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nogari9/100042080061

몸이 운다

침대 위에 누워있던 내 몸이 운다

마음이 운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

그 일을 하면서 나는 하염없이 운다


사람들 앞에서 웃는다

하염없이 떠든다

내 모든걸 다 털면서 웃는다

말한다

또 말한다

그 속에서 나는 나를 찾는다

나를 분출한다

터트린다

폭발한다


그러면서

혼자 있을때 나는

하염없이 운다


가끔 멍하니 하루를 보내는 적이 있다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바닥을 멍하니 보든

천장을 멍하니 보든

가만히 흘러가는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가만히

정말 가만히

그 속에 몸을맞기며 잠에든다


최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이유는 없다

편하다

어떠한 자세로 조용히

나를 맞기고 그렇게 나를 흘려보낸다


우울함속에서 난 시간에 나를 맞기어 버린다

우울함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하고

우울함은 사람을 슬프게 만들기도 한다


하염없다

우울하다기 보다는 하염없다

그리움에 욕망에 하염없다

어짜피 남은건 반복되는 일상 뿐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거부할 수 없는 현실

시간에 몸을 맞기어봤자 오는건 내일뿐이다

그래서 나는 우울하지 안다

우울해서도 안된다

그냥 그저 그렇게 하염없다


이유도 없다 목적도 없다

현실도 없다 미래도 없다

그래도 절망적이지도 않다

물론 희망정이지도 않다

문제는 알고 답을 알 수 없다

다른 문제를 풀어도 된다

그래도 난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만나고 웃고 떠들다가

조용히 내가 남겨지면

나는 나를 버려두고 또 다시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나사 하나가 풀려버린

아니 부품 하나가 동작을 안하는

무언가 정체되어 있고 없어져있는

조용히 내 인생속에서 지워져 버린 그 무언가

그 무언가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을 하며

온종일 한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원한다

절실히 원한다

너무나도 절실히 원한다

너무나도 절실히 간절하게 원한다


함께한다

함께하고 즐거워 한다

함께하고 즐거워 하며 행복하다

난 행복하다

난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


그 행복은 행복이다

방황은 끝나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그것은 지워진 상태이다

행복하지만 혼란스럽다


갈망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것

본능은 살아있다

느낄 수 있다

느낀다

하지만 얻을 수 없다

얻을 마음도 없다

지워져 있기 때문에

얻는다는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본능은 남았지만 생각은 남아있지 못하다

몸은 가지만 마음은 멈춰있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아무런 일도 아닌것 처럼

그 누구도 알수 없다

그렇게 바보처럼

그냥 그렇게 인생을 지나보낸다


하염없이

by 태방 2007. 9. 16. 00:37
http://blog.naver.com/nogari9/100041944300

진실은 분명 존재한다

현실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원하고 바라고

우리가 행하고 말하고 듣고 느끼고

그 모든것들


분명 모든것은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실들이 있다

확인이 불가능한 현실들이 있다

우리는 그 현실을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은 존재함을 뻔히 알면서도


그 속에서 자꾸만 갈등을 한다

그래 그 말이 맞는데

그래 이것이 옳은 건데

왜 이렇지 않을까 왜 아닐까

자꾸만 난 거부하고 싶어만 할까


정답은 없어도 언제나 선택은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생각은 결론을 내리게 한다

결론은 인간을 행동하게 하고

그 행동은 언제나 옳은것을 향해 움직인다

그것이 현실이든 진실이든 그건 중요치 않다

우리는 결국 맞는 선택만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도 계속 우리는 현실이 없다고 느끼고

진실은 사라졌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자꾸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며 실망하기도 한다


뭘까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항상 부자가 되는것은 아니듯

올바른 길을 가도 자꾸 벽에 부딫치곤 한다

옳은게 보이고 현실이 보여도

자꾸 벽에 부딫칠때마다 흘리는 피는

내가 죽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언제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자신감에 넘치고 낙관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던 내가

전보다 더 웃고 더 즐겁게 살고 있음에도

언제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슬퍼서 우는 눈물이 아니라

다시는 현실이 돌아오지 않을까

다시는 진실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의 눈물

무서움의 눈물


무서움을 모르고 살아왔던 내가

자신감은 얻었지만 두려움을 얻었다

미래를 얻었지만 과거를 잃었다

현실을 살지만 지금을 버렸다


불과 몇년전에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하고 또 하고

내가 옳고 내가 맞다는 생각으로

현실을 치열하게 고민하곤 했었는데


뻔한 사실이 눈앞에 있음에도

그 사실을 돌아서 시궁창으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

아니 궂이 그 사실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않고

현실을 살아가면 그만인것을

왜 자꾸 아닌 길로만 골라서 가려고 하는지

애써 지우려 하고 있는지


사춘기 이후 언제나 고민에 싸여 살아왔던 나이지만

답을 낼 수 조차 없는 고민 앞에 있게되니

쓸데없는 삶의 무게로 자꾸만 나를 짓누르게 된다

좋은일들을 상상하지 못하고 나쁜 일들을 캐내게 된다


기대된다

기대한다

꿈이 이루어진다

그 상상의 블랙박스를 뜯지못하고

일상의 반복 루틴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몇번이고 바닥에 던져가며

부셔서라도 열어보고 싶던 그 블랙박스는

타임캡슐속으로 들어가 버리게 되지 않을까


블랙박스의 열쇠를 찾게되는 그 날

나는 나의 해방을 외치고 싶다

by 태방 2007. 9. 11. 23:01
http://blog.naver.com/nogari9/100041812366

과거의 아름다운 일들은 추억이 되고

과거의 가슴아픈 일들은 상처가 되고


그 과거 속에서 허우적 되는 사람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죽어가는 사람이 되지만

결국 인간은 죽지 않으면 살아가기에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은 미래를 바라본다


그 미래속에서 나는 어떠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그 방향을 만드는것은 다름아닌 과거이다

지금 이 순간은 결국 과거의 끝자락일뿐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만들어내는 형상은

모든것이 과거와 연관이 될 수 밖에 없는 일들


과거의 가슴아픈 일들은 상처가 된다


그 상처는 사람을 아프게 하기도 하고 강하게 하기도 한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 어떻게든 상처를 안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하는것이 마땅하다


그렇게 살아왔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만 했다


내 받은 상처들 작은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것들도 아니다

그 상처들을 안으며 나는 조금씩 미래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다

그러면서 20대의 3부능선을 넘는 아슬아슬한 언덕위에 서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는 한번쯤 하는 인간이지 않는가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살만한 가치가 있는거 아니겠는가


불완전함은 인간을 좀 더 노력하게 만들고

불완전함은 인간을 좀 더 인간답게 만들고

나아가 인간이 성숙하고 발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인간의 불완전 함이라


불완전함으로 인간은 사건을 만들고

그 사건이 만드는 결과에 우리는 상처를 받곤 한다

그 상처속에서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상처는 곪으면 고름이 나오고

사람도 곪으면 우울해 진다

우울은 상처의 고름일뿐 병의 본질은 아니다

고름은 짜 내고 약을 바르면 낫게 되듯

우울도 이겨내고 사람을 바르면 낫게된다


상처도 우울도 모두 겪어본 인생을

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고통이 쓴만큼 열매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니 기회를 주곤 한다

모두에게 주지 않는다


무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인생을 사는건 아니겠지만

인간이라면 욕구가 있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것이 곧 행복해지는 것이기에

그렇게 인간은 인생을 살아간다


그 욕구를 얻기 위해 사건을 만들고 상처를 받는다

불완전 한 동물이기에

실수도 하고 상처도 받으면 결국 열매를 얻게 되는게 당연하다


짖은 상처가 있다

누구에게나 있다

가슴 밑바닥부터 올라오는 그런 상처를

상처는 사람을 강하게 하기도 하지만

상처는 사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때린 자리를 또 때리고 또 때리고 또 때리면

처음에는 아파하다가 나중에는 그 근처에 손만 가도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된다

그 이유는 없다 몸이 그렇게 반응한다

인생도 그렇게 반응을 한다


절대 깊은 상처가 아니다

절대 고름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내 인생에 무언가 조용하게 나를 짓누르고 있다

해답도 없고 정답도 없다

아니 답안 근처라도 가 본적도 없고

남의 답안을 훔쳐서 배껴 적어본 적도 없다

그냥 답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물음에

상처를 받고 상처를 받으면


상처받은 곳에 상처를 받으면 흉이 지고

흉이 진곳에 상처를 받으면 다시 흉이 지고

그러면서 그 흉은 내 몸의 일부가 되어

다른곳과는 다른 색을 띄게 된다


그 색은 더이상 나의 색이 아니다

내 인생을 짓누르는 흠집에 불과하다

그 흠집을 평생 안고 살며

과거의 상처를 가슴에 안지도, 해결하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나의 색으로 안고 살아간다


그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것 역시 인간이다

그 인간의 힘을 믿기에 나는 그 상처를 안고도 한걸음 미래로 더 나아간다

하지만 그 흉은 분명히 나의 색이다

내 원래 피부색과 다르더라도 그 상처는 분명 나의 것이다


성형은 자연스러운 인생이 아니다

성형은 과학의 힘을 빌린 인간 순리의 거부활동이다

결국 나의 다른 피부의 색깔은 내 인생을 거부함으로서 바뀔 수 있지만

그런 거부를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신이라면 해줄 수 있는 그런일 아닐까


그 흉속에서 나를 짓누르는 그 바이러스들은

언제쯤 내 몸밖을 탈출할 수 있을까


그런 흉들이 몸에 조금씩 커져 나가면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지는 않을까


이런 말도안되는 고민들을 안고서도

결국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내가 인간으로 존재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흐르는 시간에 등떠밀려 지는것 뿐일까





역시 되도않는 고민이다

by 태방 2007. 9. 8. 02:48
http://blog.naver.com/nogari9/100041741275

회사에서 일하게 된지 딱 한달째가 되었다

앞으로 남은 수습기간은 2개월

앞으로 일하게 될 기간은 최소 36개월

나에게 정확히 3년이란 시간동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하루의 절반남짓을 보내야 하는 명령이 내려졌다


대학생활의 즐거움이라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사회인의 자유와 경험을 모두 누림과 동시에

그에대한 책임은 아주 극히 일부만 지면 되게 된다

그러한 대학생활을 탄탄히 보내는것이야 말로 정말 행복한 일이다


내 대학생활이 탄탄했나에 대한 판단은 좀처럼 하기가 힘들다

아니 그 누구의 대학생활도 언제나 득이 있으면 실이 있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모자란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거고

그런의미에서 내 대학생활을 판단하는건 조금 이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어쨌든

대학생활의 자유가 뺏겨진것은 사실이다

법정 근로시간 8시간 + 보통 잔업하면 3~4시간 정도

그 시간동안에는 회사 안에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갖혀서 지내게 된다

그런 자유속에서는 자신이 계획한 대로 일을 할 수 있기 보다는

주어진 일을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것만 가능하게 된다

그 주어진일을 자신에게 맞게 계획한다면 그 일도 나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만

항상 그런 일만 주어진것은 아니라는것을 회사 생활해보면 누구나 안다


아무리 의욕적으로 일을 한다 할지라도

조직 상사로 부터 내려진 명령을 하는것 이상을 계획한다는건

정말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거라는 말이다


대학생활 4년의 소중함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계획하며 나의 인생을 사는것이 어려워 지기전에

4년동안 나 자신을 확고히 세우고 내 인생의 방향을 종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때 인생을 결정지으라는 말과는 조금 다른 말이다)

구체적이든 추상적이든 현실적인 목표 속에서 내 인생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바로 대학생 시절이라는 말이다


나는 회사생활하면서도

조금 무리해서라도 내가 계획한 일들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아 마음 먹은대로 되는것들이 많지가 않다

주로 차선책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학생활이 그리운건 사실이지만

나에게는 이미 주어진 4년은 끝났고 3년간 인생 대기상태에 놓여져 있다고나 할까

(물론 내가 전공으로 직업을 별로 갖고싶지 않아서 일뿐이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앞으로 계속 하게 된다면 지금의 시기또한 나에게는 중요할 것이다)


아무리 하기 싫은 일이라도

일단 하고 나면 경험으로 남게 되는것은 당연지사이므로

일단 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만 마음먹은 일이 아니라는 것 자체에 나의 근본적인 스트레스가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며

내가 아직 대학생의 끈을 놓고있지 못하다는 것 때문에

매일매일 조금씩 우울함과 함께 생활 하고 있다

by 태방 2007. 9. 5. 22:27
http://blog.naver.com/nogari9/100041213472

사람이 까칠까칠해질때가 있다

아니 원체 까칠까칠 한 사람도 있지만

괜히 갑자기 까칠까칠해지고 말이 험해지고

이래저래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그럴때가 가끔 있다


예전에도 한번 글 쓴거 같지만

까칠까칠한거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지만

그래도 그 이유를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으니까

화는 못내고 까칠까칠해지는거


괜히 눈치 봐가면서 대할 필요 없는 일이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자연스러운거니까


그래도 사람이 기분 좋을때가 있으면 기분 나쁠때도 있고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아는 내 기분은

갑자기 까칠해지고 갑자기 사나워지고 기분 나빠지고 이러면

그건 분명 맘에 안드는게 있다는 신호이다


맘에 안드는게 없다고 할지라도

인생이 고달프고 힘들때는

그 경중은 둘째 치더라도

그 사람이 힘들다 어렵다 짜증난다를 남발하고

까칠해고 화내고 당황하고 시무룩하면

그건 분명 그 사람이 지금의 상황에 불만을 느낀다는거고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속에 처해 있다는 거다


'지치고 힘들때 내게 기대 언제나 니 곁에 서 있을께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잡아줄께'


라는 같잖지도 않는 가사로 한때 1등을 거머쥐었던 촛불하나라는 노래


내가 HOT, 젝스키스, 신화, GOD 등등(이후 아이돌그룹은 별로 안들어봐서 모른다)

(그나마 GOD는 좀 낫지만)

이 부른 노래들을 별로 안좋아하는 이유는

가사가 너무 같잖아서 일까나


10대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라면서 자신들의 노래라면서 좋아했지만

막상 지금에서야 들어보면 전부 같잖은 소리들이랄까


뭔가 까칠까칠하고 짜증나고 우울하고 그럴때

괜히 그런 기대가지고 어디 삐대고 이러는거 보다

우울하면 그냥 우울해하는게 상책중의 상책

흠 그건 아니고 중책쯤 될라나


예전에는 우울할때 기분좋은 가사의 노래로 극복하곤 했는데

지금은 우울할때 듣기좋은 노래나 기분타는 노래 한곡 들으면서

비오면 동동주 더우면 맥주 주말에는 소주한잔 빨면서 지내는게

100억배는 좋은 비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by 태방 2007. 8. 22. 00:29
http://blog.naver.com/nogari9/100041169986

퇴근하고 잠자리에 든다

오늘 처음 야근을 했다

내일은 대정참위 전체회의가 있다

또 가야하는데 야근을 어떻게 쨀 수 있을까

무언가 민망

하는일도 없는데 그래도 팀원들이 다들 야근을 하니

나만 혼자 나오는건 염치없고 예의없는 짓이다

그래도 일이 있는데 어쩌지?


취직하면 대정참위 회의를 한번도 못갈줄 알았는데

매주 한번도 빠짐없이 가기는 다 갔다

물론 다 지각이지만

다들 가도 반겨주지도 않지만

그냥 가는게 좋다

가는 길 만큼 설레는 시간이 없다

돌아올때만큼 마음이 무거운 시간이 없다

그래서 간다

왕복 두시간에 가서 암것도 안하고 와도

그래도 간다


주말에 약속들이 많다

아니 많아야 한다

만나야 할 사람들을 목록으로 주욱 뽑을 수도 있을꺼 같다

다들 못보고 있다

주말은 짧아서

꼭 주말에 여러 행사들이 있다

그 행사들 다녀오면 시간이 없다

회사 다니면 주말에 쉬어야 하는데

부모님은 좀 쉬라고 하지만 난 또 야근이다

내가 스스로 사람 만나러 가는 야근


잃고 싶지 않다

8개월간 쌓아놓은 내 사람들을 잃고 싶지가 않다

매일마다 보고싶고 매일마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

그들과 연락이 안될때마다 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다

나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한달이고 두달이고 못보게 되고

그들과 나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괴리감은 점점 벌어지고

친했지만 결국 뻘쭘해지는 사이

연락하기도 어려운 사이

이렇게 되어버리는것은 정말 너무너무 슬픈 일이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욕심 부리고 싶다

모두와 함께 하고 싶다

잡고 싶다

잃고 싶지 않다


인제 사회인이라는거

사회생활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 수 없다는거

머리로든 몸으로든 다 느끼고 있지만

정말로

정말로 잃고싶지 않다

by 태방 2007. 8. 20. 23:50
http://blog.naver.com/nogari9/100041007372

요즘 자주 듣는말중 하나다

말은 잘하네

칭찬이면서도 뭔가 기분나쁜말


사실 말빨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말이 좀 늘기는 했다 양적으로는

뭐 질적으로는 잘 모르겠다만 암튼


그냥 주절주절 막힘없이 말이 술술 나오게 되면

듣는 상대방은 와 말 잘하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좋은 말을 들을때 그렇게 말할것이다


말 잘 지어낸다, 말한번 끝내주게 한다, 고놈 말은 참 잘한다


뭔가 불신이 느껴지는 말이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생각이 담겨있다는 생각보다

좋은 말을 하면 저놈 좋은말 잘 지어낸다부터 먼저 생각하는거


그거 엄청 우울한 발상 아닌가?


좋은말 옳은말 따뜻한말

그런 말들은 꼭 진심이 아닐꺼라는 생각


그렇게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말의 의도가 무색할 정도로

너무 슬퍼진다

by 태방 2007. 8. 17. 00:03
http://blog.naver.com/nogari9/100040693414

무심하다

퇴근하고 7시에 저녁을 먹고

과외가 취소된 것을 알고 무심히 하루를 보내다

결국 11시에 자기로 마음먹었던것을 지키지 못했다

머리는 매일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데

몸은 쉬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마음도 갈곳을 못정하고 갈팡질팡한다


나는 전자과를 나왔지만

내 전공공부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머리가 좀 커서일까 아니면 아직은 처음이라서 일까

오늘은 하루종일 RF에 대한 공부를 하는데도 싫지가 않았다

그래도 퇴근시간즈음 되면서 또 마음이 흔들린다

오늘 국회에서 포럼이 있는데 거길 가야하는데

퇴근을 안시켜주네 아직 내맘대로 나올군번도 아니고

에라 모르겠다하며 팀장님이 저녁먹기도 전에 집을 나와버렸다


무심하다

이렇게 생각이 없다

조직에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잘 보일 마음이 들떠있었는데

막상 3일째가 되었지만 신입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본래의 평범한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

아침에 열심히 일해야지 마음먹고 회사를 가도

가서 이것저것 물어봐야지 마음먹고 회사를 가도

퇴근시간 되면 기운빠지는건 여전하고

가서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많이 물어보지도 못하겠다


무심하다

집에와도 영 하는게 없다

해야할 건 많은데

블로그에 글도 쓰고 사람들이 묻는 안부에도 답해주고

친구들에게 안부전화도 하고

아니면 공부를 하던가, 책을 사던가, 과외를 가던가

뭐든 해야하는데 몸이 채 움직이질 않는다

아니 몸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질 않는다

머릿속으로 해야할 일이 산떠미 같은데

하나도 하질 않는다

움직이질 않는다


퇴근을 안하고 공부를 더 하든

퇴근을 일찍해서 빠릿빠릿 사람들을 만나든

아니면 책을 보든, 영화를 보든, 음악을 듣든

아니면 부모님이랑 좀 대화를 하든

뭐든 해야하는데

도저히 도저히

의욕이 없다 마음 둘곳이 없다

갈곳이 없다





무심하다

답답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우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의욕적이지도 않다

멍하니 그냥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빠릿빠릿 다니는것도 아니다

나사가 두개쯤 풀린기분

예전의 나의 모습이 아니다 멍하다 정신을 잃었다

짧은 흥미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힘이 나질 않는다

어께에 힘이 빠진다 다리가 무겁고 말이 안나온다


웃는다

근데 웃기지 않는다

좋은데 좋지가 않다

하는데 생각이 없다

걷는데 가질 않는다






난 지금 무엇을 잃은건가


이러고 난 계속 살아갈 수 있는건가?


열정이 없이 사는건 어떤 의미인가







난 이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것인가


난 이제


무엇을 하고


무엇을 그만두게 될것인가





그 속에서 왜 자꾸 방황만 하는거 같아 보이는걸까







2007년


태현이 스물셋부터 어지간히 인생 피곤하게 산다


無沈하던 그때가 좋았는데

by 태방 2007. 8. 8. 23:33
http://blog.naver.com/nogari9/100040494197

요즘은 모임만 가면 말이 평소보다는 10배는 많아져서

스스로 뭔말을 하는건지 주체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린다

원래 말은 많은 편이지만 내가 말해놓고 주체할 수 없다는건 좀 난감하다

그것도 뭔가 필요한 말들을 떠든다기 보다는

쓸데없는 가십거리의 농담따먹기가 대부분이라 더더욱 난감하다


요즘 농담하는 능력이 좀 더 나아진 기분을 느낀다

능력이라 할거 까진 없지만 서도 뭐 암튼

같이다니는 형이 엄청 재미있는 형이라서 그런가 좀 배운거 같기도 하고

뭐 암튼


그래도 농담을 하면 사람들이 웃으니 좋다

내 이미지가 어떻게 되든, 내 말이 어떻게 들리든 간에

사람들이 내가 말하면 웃고 즐거워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러면 너무 좋다


즐거운지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하하 거리면서 다들 호탕하게 웃는다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그저 좋다고 웃는다


웃기면 행복한거고

행복해하면 나도 좋다

사람 웃기는게 좋아서 오늘도 웃기고 다닌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능글거리기도 하고 헛소리도 좀 하고

그러다보면 사람들이 좋다고 하하하 웃고

그러면 나도 속으로 하하하 웃는다


흠 근데

내 이미지에는 별로 좋지는 않다

 -ㅇ-

걱정이다 쩝


by 태방 2007. 8. 4. 00:57
http://blog.naver.com/nogari9/100040313371

처음엔 제목을 봄날은 간다라고 할라다가

이나이에 벌써 봄날이 갔다고 하는건 건방지고 해서

어색하지만 초봄이 끝나간다 정도


취직이 확정되었다

집근처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엘씨텍

8월 6일 첫 출근에 앞으로 수습기간 3개월 후 최소 34개월간 함께 일할 회사다

1년만에 잡아보는 전공이라 잘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응의 신이니 걱정은 안한다 금새 회사에 녹아들겠지


약 한달간 해온 대학생 정치참여위원회 건설준비위 상임위원 직은 명예직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상임위원 그만둘레요 라고 할 상황도 아니고, 그러기도 싫고

한달에 한두번이라도 얼굴 비치면서 계속 활동 하고 싶기도 하고

어짜피 상임위원이라고 대단한 자리도 아니고, 그게 뭐 나에게 큰 이력을 주는거도 아니고

지금은 그냥 산업기능요원 군 복무중인 회사원에 불과한걸


벌써 7월이 끝나가고 8월이 다가온다

12월 말에 포항에서 상경한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1월에는 모의국회도 하고 여성정치리더십캠프도 다녀오고

3, 4월에 방황도 하고, 아니 5월까지도 방황했던거 같다

아까운 시간들, FM이나 실컷했었지 책도 읽는둥 마는둥

음악은 지겹도록 많이 들었다 내 mp3에 있는 5기가가 넘는 음악들이 지겨워 졌으니

6월에 만난 동학이형과 무작정 시작한 대학생정치참여위원회

한달만에 주도적인 역할에서 발을 뺄 때가 되었다


꿈같은 나날들

포항에서 겪지 못했던 수많은 경험들

너무나 좋은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너무나 즐거운 시간들

그 시간속에서 행복에 겨워 언제나 웃음짓던 수많은 순간들

'서울 사람 이에요'를 가슴에 담으며 23년간 억압된 인간을 탈피하고자 않던 고민들 고뇌들

세상의 중심은 아니더라도 언저리쯤에서 매일이고 외치던 사랑 사랑

난 이제 드디어 제대로 된 스무살의 인생을 살고 있구나라고 눈물겹도록 행복해 하는 이 순간에

산업기능요원 편입이 확정되었다


회사에서 출근 통보를 받고 당사로 출근하는 길에서

군포역 매일마다 서는 그 자리에서 기차길쪽 풀밭을 바라보며

유난히도 바람이 많이 불던 그 풀밭을 바라보며

내 가슴속에서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소리없는 눈물, 몇주전 집에서 아침먹다가 뜬금없이 펑펑 눈물을 쏟은 이후로

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잦아졌다

바람에 흩날리는 풀들을 보며, 적당히 흐려 시원한 날씨에

나는 가슴속 어딘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내 대학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공부만 쳐 하던 대학생활

3학년때 우연히 가게 된 정치아카데미, 새로운 세계의 만남

4학년동안 야인처럼 포항을 서성이다 6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단 7개월 동안의 꿈같은 시절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경험을 했으며 수많은 사랑을 하였지만

결국 나는 다시 모든것을 리셋하고 군문제 해결을 위해 3년간 회사원이 되야 한다


회사도 재미있을 것이다

주말에 시간도 있을것이다

그냥 군대가는것 보다야 훨씬 나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그 시간들

꿈같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이

내 아껴왔던 스무살 청춘의 열정을

이제와 분출하고 터트리고 있었는데

그것과 멀어져야 한다는 것이

멋모르고 사랑해왔던 많은 시간들

이제는 다시 정비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고 싶었는데

학생이 아닌 돈벌어야하는 회사원으로 조용히 지내야 한다는 것이


군입대도 아니면서

군입대 하는것과 같은

뜨거운 청춘의 눈물을 남몰래 흘리게 만들었다

by 태방 2007. 7. 30. 16:33