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nogari9/100042625920

조용히 스며든 상처는

나를 아름답지 못했던 옛 추억속으로 다시 돌아가게 한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이제는 현실이 보인다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지는 않는다


조용히 슬픔이 다가온다

누가 잘못하지도 않았지만

난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조용히 가슴이 저며온다

내 맘속의 남겨져서는 안되는 무언가가 떠나간다

떠날때 마다 그 존재는 나에게 선물을 하나씩 주고간다


조용히 나는 생각한다

나는 무엇에 이끌렸을까

나는 어떤 목소리에 흔들렸을까

언제나 깨지지 않을꺼라는 쓸데없는 다짐만 가지고

나는 또 언제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곤 한다


조용히

조용히 나는 죽는다

나의 끊이지 않는 목숨은 언제나 죽는다

흔들리지 않을꺼라는 대쪽같은 다짐은

언제나 소나기같은 슬픔에 씻겨 내려가 버린다

믿음을 잃은 소년은 더이상 없다

하지만 소년은 갈곳이 없다

있는 힘을 다해 손을 내민 그곳에는

희망조차 사라져버린 빈 판도라의 상자만 남아있다

by 태방 2007. 10. 3. 01:54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439256

지금도 기억한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

지금으로부터 4년전쯤이다

2003년 겨울쯤 주체할 수 없는 감정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해일처럼 밀려 오면서

나는 무한한 수면에 빠져들었다


몇시간을 자도 잠이 몰려든다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나는 계속계속 잠이든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나는 계속 이불을 먹는다

땅속으로 한없이 들어가고 싶은 몸의 상태

완전한 무념 무상의 상태

지금의 나를 온전히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하루에 몇시간이고 나는 수면에 빠져들었다


내 영혼이 완전히 넋이 나갔을 부렵

창밖에서 허물어져가는 태양빛을 느끼면서

문득 밥을 먹어야 겠다는 허무한 생각이 들 때까지

거의 24시간정도를 깨어있다가 24시간정도를 잠이 들었었다

하루를 48시간으로 생각해야할 만큼

내 이성과 감정은 주체할 수 없는 폭풍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었다


원인은 있었지만 이유는 없었다

그냥 눈이 감겨오고 슬픔이 밀려왔다

슬퍼서 오는 슬픔은 아니었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되찾기 위한 무던한 노력을 했던것 같다

죽어가는 내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나는 나에게 힘을 주었던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할때까지

스무시간이 넘는동안 한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나의 영혼에게 나른한 휴식을 주기 위해 잠이 들었다


거의 4년만에 나는 다시 나의 영혼에 휴식을 주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가치관의 변화가 다가오면

자기자신도 그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면

영혼은 브레이크가 망가진 자동차처럼 주체할 수 없이 날뛰게 된다.

거부하고 멀어지려 하면 할수록 스스로에게 칼질을 하고 상처를 내게 된다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오랫만에 나 스스로의 격정을 그동안 풀리지 않던 고민의 숙제를

조용히 내 침대위에서 몇시간의 수면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다시한번 사용했다

아직도 내 심장은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몇시간의 수면으로 조금은 나아진듯 하다

아직도 두렵고 어려운 일들은 산재해 있다 여전히 조급해한다

나의 머리를 차분히 잠재워주는 책속의 글자들과 스피커속의 음악들이 나를 응원해준다


몇일 몇달간이나 나를 압박해왔던 고민들 언젠가 해결이 될것이라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 압박 자체는 두려움 자체는 그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는 악령과 같다

겉으로 웃고 넘겨버리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 까지 나를 자극하여

최근에는 그 스트레스들이 내 감정의 방에서 조금씩 새나와

욕구를 자제할 수 없는 나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예전에도 이러한적은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제력을 잃고 쉽게 화내고 쉽게 욕망한다

그러다 내 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기 전에 나는 이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다행이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그 매개체로 부터 두려움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던 감정의 문을 한번 열어볼것을 제의받았다

어항속의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뚜껑을 막아버리면 언젠가 물고기는 숨막혀 죽을 것이다

나는 내 영혼이 숨막혀 죽기를 원치는 않았다

몇년간이고 막아놨던 내 영혼의 문을 조금씩은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었다 느꼈다 내 감정이 스스로 흘러가기를 기다렸다

방해하는 자는 여전히 건재했다 나는 그를 스스로 치워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흘러갈 수 있는 물길을 찾아 흘러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영혼은 피로해져왔다 이유는 전혀 모른다 원인만 있을뿐

나는 오늘 몇년만에 내 영혼에 잠을 재웠다

그리고 지금쯤 눈을 부시시 뜨고있는 영혼을 다시한번 맞닥들이게 되었다


태양같이 눈부신 구름같이 자유로운 빗방울처럼 경쾌한 달처럼 고요한

내 영혼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by 태방 2007. 9. 27. 14:24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396166

얼마전 어머니와 크게 싸웠다

아버지하고도 자주 티격태격하고

명절이라 어른들을 많이 만나지만

만날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않다


세대차이라고 하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와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생각은 별로 안들지만

날이 갈수록 넘기 힘들다는 생각은 종종한다


이 세상을 만들어온 기성세대들

그들의 가치를 넘을 수 없는 신세대들

기성세대들은 그런 신세대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곤 한다


신세대들은 마찬가진다

기성세대가 현실에 찌들고 자신을 세상에 구속하고

자유로운 상상을 막는것을 도저히 용납하지 않는다


그 둘 사이의 타협점은 없다

기성세대는 신세대보다 20년을 더 살았고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겪지 못한 20년을 살았다

이들의 경험은 절대 교환 불가능한 일이다

기성세대가 신세대처럼 살아오지 않았던 이상

신세대를 이해하는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배려할 수 있을 뿐이다

신세대는 기성세대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수용할 수 있을 뿐이다


서로를 바꾸려고 하면 그때부터는 전쟁이다

보통 신세대들이 억압을 받으며 바뀐다

기득권이 없기 때문에

간혹 신세대들이 기성세대를 바꾸려고 발악한다(나도 간혹)

그러면 그것이 반항이고 혁명이라고 표현한다


내가 20대라 그런지모르겠다만

어짜피 세상은 바뀌는거

기성세대의 틀에 20대를 뀌워 맞추는 것보다는

신세대가 생각하는 틀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옳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20대의 생각을 온건하게 받아주는 것은 물론이요

20대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기회조차 만들어 주고 있지 않다

이는 사회 활력소를 잃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10대가 자신들이 뭐같이 보내고 있다고 투닥투닥거리지만

사실 가장 잃어버릴 것이 많은 세대는 지금의 20대 일 것이리라

아직은 조금은 꿈을 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우리는 그 꿈들을 조용히 서랍속에 넣는법부터 배운다


그 서랍을 여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서랍을 막고 있는 기성세대에게

열쇠를 내놓으라고 요구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이미 우리보다 2배가 넘는 인생을 살았다

그들이 내놓을 수 있는 열쇠는 없다

그들은 이미 열쇠를 서랍속에 넣고 서랍을 굳게 막아버렸다

그들이 서랍을 결길 기대한다거나

신세대의 서랍속에 있는 물건을 꺼내주길 기대하는건 바보같은 짓이고

기성세대가 살아온 세월에 대한 배반이기도 하다

누가 뭐랬든 그들은 지금의 사회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주객이 전도될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의 꿈, 희망, 가치관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꼬우면 까라고 더러우면 더러운대로 우리가 안고 가야 한다

그 마음 잃지 않는 세대는 성공한 세대로 기억될 것이리라

넘을 수 없는 벽은 많다 하지만 그 벽은 언젠가 알아서 허물어진다

새로 세우는 벽을 넘을 수 있는 벽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by 태방 2007. 9. 26. 02:19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394290

책리뷰기능이 있는걸 지금 알았다 -ㅇ-
방금 읽고와서 바로 쓰는 리뷰에 개요도 없고 체계도 없지만
이런게 내 스탈이니 뭐 -ㅇ- 혹시나 검색해서 보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양해를 바라면서
 
주변사람들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예전의 유시민씨 글은 교지편집위원회에 인터뷰 해준 글에 감동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주변사람들로부터 '글 하나는 정말 맛깔나게 쓴다'라는 칭찬을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나쁘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제목이 '대한민국 개조론'이다
책 내에서도 계몽군주 스타일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노무현과 아이들이라고 불리었던 사람중 하나인 유시민씨에서도
(물론 절대 노무현과 아이들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하면서도)
국왕인 국민을 상대하는 신하 정치인으로서
약간은 쓴소리가 잦다라는 인상이 들기도 했었는데
제목도 살짝 '개조'라는 단어가 그런 인상이 들기도 하였고해서
(이것과 같은 의미로 나는 이해찬씨를 적극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
계몽주의적 스타일의 책이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훨씬 강도가 덜 하여(하지만 물론 일부 그런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읽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리 거부감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개조할것이가에 대한
사회경제분야를 위주로 다룬 총론서라 할 수 있겠다
사실 복지국가와 관련된 이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아서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민노당식의 복지국가 시스템의 문제점이라덜까
물론 아직도 공부해야할것이 많겠지만.. 자본론도 안읽었으니;;)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개념이 썩 쉽게 자리잡지는 않았지만
책을 다 읽고나서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복지적 목표의 경쟁적 방법론에 대한 의미
실현 가능성을 정책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느껴져서 매우 맘에들었다
(생각은 이상적으로 행동은 현실적으로를 주장하는 나로서는 매우 반길만한 정책기조였다)
이념과 구태에 휩싸여서 건설적인 정책토론이 거의 되고있지 않는 한국 정치상황에서
이러한 책은 사회에 관심있는 독자로 하여금 답답했던 토론의지를 조금이나마 깨워줄 수 있는
휴가나온 군인의 쵸코파이 같은 책이라고나 할까 ㅎㅎ
 
물론 비판할점이 많은 책이다
특히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할말이 좀 있다.
(나는 원론적 FTA 반대론자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실상 FTA의 실무과정을 상세하게 아는 바는 많지 않다)
대한민국이 통상국가인것은 사실이고, 과거의 경제발전의 코드가 비대칭성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겠으나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FTA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는 책의 기조에는
약간의 억지성과 근거의 불충분성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성을 애초에 차단해버리는 오류가 일부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부가 만들어 놓은 FTA 보고서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정치가(국가 권력 뿐 아니라 학교, 동아리, 여타 단체들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모든 사람을 지칭하며)들은
간혹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다양성에 대한 유리함을 근거로
일반 국민들이 자신들보다 더 좋은 대안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직접 해본 내가 더 잘알아'같은 거만한 발언도 학교에서 종종 들어왔었다
물론 유시민씨가 그런 문제점을 이 책에서 안고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FTA에 대해서 이것만이 무조건 살길이다라도 결론 내린데 대해서는
그러한 관점이 조금은 포함되어 있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다양성의 가능성을 막아버린 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참여정부의 보건정책, 유시민씨가 생각한 국가의 미래 비전
그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제시까지
깔끔하게 맞물려있어 상당히 맘에 든 책이었다
사회투자국가에 대한 개념을 간단하지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
앞으로 나에게도 복지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틀을 만들 수 있게 된것 같아 만족한다.
별점 : 8 / 10
by 태방 2007. 9. 26. 00:29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370718

한가위다

달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추석의 기분은 가득하다


풍요로움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 같으라는 덕담

내일은 친척들이 놀러오고 차례를 지내고 다같이 젯밥에 송편을 먹을것이다

튀김, 부침개, 탕국, 갈비탕, 나물, 겉절이 한상이 차려지고

모두가 맛있게 음식을 먹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돌아가겠지


풍요로움

시끌시끌 북적북적

아주 어렸을적부터 나는 넘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는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살 집이 없지도 않고 돈없어 밥굶지도 않고

하고싶은 공부 하고싶은 일을 돈벌면서 하고 산다

그 모든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제나 차선은 하고 산다

평범하게 살려면 미친듯이 노력하라고 했던가

미친듯이 노력하지 않고도 이정도 살았으면 풍요로운 삶이다


요즘 매일 무언가 부족하다

심적으로 너무나 부족하다

내 인생은 풍요로왔지만 너무나 부족하다

한가위 거하게 차려진 차례상은 있지만

모인 친척들이 모두 맘편하게 둘러앉아있지만은 않는것 처럼

다들 웃으면서 인사나누지만

추석날 그리 행복하지 만은 않은 사람들처럼

그렇게 풍요로운 인생속에서 무언가 부족해한다


스트레스가 쌓여서

비정상적인 리액션들로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전에도 이런적이 한번 있었다 주변사람들이 많이 피곤했었지

정상적인 사고가 멈춰버린지는 오래이다

해결할 수 없는 숙제들 아니 그보다 해결하기 싫은 숙제들

그속에서 꾸역꾸역 반쯤 나간정신으로 하루 버티다보면

생각나는대로 툭툭 말을 내뱉고 행동하다보면

갈수록 정신은 고갈되거 간다 피폐해져 간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풍요로운 삶을 영유하고 있다

누구나 보더라도 행복한 삶


내 삶이 어떤지는 전혀 관심없다

어쨌든 그 풍요로움이 내 고뇌를 감추고 있다

고뇌가 드러난다고 상황이 바뀌는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행복한 상황에 얼빠진 고민에 빠져있는걸 보면서

스스로 그냥 조용히 인생이나 잘 살라고 밀고 있는것 같다


한가위 보름달이 안보이듯

이 풍요로운날 그 마음은 느껴지지 않는다

by 태방 2007. 9. 25. 00:57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279193

스마일

웃는다

스마일


인생은 행복하려고 사는 거다

행복하려면 웃어야한다

웃어야 잘사는거다

매일 웃으며 살 수 있다면

그만큼 행복한 인생이 있을까


웃는다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웃고 만다

행복하다


하지만

웃고만 살수는 없다

한걸음만 물러서서 보면

그 웃음은

한순간의 웃음이다

행복의 웃음이 아니다


그 웃음을 얻고싶지만

그 행복을 얻고싶지만

결국 거기서 멈춰버린다


웃고 만다


행복하고 싶다

웃음을 위해 다시 한발짝 다가간다

나는 다시 행복이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한걸음 물러선다

영원히 가질수는 없다


무한한 반복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무의미한 행동들

무의미한 행복들


마음먹은대로 할수만은 없는 많은 일들

그 일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그 역시도 방법이 없다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무한히 박스 밖에서 구경만 하는 수 밖에 없다


끝끝내 웃는 그날까지 기다릴수도 있지만

그러면 아무것도 할게 없다


그러다 웃는법을 잊는 사람들도 종종 있거늘

by 태방 2007. 9. 22. 02:07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상세보기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스물네 살의 베로니카는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지고 있는 듯하다. 젊음, 아름다움, 매력적인 남자친구들, 만족스런 직업,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 하지만 그녀에게는 뭔가 부족한 게 있다. 마음이 너무나 공허하여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 것 같다. 1997년 11월 21일,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하는데…….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에 이은 '그리고 일곱 번째 날' 3부작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나도 책을 읽고 감상문이라는 것을 써보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느끼는 감흥이라는것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도 아니었고

내 맘에 들지 않는 글은 쓰고싶지 않았고 해서

그동안 안쓰고 있었다


후배가 추천해준 '인연'에 이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었다

그동안 책과는 담쌓아온 인생으로서

어떤 책이든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곤 했지만

최근들어 읽은 책은 나에게 거의 무한한 감동을 준다

이번에 읽은 '베로니카,죽기로 결심하다'는 특별히 더 심하다


이 책을 읽고나서 처음 드는 생각은

나 역시 빌레트의 사람과 다를바 없구나라는 것이 우선이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평범따위는 언제부터인가 관심이 없었던 나로서는

빌레트에 있건 없건, 그거보다 이 책에서 규정한 '미친' 사람의 범주안에

나는 완벽하게 들어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쳤다는건 어감상 미쳤다의 의미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마리아가 벗어나고자 했던 일상

이고르가 실험하고자 했던 죽음에 대한 고찰

자신의 인생을 가지지 못했던 에뒤아르의 억압

세상의 평범함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시도했던 베르니카

이들 모두는 99%가 만들어 놓은 타협의 사회를 벗어나고

사실이 아닌 진실을 위해 한걸음 더 나가는 삶을 시작함으로서

'미친'인간이 되었다


나 역시 철저하게 '미친' 인간이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사실보다는 진실만을 생각한다

물론 현실을 버리지는 않기에 정신병원에 가 있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고 그 속에서 진실을 찾는 일만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가치관, 철학, 인생, 인간, 사랑

그 모든것들을 사회에 나를 맞추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내가 옳은 일을 향해서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어본다면 이러한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있는 내용들은

사회에서 철저하게 '미친' 행동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틀린말은 아니다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를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한다'

이 책의 끝을 맺는 말로 이 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미쳐버린다는 것은 현실에서 살 수 없다는 말과 다를바 없다

현실에서 아픔을 겪는 모든이들은 미쳤다고 말 할 수 있다

나 너 그리고 우리 모두 다 미친 사람들이다

그건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그 미쳐버림 속에서 자신을 다시 바로잡고

미쳐버리는 것이 부정이 아닌 긍정으로 나가가는 데에는

죽음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죽음에 대한 자각만이 답이 될 수 있다

그래야만이 현실이 만들어놓은 가짜 진실들의 억압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사실과는 다른 진실이 자신의 인생에 들어올 수 있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죽어가고 억압받는 자신 앞에서 하루하루가 중요한 나날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죽음 앞에서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

사회가 만들어놓은 울타리속에서 헤메지 않고 문을 열고 진실의 통로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


내 좌우명은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살자'이다

내가 죽음에 대한 자각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는것 만으로

나는 좀 더 진실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평범한 삶을 뒤적거리는 20대들에게

에뒤아르의 두꺼운 책처럼 인생의 전환점이 될만한 책


개인 평점 : 9.5/10

by 태방 2007. 9. 18. 23:29
by 태방 2007. 9. 17. 23:16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150319

익스프레션 마법사 퍼포먼스

 

우와 최고네 멋있다!!!!!

예전에 마리오네트를 했던 팀이라네요

우리나라 비보이의 창작성에 박수를!!

실제로 공연 보고 싶네.

by 태방 2007. 9. 17. 23:05
http://blog.naver.com/nogari9/100042149960

얼마전 친목 모임에서 새로 알게 된 친구

말주변이 참 좋은 친구다

나름 입 한번 터지면 다물기 힘든 나조차도 넋놓고 듣고 있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친구다


여대를 나오고 이과를 다니다 지금은 여성학을 전공중이다

남동생이 하나 있는 친구다

조금 성격이 활달하긴 하지만

그 친구가 술자리에서(술도 별로 안취한 상태였음에도)

남동생이 컴퓨터에서 야동을 본 이야기를 시작했다


뭐 그정도야 농담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야동을 보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남동생이 자위를 한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늘어놓는다

야동을 어떻게 보고, 컴터한 뒤에 의자가 뜨뜻하고, 컴퓨터에는 야동을 본 흔적들이 남아있다

짜증난다, 자위하는건 좋지만 제발 흔적은 남기지 않았음 좋겠다

등의 이야기들


짜증이 나기 보다는 유쾌했다

사실 누나가 있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이야기 들이고

나 역시 누나가 있는 동생이기에 그 이야기를 들으며 호쾌하게 웃었다

대부분의 남성들 역시 그렇게 웃어 넘겼다


나는 Sex and the City라는 드라마를 좋아한다

혹자에게 된장녀 드라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을 담고있는

미드 명작중의 명작이라 할만한 드라마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성행위 장면이 평균 1편당 1회꼴로 나오고

그들의 성과 관련된 대화의 수위는 평균적인 성인들도 쉽게 소화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라

그 자체에 민망함을 품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남자들은 이해못하는 부분이나 꺼림칙한 부분들도 많고

(야동으로 보이게는 수위가 낮으니 그런거로는 별 쓸모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남성을 찾는다는건 하늘의 별따기이다


'상실의 시대'를 읽었다

혹자에게 '야한소설'로 알려져 있는 소설이다

내가봐도 참 야햐다.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다분히 많다

하지만 야한건 전혀 핵심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성적 쾌락을 즐길 수 있다는것은 엄청난 행복이다

사랑하는 이의 아름다움이 스킨십, 키스, 정사등으로 승화된다는거는

그 어떤 욕구를 상상에서 현실로 옮긴것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이의 그 어떠한 성행위도 아름답게 묘사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그 소설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행위 자체가 한국인에게는 반감이 가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것은 이해가 간다

(나도 가끔 모양이 잘 그려지지 않는 장면들이 있곤 한다)


성을 쾌락으로 승화시키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한다

생식이 아닌 이유로 성행위를 하는 동물이 인간밖에 없다는 말이다

사랑을 느끼고, 그것을 에로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플라토닉과 아가페는 줄 수 없는 새로운 사랑의 가치이다

에로스 관점의 성 담론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존중받아 마땅한 가치임에도

이 사회는 아직도 성담론을 꺼내는것 자체에 대해 부담감이 있는것 같다

남성이 자위를 하는 것은 성적 쾌락이 본능이기에 자연스러운 것이고

Sex and the City의 이야기들은 주인공들이 성생활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기에 존재할 수 있는 드라마이고

'상실의 시대'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정체적에 대한 고민을 담았기에 명작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 자연스러움을 인간이 만든 사회에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 사회사 인간의 본성 하나를 잃고 살아가는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는건 아는대로 모르는건 자연스럽게

성 담론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성적 쾌락과 배고프면 밥먹는것과의 차이를 없애고

난 삼겹살을 좋아한다 난 파스타를 좋아한다 난 우유에 밥을 말아먹어봤다

이런식으로 성 담론도 자연스럽게 끌어갔음 좋겠다

그래야 사회의 성 인식이 발전하고 인간의 성적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다

by 태방 2007. 9. 17. 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