많은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아니 머리보다는 심장을 많이 스쳐 지나갔던것 같다
그렇게도 간절히 찾아다니던 영혼의 쉼터들
그렇게도 숨막히게 참아왔던 기다림의 시간들
그때마다 나를 옥죄어오던 아련한 슬픔들
한순간 한순간 환희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통의 감정들
견디기 힘들정도로 나를 괴롭혀 오다가도
이제는 그 마음들이 하나둘씩 익숙해져 올 때쯤

드디어 나는 끝을 보는것 같다

이야기는 끝났다
영원히 순수해야한다고 생각했던 바보같은 믿음의 이야기
느끼고 깨달으며 끝까지 갈 수 있을것 같었던 착각의 이야기
퍼주고 퍼주는 만큼 다시 가득 샘솟았던 나의 마음의 이야기

모든 이야기를 끝낼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었다

난 결국 행복해지고 싶었기 때문에

누가 그랬다
내가 말하는 세상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틀린것은 아니라고
아니 나는 단 한순간도 내가 틀리다고 생각한 적 없다
지금도 난 절대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언제나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난 행복하고 싶다
행복을 위해 나 자신을 새롭게 찾아가는것 뿐이다
언제나 나는 본연의 나로 돌아올 것이고
가장 자연스러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칠 수 있는
치우침없이 더 크게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나서야
나는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영원히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나서야
행복은 복권처럼 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난 사랑해야 한다, 난 행복해야 한다
그 끝까지 나를 몰아가기 위해 나는 새롭게 떠나야 한다
힘들어 하고 어려워 하고 복잡해 하는 나를 버리고
자연스럽고 편하고 행복해 하는 나를 찾아야 한다

마음만은, 소중함만은 절대 잃지 않을 것이다
상상할수 없었던, 영원할것만 같았던 내 잃어버린 행복은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
내가 곧 그 마음이 되기를 항상 기도하면서
나는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가슴 시렸던 수많은 시간들
바보 같았던 수많은 결정들
놓쳐 버렸던 수많은 기회들
미처 몰랐던 수많은 생각들
모두가 새로운 시작으로 들어올 준비가 되어있다
모든 과거들은 술한잔에 털어 버릴 수 있는 강한 심장을 가지고
하얗게 순수했던 백지를 꺼낸지 몇년 만에
나는 마음속의 새로운 연습장을 새로이 꺼낸다
잠시 덮어놓는 순수했던 백지에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이제 행복을 느끼며 또다른 연습을 시작한다
by 태방 2008. 6. 22. 01:08
http://media.daum.net/politics/assembly/view.html?cateid=1018&newsid=20080619110916429&cp=yonhap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비반납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중이라는 연합뉴스 기사가 있네요.
명분상 좋은 일입니다. 일 하지 않았으니 국민의 세금으로 받는 세비를 받지 않겠다라..
하지만 국회 돌아가는 실정을 알게 되면 세비반납이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의원들은 의원회관에 수명의 보좌관과 비서관을 두고 있으며, 한달간 다양한 의원활동을 합니다.
국회에 등원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가장 본연의 임무이기는 하지만, 국회에 있는 시간보다는
국회 밖에서의 일이 더 많은것도 사실이구요
(어떤 국회의원은 보통 6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을 하는데 하루종일 국회에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활동을 위해서는 일정양의 자금확보는 필수입니다.
식비며, 차량유지비며, 의원 사무실 유지비와 직원들의 임금(국회에 둘수있는 보좌관 비서관의 수는
실제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는데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이며, 그 외의 직원들은 세비로 임금을 충당합니다)
그 많은 활동의 자금을 많은 의원들이 세비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사실상 타수입이 없는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직접 생활비로 갖게 되는 돈이 그리 많지는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의원들은 대부분(정말 대부분이!) 개인자산도 많고, 세비 없이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형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비를 반납하더라도 의원활동은 물론, 가족의 생활비 충당에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선진한국당 등 야당의 의원들은 많은 수가 세비를 통해
생활비와 의원활동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세비가 없다면 당장 의원활동에 지장이 오는것이 당연합니다.
장외투쟁을 하고 있고, 현재 국회에 등원을 하지 않더라도, 국회 내에서의 입법업무를 제외한
다른 업무를 이미 수행하고 있고, 기본적인 국회의원활동유지 및 생활비가 필요한 야당의원들에게
한나라당의원들은 그럴싸한 명분을 가지고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야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아마 세비 반납을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 개선 및 장외투쟁의 명분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이러한 제 생각이 너무 오바스러운가요?
by 태방 2008. 6. 19. 14:50

훌륭한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구름이에게

 

■ <검은 세력>의 형성

 

구름아

낼 모레면 쉰 줄로 접어드는 내가 왜 굳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뒤에 숨은 아주 악랄한 집단과 싸워야 한다니까

넌 이명박 정권 뒤에 숨은 그 사악한 세력의 실체를 알고 싶다고 그랬지.

왜 촛불시위대와 경찰이 티격태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넌 알고 싶다고 그랬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그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하도록 하자.

긴 이야기가 될 거란다.

하지만 마음을 충분히 가다듬고 쓴 사람도 좀 생각해서 부디 끝까지 읽어주렴.

이들을 편의상 <검은 세력>이라 부르기로 하자.

이들의 뿌리를 찾자면 저 1910년 우리가 왜놈한테 주권을 빼앗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단다.

 

■ <검은 세력>의 성장

 

안중근 의사가 주권 침탈 원흉 이등박문 가슴에 총알을 박아 꺼꾸러뜨리고,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한 원수를 갚는다고 일본군 장교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여고생이던 유관순 열사가 끝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지가 갈가리 토막나 죽어가는가 하면,

이름 없는 독립군 병사가 광야에서 까마귀 늑대 밥으로 무수히 널브러져 죽어갈 때란다.

 

구름아

이때부터 이네 <검은 세력>은 우리나라를 강점한 왜놈들한테 빌붙기 시작한단다.

처음엔 구멍가게 수준이었지.

하지만 이 구멍가게가 성장해 오늘의 삼성이 되고 현대가 되는 거란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냐고? 아직 21살이라 잘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럴 테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그런 건 학교에서도 배운 적이 없을 테니깐.

오늘날 글로벌 그룹을 지향하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재벌인 삼성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구멍가게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니.

하지만 거대한 몸집인 격투기 선수 최홍만도 갓 태어났을 무렵에 그저 주먹만한 한 줌 어린애에 불과했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게다.

 

구름아

자 그럼 네가 이 구멍가게 쥔장이라고 하자.

또 당시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전체를 <민족세력 + 어중간한 세력 + 반민족세력>이란 도식으로 나누어 보기로 하자.

자 너라면 구멍가게를 커다랗게 키우기 위해 누구를 주력 소비자로 택할 테냐?

물론 가장 많은 개체수를 가진 두 번 째 <어중간한 세력>이어야 할 테지.

자 그럼 다음 이네 <어중간한 세력>에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 해야 유리할까?

 

■ <검은 세력>의 자본력과 권력의 결탁

 

구름아

나도 작긴 하지만 10년이 넘어라 사업을 하는 사람인 건 너도 익히 알지?

그 무렵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의 관리를 받을 때였단다.

정부에서 10여년 넘게 가격을 묶어 놓고 그 가격만 받아라 하는 상품이 있었거든.

근데 그 가격만 받아서는 건물 임대료 관리비는 물론 직원 월급도 못 주는 형편이었어.

어쩔 수 없이 그 이상의 가격을 받고 상품을 팔밖에 방법이 없었어.

그래 때마다 나오는 감사에 때마다 걸리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지.

뭐 그래야 일 년에 한번 맞는 소나기니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넘어가곤 했으니깐.

 

구름아 이 정도라면 이제 얼핏 눈치 챘을까?

 

한번은 감사 받은 지 얼마 안 지나 또 감사반이 닥쳤길래 버럭 소리를 쳤단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 놈의 감사는 맨마다 나오냐? 너들 맘대로 해라.

욱한 마음에 이러고 장부를 감사반 앞에 툭 던져놓고 밖으로 나와 버렸단다.

그래서 결과가 어땠냐구?

하하하 영업정지 45일이었단다. 영업장 폐쇄 아닌 것에 위안을 삼으라고 하더구나.

그래 결김에 다시 대들었지. 차라리 속 시원하게 영업장을 폐쇄하라고.

그러면 영업장 신고 다시 내서 내일부터라도 다시 영업하겠다고. 그랬더니 왈,

―그냥 영업은 해라. 다만 하루 정도 우리가 연락하고 확인 나올 테니 그 날 사진 찍을 한 몇 분 동안만 문 닫고 영업정지 처분장 현관에 붙여두라. 그리고 계속 영업해도 모른 척 할테니.

지들도 미안했던지 이러더구나.

 

구름아 이제 완전히 눈치를 챘겠지?

구멍가게 쥔장인 네가 네 사업을 키우려면 누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매번 오는 소나기를 가랑비나 이슬비로 바꾸는 힘은 또 무얼까?

이걸 세상에서는 정경유착이라고 부른단다.

정치 권력과 상업 자본의 결탁이라 할 수 있겠지.

너도 이제 돈을 만져보면 익히 알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돈을 벌고자 할 때는 소비자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거고

그렇게 번 돈을 쓸 때는 돈 받을 사람 앞에서 목에 한사코 힘주고 당당히 쓰는 법이란다.

 

■ <검은 세력>의 강고한 고착화

 

구름아

이렇듯 구멍가게 쥔장의 돈을 받아는 관리는 한없이 작아지고

돈을 주는 구멍가게 쥔장의 목소리는 날로 커질밖에 없는 거란다.

오간 돈의 액수가 크면 클수록 준 사람이 설령 무리한 요구를 할지라도,

받은 사람은 요구대로 들어줄밖에 딴 도리가 없는 거란다,

이렇듯 상황의 역전이 일어날 때 온갖 검은 이권과 부정을 저지를 수 있고

이래야 빠른 속도로 가게가 회사로, 회사가 그룹으로 또 커가는 거란다.

이네의 이런 학습 효과는 향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50여년을 이어이어 간단다.

이 이야기는 뒤에 또다시 언급하기로 하자.

물론 모든 사업자가 이랬다는 건 아니다.

게중에는 민족주의에 기대 정직과 품질로 빼어난 성과를 이룬 사람도 적지 않지만,

이 이야기 또한 오늘의 주제에서는 벗어나는 거니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자.

 

■ <검은 세력>의 몸집 불리기 1

 

구름아

앞서 3·1 독립만세에 대해 잠깐 말한 거 기억 나냐?

어린 여학생부터 호호 백발까지 철철 피 뿌려 이 강토를 빨갛게 빨갛게 온통 적시고 나자

비로소 이 땅에 민주의 여린 싹이 아직 꽁꽁 언 땅을 뚫고 돋기를 시작한단다.

그 피의 대가 중 하나만 들자. 그게 무엇일까?

바로 왜놈총독부가 지레 뜨끔할 탓 비로소 우리겨레말글로 만든 신문의 창간을 허용한단다.

이 때 구멍가게 쥔장 출신 <미스터 방>이 등장한단다.

이 <미스터 방>은 작가 채만식의 동명 소설이기도 한단다.

상황이나 내용은 좀 다르지만 시대 풍자란 점에서

또 이런 부류 인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구나.

이 미스터 방께서 그거 돈 좀 되겠다 싶어 창간한 신문에 바로 <조선일보>란다.

이런 신문이니 차후 어떤 길을 걸었을지 충분히 짐작할 테니 그 이야기는 생략하자꾸나.

 

또 하나 구름아

이참에 민족 진영에서도 신문 창간을 요청해서 왜놈 총독의 윤허(?)를 받아 낸단다.

그렇건만 신문사 하나를 만든다는 게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아니란다.

무엇보다도 돈이 없으니 문제였단다. 하지만 우리 겨레가 어떤 사람들이냐?

이런 일에 눈에 불 켜고 달려들어 너나없이 지갑 여는 순박한 인정의 겨레

심지어 저 멀리 남의 나라 불행에도 차마 외면 못하고 지갑 여는 겨레가 아니겠냐?

이렇게 십시일반 창간한 신문이 <동아일보>고 설립자는 인촌 김성수란 분(?)이었다.

고려대학교까지 설립한 이 분은 나중에 이승만 정권에서 초대 부통령까지 지낸 아주 훌륭한 분(?)이셨지만,

 

근데 구름아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글쎄다 이분께서 이런 일을 손수 하셨단다.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가 통쾌하게 우승을 거두었을 때

우리 겨레는 모두가 환호를 했다는 거쯤 너두 알겠지.

근데 이분 신문사 몇몇 기자분이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단 일장기를 단번에 지워버리는

그런 불경(?)을 서슴없이 저질러 온 겨레의 가슴을 아주 그렇게 시원하게 해 주고,

별 저항도 없이 스스로 잡혀가는 일이 벌어진단다

근데 글쎄 이분께서 그 용감무쌍 동아일보 기자분들을 단박 깡그리 해고해 버린단다

역시나 구멍가게 쥔장은 누구의 눈치를 보고 어떤 행동거지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너무도 똑똑하게 보여주신 이분께서

후닥닥 날름 먹어치운 이후 동아일보의 행보도 이쯤 짐작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 때 삼성을 일군 구멍가게 쥔장 출신 미스터리도 이 두 분을 본받아 신문업에 진출한단다.

이 신문이 중앙일보니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 <검은 세력>의 몸집 불리기 2

 

구름아

근데 이만 구멍가게 쥔장 정도로야 아직 <검은 세력>이라고 부르기엔 좀 거창한 감이 있구나.

그럼 또 누가 있을까?

지난 총선을 한번 되돌아보자꾸나.

국회의원 선거에 어울리지도 않고 될 수도 없는 뉴타운 공약이 한나라당에 싹쓸이 의석을 준거 기억나지?

이렇듯 나 지금 배고픈데 무언가 먹을 콩이나 좀 없을까 왜놈 주위를 알찐거리는

쓸개 빠진 인간이 서서히 나대기 시작을 했더란다.

그래 왜놈들은 이 인간들 중 쓸모 엔간한 자들을 뽑아 앞잡이로 쓰기 시작했더란다.

왜놈 순사 헌병 밀정으로 활약하며 독립운동가를 눈에 불을 키고 잡아들이면서

또 면사무소 읍사무소로 들어가 왜놈 배불리기에 앞장을 서면서 이만해도 여봐라 뻐기고 다니더란다.

사실 이네야말로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란다.

정작 떡은 <검은 세력>이 다 먹는 건데 떡은커녕 떨어지는 콩고물 몇 부스러기에 눈멀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시키는 대로 앞잡이 방패 노릇을 하며 짖어대고 물라면 물고

하지만 사실 이네는 별 무서울 게 없는 세력이어서 무시하여도 별 상관은 없단다.

이들을 완전히 <검은 세력>은 아니고 왜놈 도구 정도니 그냥 검은 <점박이> 정도라 부르기로 하자.

 

■ <검은 세력>의 몸집 불리기 3

 

구름아 그럼 정작 무서운 자들은 누굴까 궁금하겠구나.

이제까지 말한 <검은 세력>이야 그 실체가 확연히 보이는 편이란다.

그럼 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그들은 누군지 이 궁금증을 좀 풀어보자꾸나.

우선 구멍가게 쥔장으로 돈깨나 만지기 시작한 분들께서 제일 신경을 써서 한 일이 무얼까?

그래 맞다. 바로 자식 교육이란다. 부에 걸맞는 명예는 곧 출세가 아니겠냐?

이네는 자식이 아직 어리건 말건 아랑곳없이 어려서부터 일본어몰빵교육 시키고

앞다퉈 왜놈 나라로 유학을 보내기 시작하더란다.

예고 지금이고 돈의 힘은 막강해서 마침내 이네 자제 중 판검사도 나오고

고위 경찰이나 공무원 고위 간부는 물론 고급 군인도 나오게 된단다.

그리고 자진해서 왜놈총독부 앞잡이가 되어 왜놈 이권 지키기에 혈안이 된단다.

왜?

왜놈의 이익이 곧 자기의 이익으로 직접 이어지니까지.

이래 이런 자들이 민족주의 독립운동가에게는 <비적(匪賊―도적만도 못한 도적이란 뜻)> 딱지 붙이고

또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엔 <빨갱이> 딱지를 붙여

패고 죽이고 패고 죽이고 이러면 곧잘 그 공으로 승진에 승진을 이룩하면서

원숭이 주제에 지가 치타인줄 모르고 타잔이나 된 양

부에 명예마저 차근차근 쌓아가더란 이야기지.

 

구름아 아직 끝이 아니란다.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이네는 일껏 사재를 털어 선뜻 학교를 세우기도 한단다.

물론 모든 학교가 다 이런 것은 아니란다. 게중에는 양심 세력이 세운 학교도 많다만.

근데 이 학교 이사장에 이사 비롯한 재단 거개가 족벌 체제라

혈연 지연 학연으로 교장 교사를 뽑고 일체 외부 간섭을 차단하는 담을 두른단다.

그리고 왜놈 천황을 한없이 떠받드는 황국신민 교육에 앞장을 선단다.

단군을 역사가 아닌 신화로 깎아내리고, 우리말 대신 왜놈 말을 상용하고

우리 젊은이가 징용 정신대로가 봉사를 해야 옳다고 가르쳤단다.

 

■ <검은 세력>의 생존 전략

구름아

이 보이지 않게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 숨은 거대한(?) 이네를 우리는 <검은 세력>이라 부르는 거란다.

 

헌데 구름아

꽃은 피어 십일 넘게 붉지 못 한다는 말이 있는거 알지?

덜컥 해방이 닥치니 이네는 쩔쩔 매고 두려워할 밖에 없었단다.

그런데 이때 미국박사 구세주 <미스터 리>가 나타나더란다.

독립군 총지휘관으로 임시정부 주석으로 이봉창 윤봉길 의사를 보내 폭탄테러(?)는 물론 오사마 빈 라덴 뺨치는 활약을 보이신 김구 선생이 대통령 되면 앞날이 없다고 여겼단다.

그래서 이네 모두는 수단과 방법을 다해 이승만 구워삶기에 여념이 없었단다.

 

구름아

매 이기는 장사 없듯 돈 이기는 장사도 흔치 않은 법이거든.

이렇듯 돈 이기는 장사를 흔히 <대쪽>이라 부른단다.

하면 오늘날 진정한 <대쪽>이 있는 건지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 아닐까?

어떻든 이 냄새 구린 돈의 끝없는 지원에 힘입어 이승만은 대통령이 되고

왜놈 앞잡이 대청소는 이냥 물건너 가고 만단다.

헌데 권력을 잡긴 했지만 이네 여기서 <검은 세력>은 잠시 고민에 빠지고 만단다.

<검은 세력>의 존재 이유가 빨갱이 비적 소탕인데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으로 빨갱이는 죄 3·8 선 이북 땅으로 가버렸으니.

그러자 이네는 <비적> 출신이자 이승만에 반대하는 자들을 싸잡아

반 민주주의자로 몰고 곧 <빨갱이>로 규정해 때려 잡기 시작한단다.

머리 속에 빨간 물 쬐끔 들었다고 싸잡아 <빨갱이>로 몰다니

북한에 있는 진짜 빨갱이(?)가 보면 배를 잡고 웃을 일이지만 어쩌겠냐 구름아.

1990년대까지도 백주 대낮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졌던 일이니.

 

■ <검은 세력>의 기득권

 

구름아

이런 자들을 우리는 앞서 이른 대로 이명박 뒤에 숨은 <검은 세력>이라고 부르는 거란다.

조중동이라고도 부르는 거다.(뒤에 붙는 짜잘한 찌꺼기는 키워주는 감이 있으니 생략하자.)

뉴라이트라고도 부르는 거다.

사립학교 족벌이라고도 부르는 거다.

재벌 권력이라고도 부르는 거다.

 

박정희의 강남 택지 개발로 이들은 이미 단맛을 짭짤하게 보았다.

평당 30원에 사들인 땅을 300만원에 그것도 한 1만평을 팔았을 때 그들이 느낄 희열을,

사흘 굶어 동네 구멍가게에서 우유 하나 훔쳐도 감옥을 가는데

아무리 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몰래 만들어도 감옥조차 안 갈 때 그들이 느낄 희열을

생각해 보렴, 구름아.

난 퍽이나 끔찍하구나.

 

일 년이면 십여 차례씩 교수와 교사라는 직책을 주는 대가로 몰래 수천씩 돈을 받을 때

교복 업자 급식 업자 참고서 업자 건설 업자 교구 업자 수학여행 업자한테 수백 수천씩을 리베이트로 받을 때,

수업료 빼돌리고, 보충수업비 착복하고, 학무모한테 학교발전기금 걷어 쓱싹할 때,

어떤 누구 눈치도 살필 필요 없이 이네는 당당하게 받아 챙겼다.

이런 저런 리베이트 대가로 보유 자산을 훨씬 초과하는 은행 돈을 내 돈인 양 대출 받아

문어발 확장하면서도 큰소리만 땅땅쳤다.

 

구름아

사립학교법이라는 무언지 아냐?

사립학교 이사회를 구성할 때 학교 바깥 인사를 일정수 이상을 채워야만 하는 법이란다.

눈치 빠른 너니깐 이러면 사학 재벌은 무지하게 불편할 거라는 건 안 봐도 알겠지.

노무현 정부 시절 한나라당은 내내 이 사립학교법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자마자 <학교 자율화>란 선물을 덥썩 안긴다.

이네가 얼마나 펄쩍 뛰면서 좋아했을지 알겠냐 구름아?

 

금산분리법이 무언지 알겠냐 구름아?

일정 자본금 이상을 가진 기업의 은행 설립을 막는 법이란다.

이미 우리나라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삼성이 만약 은행에 진출한다면 그 폐해가 얼마나 클지

그래서 그걸 막자는 법인데 역시나 이명박 정부 출범하자마자 금산분리 완화라는 선물을 안기더구나.

 

출자총액 제한이 뭔지도 말하고 넘어가야겠구나 구름아!

<갑>이란 회사가 <을>이란 회사에 출자를 해서 자본금을 늘린 다음 다시 <병>이란 회사에 출자를 하고

그러면 갑에 지배 자본을 투자한 재벌 총수가 나머지 회사에 투자를 안했음에도

나머지 <을>이나 <병>까지 지배를 할 수 있는 거란다.

근데 이걸 못하게 막는 게 출자 총액 제한이란다.

헌데 이명박 정부 출범하자마자 이를 완화하겠다고 아주 보란 듯이 선언을 하더구나.

 

■ <검은 세력>이 잃어버린 10년

 

구름아, 이네가 말한 잃어버린 10년이 바로 이런 거란다.

 

구름아

이제 가난한 사람이 어째서 늘 가난한지 알겠니?

노력하지 않아서 게을러서 생각이 불건전해서 그렇다고 왜놈 총독부는 우리를 그렇게 닦달했단다.

그러니 문명국인 지네가 야만국인 우리 겨레를 가르쳐야 한다고.

이네 또한 이 논리를 그대로 이어받아 입버릇처럼 말하는구나.

그래서 새마을 운동이 필요하다고, 삼청교육대가 필요하다고 입에 게거품을 무는구나 아주.

과연 그 시절 우리가 게을러서 못 살았을까?

또는 생각에 빨간 물이 들어서 못 살았을까?

돈이 돈을 벌기 때문 아닐까?

그렇지 않니, 구름아? 땀과 노력이 돈을 버는 세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란다.

 

구름아

그렇다고 이네가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란다.

 

4·19 혁명이 와 또 위기를 맞건만 이네는 박정희란 구원투수를 등판시킨다.

80년 서울의 봄이 와 또 위기를 맞건만 이네는 광주를 피로 짓밟고 전두환을 투입한다.

87년 6월 항쟁으로 또한번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자 이네는 당시 민주화 진영을 김대중 김영삼 진영으로 분열을 유도한다.

이 작전이 주효해 노태우가 대통령 당선을 먹자 이네는 안도한다.

이어 수십년 민주화 운동가였던 김영삼마저 포섭해 변절하도록해 5년을 연장한다.

 

하지만 구름아

이어 들어선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이네는 좌절한다.

이에 작심하고 재산 불리기에 나서는 거란다.

농민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농지를 농민으로 위장 전입해서 사들이고

권력의 단맛을 아쉬워하며 몫 좋은 건물 아파트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그럴 때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 보유세를 만드는 거란다.

일정액 이상 고액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법이지.

또 과다한 토지 보유, 과다한 건물 보유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까지.

게다가 일제 잔재까지 대청소하겠다고 진상조사위를 만들었지.

여기에 일제 앞잡이 인명사전까지 만들었을 정도니 어마 뜨거울밖에.

제 조상의 부끄러운 죄악이 만천하에 드러날세라

그러니 뉴라이트가 나서서 역사책을 새로 쓴답시고 일제시대가 문화혜택을 듬뿍 입은 축복의 시대라는 궤변에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 매도하면서까지 자기 변명에 급급했지.

그러면서 이 모두 문제를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란 권력 탈환뿐이란데 인식을 함께 했고 반드시 권력을 되찾아야겠다는 마음이 굴뚝같을밖에

이런 까닭에 이네가 똘똘 뭉치게 되는 거란다.

조중동을 동원에 여론을 조작 선동하고, 경제 살리기로 현혹하고

뉴타운 개발로 눈속임하고 아주 총력을 기울여 되찾은 권력이 이 정권이란다.

 

■ 내가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

 

구름아

이제 내가 왜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 알겠니?

50여년 넘게 끌어온 이 싸움을 이제는 아주 끝장을 내고 싶은 거란다.

다시는 이네가 준동할 수 없도록 박멸을 해 버려야 너희가 또 내 후손이 길이 평안하지 않겠냐?

 

구름아

좋은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지?

그것도 알려 주마.

지난 촛불 시위 때 경찰이 방패로 찍고 군홧발로 까대고 곤봉으로 갈기고 물대포를 쏘고 그랬더니

매 맞은 전경도 있다며 맞불을 놓은 기억나지?

폭력 시위대(?)한테 맞았다고 동영상도 여럿 올라왔지?

봐라 시위대도 나쁘다. 경찰만 욕하지 마라. 아주 이렇게 대놓고 말하더구나.

 

하지만 구름아

여기서 만약 경찰이 방패도 군홧발도 곤봉도 물대포도 사용 안 했더라면 어땠을까?

촛불 든 시위대에 힘없이 밀려서 미는 대로 애매하게 엎어지고 다치고 그랬다면

또 일부 사람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경찰이 일방으로 맞기만 했다면

그러고도 물대포 한방 안 쏘고 평화 시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만 했더라면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그렇게 많은 촛불이 어찌 모일 수 있었겠니?

87년 6월 항쟁도 그랬고 80년 광주에서도

경찰이 시위대가 휘두른 폭력에 그저 막고 버티기만 했다면

과연 우리가 그 무렵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이게 네가 말한 좋은 경찰에 대한 나의 답이란다.

 

21살 구름아

긴 글 읽느라 수고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은 너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기껏 촛불을 드는 일이라니 무척 부끄럽구나.

제발 부탁한다 구름아,

투표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운 이번 일 절대로 잊지 말아 다오.

너희 세대에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널 굳게 믿는다, 구름아.

<끝>

by 태방 2008. 6. 18. 15:43
http://blog.naver.com/nogari9/100051768754

금요일 저녁, 일주일 중 가장 마음이 안정을 찾는 시간. 회사 생활은 일 자체보단 그 외의 수많은 일들로 고달픈 일이 많다. 회사라는걸 처음고안한 사람은 참으로 비효율적인 조직을 만들어 냈다. 일을 하려고 모인 사람들이 일 말고 딴 일로 스트레스를 더 받아야 한다니, 내 참.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것 치고 똑똑한 건 하나도 없다. 그저 이리저리 꿰맞춰 가면서 만들어낸 비효율의 산물들, 인간은 자연을 좀 본받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연을 본받아야 할 인간으로서, 나 역시 뻣뻣한 자연되기 놀이를 2주일째 진행중이다. 감기도 아닌것이 피로도 아닌 것이 한달넘게 떨어지지 않고 지긋지긋 괴롭힌다. 2주전에는 약이라도 먹었는데, 왠지 한달 넘게 인조밥알을 먹게 되면 자연을 거스르는거 같은 기분이 들어 병원도 안가고 기침만 콜록콜록 가래만 한 바가지를 뱉어내면서 허리라도 부러진 민들레마냥 맥없이 지내고 있다. 꼴에 꼴두기 정신은 있다고 씩씩한척 다니기 위해 발악좀 해 봤지만, 이제는 모든게 귀찮아 졌다. 아무도 말리지 않고 아무도 건드리지 않으니 귀찮은 채로 마냥 넋을 빼놓고 한주한주를 보낸다. 그러다보니 한주가 미음마시듯 수루룩 넘어간다. 맥주 마시듯 시원하게 넘어가는 한주가 되기를 바라지만, 월요일 아침마다 부러진 형성층은 머리와 다리의 영양교환을 막아버리는 듯 하다. 속은 지저분한 책상만큼이나 하루 내내 더부룩하고, 머리는 보릿고개 곳간처럼 휑하니 비어있다. 모든 사고와 행동이 느려진 상태. 이럴때 컴퓨터는 포멧을 한다. 아 포멧. 좋다. 이놈자식 운영체제를 백업하고 다닐 CD는 어서 구한거냐. 있다면 나한테도 한 100만장쯤만 주면 좋겠다. 이런 상황이면 하루에 한장씩 써버려도 모자랄 지경. 끔직한 일상에 하루하루 스믈스믈 기어들어가고 있는 나를 보면, 진짜 이러다 죽지못해 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이고 어머니, 아이고 아버지, 이 재미없는 세상을 어떻게 저보다 두배나 더 많이 사셨나요. 새벽에 출근하고 드러누워 계신 이불위의 어머니를 보고 있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아프면 별 생각이 다 든다더니 힘도 없고 개념도 없는 답답한 내 머릿속은 여전히 헤롱헤롱이다.

 

  원체 평생 신경만 쓰고 사는 성격. 태어나서 처음으로 줄여본 내 뱃살들이 미묘하게 불어가고 있는거도 신경쓰인다. 사놓은 책은 갈수록 쌓여가는데, 한장한장 넘기지 못하는 것이 신경쓰인다. 점심 반찬의 간이 맞는지 안맞는지, 이어폰 끼고 음악 듣다나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건 아닌지, 다음달 월급날까지 내 용돈이 충분한지, 내 참, 사람들 네이트온 대화명조차도 신경 쓰인다. 이런 성격에 머리를 비우고 다니니 몸이 안아플 수가 있나. 모든 병의 근원은 마음이라 하였다. 마음이 편치 않으니 다리가 후달거릴 수 밖에. 사람의 마음이 편치 않을 때는 마음이 바닥에 내려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중에 떠있는 마음은 안절부절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이리기뚱 저리기뚱 신경쓴다고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펑펑 흘리는 눈물보다는 한숨 푹푹나오는 한심이 조금 더 위력이 강하다. 쉽게 감정표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건강하게 산다. 하지만 숨김이 많은 사람들은 잔병 치레가 잦고 마음의 병이 심하다. 말은 많지만 드러내는걸 꺼려하는 나같은 사람은 이렇게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미쳐 돌아가실지도 모르겠다. 백장의 글을 쓰고도 아직 남아있는 잔류생각들은 배수구에 막힌 머리카락처럼 꽉꽉 막혀서 내 혈관의 움직임을 막는거 같다. 고민동맥경화, 콜레스테롤 보다 더 위험한 놈이다. 그 고민이 변비처럼 꽉 막혀서 버티고 있으면 결국 나중에 밥이 꾹꾹 눌러대서 쑴뿡하고 변기로 나오기도 하지만, 요놈은 혈관에서 알짱되는 더러운 기름찌거기녀석과 같은 놈이다. 맨날 운동하고 식사량 조절하지 않으면 나을 방법이 없는 그런 녀석. 쇠약해진 체력은 팔다리를 무기력하게 하고, 쇠약해진 심력은 심장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의욕도, 정상적 사고도 막아버리는 심혈관의 고민동맥경화. 똑똑한 내 두뇌도 이럴때는 완전히 심지가 빠져버린다.

 

  아휴 아휴. 인간이 얼마나 유식한 반면 또 얼마나 무식한지는 나를 대조군으로 두면 연간 논문게제건수 10000건은 보장할 수 있겠다. 빠릿빠릿 와리가리 자랑스러운 내 유식한 두뇌는 바보같이 같은짓거리를 몇번이나 하고도 돌아오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이 있다고 생각 안하고 살았다만, 내 평생 못버리는 쓸데없는 버릇은 정월 대보름 더위사가라처럼 줘버렸음 좋겠다. 그렇게 심장에다 바늘을 들쑤셔 놓고도 마약같은 이놈의 혼란은 끝끝내 다시 주사바늘을 들게 한다. 얼마전 결심은 어디로 도망가버렸나 흔적을 찾기도 가물가물하다. 극한의 참을성으로 상황을 타파해보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지만 허사였다는건 인생의 역사가 고스란히 증명해주고 있다. 대강의 이론적 지식을 습득한 학자는 논문을 쓰고 더이상 덮어야 한다. 꼭 좀 안다는 놈들이 정치판에 들어와서 나라를 망치곤 한다. 내가 학자라면 차라리 낫겠다. 근데 난 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실무자가 아닌가! 내 인생 연구만하고 덮어버릴 수는 없는 일, 알고 있으니 더 바보같다. 남들은 기술배워서 바로바로 써먹는데, 나란 인간은 아는거 아무것도 없이 어버버어버버 그렇게 뒹구루루 날로 먹으려 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평생 공부한놈은 공부한걸 벗어날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게 내 한계이고 버릇이다. 이놈의 쓸데없는 버릇. 인생을 연구만 하려고 들다가 가진 재산 몽땅 날려먹게 생겼다. 허생처럼 어디가서 모조리 매점매석할 돈이 있는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나폴레옹처럼 칼들고 이리저리 산을 뛰어다닐 능력이 있는것도 아닌데, 가진거라곤 '김태현 인생개론' 개정판 한권 뿐이니 말이다. 허, 탄식만 나올뿐이로다.

 

  오뉴월에 감기가 걸린것도 모자란 판에, 오뉴월 혼자서 우박내리고 서리내리고 장마까지 내리면서 지내고 있다. 술한잔 하자고 말도 못하는데 어떤 말을 할겐가. 그런 갑바는 갔다 버린지 오래. 김태현 주특기 한숨 푹푹쉬기만 시전하지 않으면 다행인줄 알아라. 지멋대로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흔들흔들 생 쇼는 다하고 왔으면서, 아직 3회도 안넘긴 야구장에 가서 무료입장 해달라고 떼쓰는 돈없는 백수 수준을 벗어나질 못한다. 마냥. 마냥 바보같이 돌아다니는 것도. 그냥. 그냥 미친척하고 뛰어다니는 것도. 그래 다 좋다. 좋다 이거야. 하지만 24년째 초보자 딱지를 못뗀 이놈의 백정에게는 온통 무정하기밖에 하지 않느냐는 건 도저히 참을수가 없다 이거야. 하느님이 나를 좀 싫어한다는건 알겠어. 이해할께. 내가 전전생에 큰 죄를 지었는지, 아니면 지나가다 하느님 새끼발고락을 밟아서 기분이 나쁘신지 모르겠지만, 그래. 내가 좀 못났다는거 인정하겠다 이거야. 근데 이건 아니잖아. 난 아무것도 모른채 그대로 인데, 그 다음이 같아질리가 없다 이거야. 좋은 길로 가게되든, 나쁜길로 가게되든 결국 같은 길이라 이거야. 내가 그대로라면 길이라도 좀 바뀌면 좋지 않겠어? 나도 노력하고 있다고. 근데 좀 힘들단 말야. 몸도 아프고 맘도 좀 아파. 그래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 이러다보면 시간이 또 졸고있는 나를 깨우겠지. "야 벌써 기차 떠나갔어" 하느님은 부랴부랴 짐챙기는 나를 보고 기분나쁘게 큭큭거리며 썩소를 짓겠지. 아 놔. 환장하겠어. 뻔한 스토리, 뻔한 레파토리.

 

  응 알아 결국 이렇게 나를 만든건 나 자신이여. 근데 아직 '인생개론'밖에 못배워서 그래. 그래도 물이 100도에 끓는다는거만 알아도 라면 끓여먹을 수는 있잖아? 개론공부는 잘 해서 좀 괜찮다고. A+이야 A+. 범생 생활 10년 넘게하면, 뭘 해야 잘하는건지 단박에 알수가 있어. 난 '인생개론'과목에 집중을 했단 말야. 그니까 좀 괜찮다고. 그니까 제발 의욕이라도 생기게 한번쯤은 장학금도 팍팍 주고, 로또도 함 터트려 주고 그러란 말야. 가로세로전후좌우 재는거 다 필요 없으니까. 깔끔하게 한장만. 레드카펫 깔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행운이여 딱 한방에 내 예감대로만 움직여 줘라. 오키?

by 태방 2008. 6. 14. 00:21
http://blog.naver.com/nogari9/100051644824

세상은 모조리 뒤바뀌어 있었다. 한쪽의 작은 웅덩이에서 나온 나는 터질듯한 계란껍질을 드디어 박차고 더럽디 더러운 하수구 밖으로 나오는데 성공했다. 사람은 머리가 모두 돌아가 있었고 발가락은 썩어 문들어져 있었다. 결국 모자를 벗고 양말을 벗으면 다들 그런 쓸데없는 인간들 뿐이다. 태어나서 한번도 빨지 않은 더럽디 더러운 옷을 끝까지 입고 있었다. 뱃살은 줄었지만 내 인성의 살을 미친듯이 찌워내는 4주간의 기간동안 다시 입으려고 들었던 옷을 입을수가 없어 찢어 버렸다. 그렇게 나는 세상에 새롭게 등장했다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긴 말단 비대증 환자처럼 정신없이 비정상적으로 나는 나를 폭발시켰다. 본디 세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한듯 불공평하여 둥글지 못한 인간에게 가차없는 총알 세례를 남기곤 한다. 이 사회의 평균을 내고 그 중심점에 서지 못한 인간들에게는 영락없는 얼차려가 주어진다. 열외된 인간은 그렇게 패배자로 땅 찌끄러기에 묻어버리고 만다. 비정상의 궤도를 달려가면서도 나는 내 길이 정상궤도라고 인식하는 오류를 수십년간 범해왔다. 그것은 안타깝지만 사실이었고, 비정상인 나에게 세상은 기분 더러운 핏자국을 선물하였다. 아무도 없는 산등성이에서 나오지도 않는 감기 바이러스들을 뱉는다고 10만년 같은 10분의 헛구역질을 해대었을때, 기다려주지않는 세상에게 지리멸렬 궁상떠는 일은 아무 쓸모가 없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아 버렸다. 아무 의미없는, 그것도 매우 불공정한 대우는 너무나도 끔찍하여 기억하기도 싫었던 10년전의 쓰레기같은 기억마져 꺼내버렸다. 억새풀 세개의 한마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거다' 그래 니말대로 느꼈다. 그것도 처절하게 느꼈다. 잘살건 못살건 버려진 인간은 그 누구도 구제해주지 않는다. 질질짜고 벌벌 기어봤자 '병신'이라고 욕만 들어먹을 뿐이다. 그래 알겠다. 내가 나쁜놈이지. 누굴 욕하겠냐. 착한척 웃는척 그렇게 샤방샤방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다. 더러운 피 빨아먹으며 살아가는 모기인간들에게 모기약을 뿌릴 생각을 안한 내가 잘못이었다. 깨끗한 세포들이 모여 만든 더러운 인간사회. 그 사회속에서 빌어먹을 병신 하나는 깨끗한 세포만큼 깨끗한 인생들을 찾아다니는 그 누구도 하지않는 헛짓거리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었고, 결국 결론은 하나의 새로운 낙오자를 만드는거로 종결이 되어 버렸다.

 

  새롭게 바라본 세상은 이기적인 사실들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의도하였건, 의도하지 않았건 모두 결국은 이기적일 뿐이다. 배고파서 빵을 훔친 장발장도 죄인이고, 배불러도 빵을훔치는 정신병자도 죄인이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가 죄인이다. 하지만 경찰은 없다. 남들은 죄인이고 나는 경찰이다. 자력갱생의 희망은 불가능하다. 넘의 인생을 고쳐주는 사람은 모두 '니가 뭔데' 소리를 들을 뿐이요, 지 인생 제대로 못가는 사람도 '난 좀짱'이라는 말만 되뇌일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죄인이라 욕하면서 나 자신은 구치소 근처에도 가지 않을꺼라고 자신하는 이 바보같은 인간들, 그 속에서 난 준법정신이 세상을 살린다고 말하는 영생교 사이비 교주에 불과하다. 다들 그렇게 세상을 미쳐 날뛰게 만들지만, 그 속에서 진짜 정신병자는 아무도 없다. 베로니카가 땅을 치고 분노할 미친놈들의 세상. 난 정신병원에 들어가도 될 정도로 넘들에겐 죄를 진 인간이지만, 정신병원의 사람들이 진짜 정상인들인임을 모르는 무지몽매한 세상의 문명넘들은 오늘도 쥐꼬리를 뜯으면서 누가 쥐를 먹었느냐고 아웅다웅만 하고 있을 것이다.

 

  지리멸렬했다. 말이 좀 많으면 아는척한다고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는다. 사람들과 함께하면 걸리적 거린다고 밀려버린다. 열심히 하면 뭣하러 열심히 하냐고 구박을 받는다. 혼자 지내면 똥폼잡는다고 쿠사리 먹는다. 옳은것을 이야기 하면 너 잘났다고 콧방귀를 낀다. 사랑을 이야기하면 니 주제를 알라고 면박을 먹는다. 부정을 탄식하면 남 험담하기 좋아한다며 오해를 산다. 그렇게 사람들은 개같은 것을 따르면서 양같은 것들은 멀리한다. 그 속에서 나는 영생교 교주 노릇을 한다고 고생좀 했다. 바보천치들의 앞잡이가 되겠다는 나의 꿈은 어느새 물거품이 되었다. 순결? 내 평생 지킬 수 있을꺼라는, 아니 내 평생 변하기 힘들꺼라고 생각했던 순진무구청명의 색은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변질되기 시작했다. 물감통의 투명한 물을 수업시간 내내 더럽히지 않는다고 고생좀 했다. 갈색을 칠한 붓을 살짝 담궈 버리는 순간, 물통의 물은 이미 똥물이 되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벽에 똥칠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마 둥글둥글 둥근척 하면서 넘들 똥칠하는 모습 구경이나 하며 살겠지. 똥으로 세계지도를 그린 놈들은 아무것도 못한 나를 보고 마구 비난을 해댈것이다. 넌 능력이 그거밖에 안되서 그러고 사냐고. 뭐 상관없다. 난 어짜피 이렇게 살아갈 운명인것을. 바뀌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 주변 나와 비슷한 인생을 사는 정신병동 동기들과 재미있게 수다떨고, 주사 놓으러 온 간호사와 친해지기도 하고, 의사들이 예의주시하며 바라볼 내 일기장에다가 문명넘들은 이해할 수 없는 환상적인 세상의 이치들을 기록하기만 하면 된다. 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아무도 모르는 것을 나만 알고있는 이 기쁨. 밖에서 자신이 미치지 않았구나를 깨닫고 들어오게 될 다음 병동의 예비환자들에게 내 이야기들을 꺼내놓으면 그만이다. 세상은 여전히 나를 마루타 삼아 마약도 넣어보고 전기 충격도 가해보고 하겠지만, 이미 난 강해질대로 강해진 사이어인이 되어있다. 슈웅. 하늘을 날수도 있고 에네르기파도 쏠 수 있는 내 대단한 능력은 만화책에서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뭐 그래도 아쉽진 않다. 세상의 모든 것들의 색이 바뀌어도 내가 서식하고 있는 이 정신병동은 모든것이 깨끗한 하얀색이니 말이다. 내가 잘났건 못났건 그 어떤것도 미련갖지 않는다. 내 주변의 모든것들이 하얗다는것 만으로 이미 병원의 모든 미친분들은 너무나도 행복하다.

by 태방 2008. 6. 10. 00:42
http://blog.naver.com/nogari9/100051613432

우리는 사람을 앞에 두고

두가지 동아줄을 놓고 산다

하나는 신뢰의 동아줄

하나는 불신의 동아줄


두 동아줄중 하나는 썩은 동아줄이다

썩은 동아줄을 잡으면

그 사람을 믿고 잡았던 끈을 잡다가

바닥에 곤두박질 쳐 버린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게 되고

친해지고 관계를 맺다보면

여러가지 이유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받을 때도

혹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를 하게 될때도 있다


친절한 웃음으로, 혹은 따뜻한 배려로

싸구려 웃음으로, 혹은 센스없는 말투로

서로가 서로에게 동아줄을 내밀곤 한다


이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인가 온전한 동아줄인가


썩은 동아줄에게 불신을 보내면

당신은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온전한 동아줄에 신뢰를 보내면

당신은 성공적으로 도움을 받고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썩은 동아줄에게 신뢰를 보내면

완전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수가 있고

온전한 동아줄에 불신을 보내면

소중한 인연 하나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아줄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시각이 있다

온통 못믿겠다며 불신을 가지고 동아줄을 다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착한건지 순진한건지 모든 동아줄을 넙죽넙죽 잡아넣고 기대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사람을 보는 눈이 좋아서 냉큼 좋은 동아줄을 잡아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달콤한 썩은 동아줄의 유혹에 넘어가 매일마다 땅바닥에 곤두박질 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을 얼마나 신뢰할만 한가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심으로 온전한 동아줄을 내미는 사람을 허위라고 무시하고

언제나 썩은 동아줄로 농락하는 사람을 믿음이 간다고 달려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정형화된 패턴들이 존재함에도 발견하지 못한채

사실과 온전함을 말하는 동아줄들이 땅바닥에 버려지는 오류를 자주 만들어 낸다


이는 동아줄을 선택하는 기준이

동아줄의 시작부분이 아닌 동아줄의 끝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썩은 동아줄도 끝부분은 온전하다

온전한 동아줄도 손잡이가 엉망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건 동아줄의 끝부분이 얼마나 성한지이다

아무리 끝이 깔끔하더라도 윗부분이 썩었으면 끊어지는건 당연지사고

손잡이가 조금 헐었더라도 본체가 튼튼하면 오랫동안 매달려 있는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끝부분만 보고 이를 판단하게 된다


진심을 담은 친절은 언제나 투박하고 어색하기 마련이며

거짓을 담은 친절은 언제나 매력적이고 달콤하기 마련이다

남들이 친절하게 내미는 동아줄을 바라볼때는

친절을 볼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볼줄 알아야 한다

맘에 안들고 쓸모없다고 보일지라도 그것에 진심이 있다면

그 동아줄은 언제 잡아도 튼튼할 것이며

잠깐잠깐 보기에 괜찮고 맘에드는 모습이라 할지라도

그 뒤에 숨어서 썩은 동아줄을 물감으로 감추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조금 멀리 보는 연습을 하자

그래야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좋게 살아갈 수 있는 법이다

by 태방 2008. 6. 9. 00:13
http://blog.naver.com/nogari9/100051477394

희망 절망 좌절 분노

욕심 질투 집착 애절


혼돈의 시기를 벗어나

새로운 여행에 나서기로 맘 먹었지만

과거의 관성이 나를 여전히 흔드는건 어쩔 수 없는 일


모든 일에 초탈하며 살기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냥 그렇게 살기

크게 신경 쓰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버리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내 인생을 살기


무수한 고민끝에

결국 나는 나 자신을 놓아버리는 것으로

나에 대한 집착을 종결시킨다


나에대한 집착은 곧 남에 대한 집착

부들부들 떨리는 전화기 잡은 손을 꼭 붙잡고

외로움에 쓰는 글들은 외로움을 벗어내고

그렇게 나 혼자 남겨지기 위한 노력을 한다


세상은 어짜피 혼자 살아가는 것

그래도 내가 아닌 모든것을 부정하진 않는다

단지 그냥 내버려둘 뿐

내버려 두게 됨으로서 난 자유를 얻는다

자유속에서 얻는 열매는 더욱 값진 법

그 값진 열매는 천천히 여물거 갈 것임을 잘 알기에

서두르지 않는다 조급해 하지 않는다

조금 눈치껏, 조금 양심껏

그냥 그렇게만 살아가련다


이것이 살아생전 처음 해보는

인생에 대한 새로운 도전

인생을 향한 새로운 여행


과거는 느끼고

현재는 즐기고

미래는 내버려 둔다

지금의 난 충분히 훌륭할 가능성을 지닌다

그 가능성에 나를 맞겨만 두면 된다

미래는 어짜피 예측 불가능

그 예측 불가능한 선에 집착하지 않고

나는 지금의 나를 살아가는데 충실한다


그렇게 되야만 지금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되야만 지금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궁극의 점으로 다다르기 위한 잠시간의 숨고르기

그렇게 돌아간 우회도로 끝에는

절벽일지 막다른 골목일지 드넓은 초원일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고 담장을 넘어갈순 없는 일

그렇게 나를 내버려두자

지금까지 잘해오지 않았는가

by 태방 2008. 6. 5. 00:20
http://blog.naver.com/nogari9/100051437443

“낚시 달인? 배스와 쏘가리 구분도 못해”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6.03 15:51 | 최종수정 2008.06.03 16:21

50대 남성, 대전지역 인기기사


[한겨레] 작가 이외수의 '뼈 있는 한마디'
이외수 "그걸 알고도 월척 기다리며 매운탕 준비"
"도덕이 경제보다 더 중요…촛불시위 가슴 뭉클"


작가 이외수(62·사진)씨는 최근 호를 하나 얻었다. '격외옹'(格外翁). 세상 격식을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늙은이란 뜻이다. 류근 시인이 지어줬다는데 무척 맘에 든다고 했다. 5월 끝자락,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자택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12월17일 40년 넘게 하루 여덟 갑까지 피우던 담배를 끊은 사연으로 말문을 텄다.

"참 걸판지게 살았는데, 대표작이 뭐냐 누가 물으면 마땅히 답할 게 없는 거예요. 담배를 끊고 몸을 좀 지켜야겠다, 그래서 끊었는데 100일 뒤 금단현상이 왔어요. 호흡이 가빠지고 설사하면서 발작 가까운 증세가 왔어요. 의사가 왕진 와 보더니 패혈증세라며 놔두면 죽는다고 해요. 얼마 전 퇴원했어요."

  그는 어떤 작품을 더 쓰고 싶냐는 물음에 "읽고 나면 오래도록 행복해지는 작품, 행복한 여운이 남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가슴 아린 작품들을 많이 썼어요. 아마 살아온 환경 탓이 크겠죠. 근데 이젠 진짜 좋은 예술 작품을 쓰고 싶어요. 행복을 주는 그런 것 …."

  "예술이 이젠 인간 사회의 진보에 기여해야 할 때"
   그는 "인간이 진화가 가장 더딘 것 같다"며 "새나 나무나 산이나 주변의 자연은 평화로운데 오직 인간만은 탐욕과 부조리 탓에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예술이 이젠 인간 사회의 진보에 기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자연과 어울리기만 하면 되는데 그걸 왜 못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작가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낚시의 달인처럼 행세하던 놈이 막상 강에 나가니까 배스와 쏘가리도 구분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떤 멍청이들은 그놈이 월척을 낚아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못한 채 매운탕을 끓일 준비를 한다 …."

  무슨 의도가 있는지 궁금했다. "의도는 무슨 …. 요즘 진실을 보는 눈이 많이 실명된 것 같아요. 도덕을 무시해도 경제만 살리면 되는 것인가? 깊이 새겨보지 않고 주사위만 던지면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안론'(四眼論)을 꺼냈다. "사람들은 육안·뇌안·심안·영안 이렇게 네 눈이 있어요. 그런데 육안과 뇌안만 갖고 보니까 진실을 제대로 못 보고 왜곡하게 되지요. 마음의 눈과 영적인 눈을 크게 떠야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데 …."

  요즘 어린 학생들까지 촛불시위에 나서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인터넷 중계되는 거 보면 가슴이 뭉클해요. 그런데 그건 촛불문화제 같은 것 아닌가요? 촛불시위는 투쟁 방식이 아니라 표현 방식이거든요. 민의에 겸손하게 귀 기울이는 게 지금 정부가 할 일이지요. '정선아리랑'에 이런 대목이 나와요. '진흙 속 저 연꽃 곱기도 하지~' 세상 탓 많이들 하지만 스스로 양심을 간직하면 연꽃처럼 맑을 수 있거든요. 양심과 도덕을 회복하는 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선거 때는 경제가 도덕보다 더 중요했을지 몰라도 이젠 도덕이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다리 부러진 제비에 공감한 흥부처럼 정치도 그렇게"
   1972년 < 견습 어린이들 > 로 등단한 이래 다작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까닭에 그의 집에는 요즘도 한 달이면 250명 정도의 독자들이 다녀간다. 마침 화천군에서 주변 일대를 '감성마을'로 지정해 요즘 공사도 한창이다.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제비의 아픔에 공감을 했던 거고, 놀부는 성한 제비다리를 부러뜨렸으니 공감이 될 리 없었던 거죠. 제비 따로 놀부 따로였던 셈입니다. 정치도 국민 처지에서 공감하고 일체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은/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그의 글을 빌려 요즘 심경을 물었다. "글은 외로워야 더 잘 써집니다. 우주의 주체인 인간이 어디까지 더 외로워야 하나, 그런 물음을 갖게 됩니다. 깨달음과 수행을 겸비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거지요. 속세와 인연을 끊으면서, 스스로 존재를 지워가는 것, 산중으로 산중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삶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상처가 하나 생길 때마다 꽃 한송이가 피어난다'는 글귀를 빌어 연예담도 살짝 물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학연·지연 공화국에 살고 있지 않나요? 지난해 떠나신 선친이 군인이셔서 하도 옮겨 다녀 내겐 지연도 없고, 대학도 돈이 없어 한 학기 다니고 돈 벌려고 또 쉬고 하다 보니 학연도 없어요. 여성들이 좋은 학교 나오고 집안 좋고, 잘 생기고 키 크고 그런 남자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난 해당사항이 전무이니 연애에선 실패 아니면 짝사랑이었죠."

  그는 독특한 머리스타일로도 세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대학 1학년부터 머리를 길렀어요. 유신 때 머리 깎이기도 했는데, 몇 년 전부터 머리를 따니까 성가시던 게 가시고 조금 깔끔해 보여요. 집사람이 빗어주지요."

  인터뷰를 마치고 물을 마시려는데 새가 그려진 머그잔이 눈에 들어왔다. 선친이 홍대 미대를 보내주지 못한 것을 평생 한으로 삼았을 정도로, 그의 그림 솜씨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글귀도 함께 새겨져 있다. '기쁜 일만 그대에게.' 이외수답다.화천/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동영상 은지희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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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방 2008. 6. 3. 20:09
http://blog.naver.com/nogari9/100051412438

아픈만큼 성숙하기도 하지만

아픔은 이내 적응되기도 한다


실무율의 원칙

지금의 고통보다 더 강한 고통이 없이는

고통을 느낄수가 없다

그렇게 인간은 고통속을 적응해 간다


주기는 짧아지고 고통은 커져간다

긴 시간의 휴식 없이 그렇게 계속되는 지속적인 슬픔

이제는 어느덧 그 슬픔을 혼자 삼켜버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극한의 참을성, 그것이 주는 스트레스는

마치 물집잡힌 발로 끝없이 걷다보면 물집이 느껴지지 않듯

그렇게 갈수록 커져가는 스트레스도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익어버린 이 느낌 이 기분

조금 답답하고 짜증날뿐 견딜만 해


기다림의 미학은 나에게는 사치일 뿐이다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서 기다림을 앗아갔다

기다림을 앗아간다는 말은 곧 희망을 앗아간다는 말과 같다

수많은 고통, 그중 희망을 앗아가는 고통이 제일 힘들다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만 끝나는 고통

마지막 한가닥의 실을 놓는 그 순간까지 그 고통은 지속된다

가위도 없고 라이터도 없다

내가 스스로 살갗을 찢어가며 이를 악물어 가며 뜯어내야 하는 희망의 끈

질기고 질긴 끈은 스스로 뜯지 않으면 내 심장을 뜯어간다


너무도 고통스러운 나를 살려내기 위해

내 스스로 뜯어내는 모진 끈들

사실 솔직히 그 고통을 이겨내 보겠다는 욕심을 내 보지도 않았다

아니 자신이 없었다 확신이 없었다

없을만도 하다, 심장을 뜯어내는 불가능의 고통을 버텨내는것도 고역인데

그렇게 뜯겨진채로 수날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내 머릿속에선 도저히 불가능한 계산법

이 고통을 이겨내기 전에 자살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느꼈기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결말

그 결말은 나를 현실도피로 만들었고

거짓되지않은 거짓감정을 만들기도 하였고

구호품을 받기위해 트럭뒤를 쫒아다니는 난민의 모습으로 나를 구겨버렸다


자학과 고통속의 나날들

배터지듯 먹고 다시 토해내는 거식증 환자의 모습

물론 절대 스스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바보같지만 끝까지 도전하고 도전하고

바보같지만 끝까지 부딫치고 부딫치고

바보같지만


그러다가 절대 견뎌낼 수 없을것 같았던 내 심장의 혈관들에는

어느새 상처가 만들어낸 흉터들과 무뎌진 신경들이

상상할수도 없었던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도 바보같은 도전

결국 또 실패할 확률이 높은 도전

내가 가진 고통의 기억들을 모두 합종한 고통들을

오랜시간 기다려야 하는 도전

그만큼 가치있는 영혼이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정말 다시한번 눈을 감고

조용히 새로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한다


나를 완전히 버리는 새로운 여행


나를 세뇌하고 있다

나를 뜯어내고 있다

나를 개혁하고 있다

그래야만 버텨낼 수 있는 고통

상처 없이 가시밭길을 지나가고

뗏목 없이 바다를 건너가는 일

생소하지만 그만큼 가치있을거라 생각하는 일


하지만 먼길을 돌아 도착점에 도착하게 되면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한한 행복을 맞이할 수있을거라는

또다시 바보같은 믿음


바보같지 않은 바보가

심장의 끈을 말 고삐에 걸고

죽지 않을 만큼 피를 흘려가며

끝이 없는 길을 힘차게 달려간다

by 태방 2008. 6. 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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